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박숙영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컴 space CUM 서울 종로구 홍지문길 27 Tel. 070.8228.2398 gallery.spacecum.net
김윤정은 벌이 꿀을 모으기 위해 육각형의 벌집을 만들거나 비버들이 포식자들의 공격에 대비해 댐을 만드는 것처럼 각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행하는 단순한 노동에서 생명의 정직함을 발견한다.
그녀의 작업 과정은 생명체들이 비결정적이고 비정형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오랜 동안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그들만의 거주지를 만들어가는 삶의 방식이 투사된 것이다. 작가가 처음에 의도적으로 선택한 중성적인 재료는 점차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어떤 형태와 구조를 만들어간다. 그것은 자연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존재 방식에 대한 물리적 경험의 공간이다.
송지원에게 '오늘'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기억과 함께 존재한다. 과거의 자신에 대한 기억이 때로는 왜곡된 것일지라도 그것은 나의 과거와 오늘이 교차된 엄연한 현실이다. 그녀가 여러 오브제들을 쌓아서 만든 기념비는 여느 기념비들처럼 늠름하지 않다. 벽에 기대어야만 겨우 설 수 있는 연약한 기념비이지만, 그 안에는 그녀와 함께 꿈을 향해 오랜 시간을 견뎌온 흔적들이 담겨 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위태롭게 살아가는 오늘이지만 그것이 언젠가는 과거가 되고 또 미래를 형성할 것이기에 소중하다. 작가가 자신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것은 자신을 만든 과거에 대한 경외이다.
타인과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희정은 언어 대신 행위로, 그것도 민낯 대신 동화 속 캐릭터로 분장하고 거리의 익명의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 화려함으로 시선 끌기에 성공한 작가는 그들에게 자신의 작품에 관한 정보가 담긴 카드를 나눠주고 전시장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온 관람자들은 작가가 기획한 동선에 따라 놀이에 참여하게 된다. 작가가 어린 시절에 친구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내어주면서 관계를 맺었던 방법이 예술에 적용된 것이다. 가면 아래 행해진 짧은 행위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긴 소통의 여운으로 남는 순간이다. ■ 박숙영
Vol.20140610c | 시간의 축적, 기억의 공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