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523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 권대훈_권순왕_김주리_이만나
관람시간 / 09:00am~06:00pm
유중갤러리, 유중아트센터 3층 서울 서초구 방배로 178(방배동 851-4번지) Tel. +82.2.599.7709 www.ujungartcenter.com
찰나의 영원성 ● 권대훈 작가는 「Willowwacks : 무인삼림지대」(2011) 작품을 통해 빽빽한 푸른빛 공간, 인간의 생각과 말 그리고 기억이 가득 채워진 어떤 공간을 엿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창문과 벽, 창밖의 풍경은 없지만 어디인가를 바라보는 누군가와 그림자가 있다. 빛에 의한 어느 한 때의 그림자를 작품에 그리고, 조명 혹은 또 다른 빛에 따라 다른 그림자가 생기는 시간의 중첩을 표현한다. 누구나 한번 쯤 겪어보았을 중첩된 '사유의 시간'을 담고 있다. 어느 날 어두워진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경험에서 시작한 시리즈 작업 「Still in the forest」(2013)는 하얀 색 벽에 아주 작은 돌기들이 무수히 박혀있고, 의도적인 빛의 변화에 따라 그림자는 계속 움직인다. 이런 변화를 통해 숲의 전경 혹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숲과 일상 중의 사람이 함께 겹친 이 작품은 빛의 방향과 그림자의 방향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장치를 통해 조각의 시간과 우리의 현재 시간이 고정되어 있다는 관념을 부정하고, 변화무쌍한 시간에 따라 그림자와 인간의 삶이 닮아 있고, 이를 통해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깨닫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체성에 대한 물음 ● 권순왕 작가는 당대의 문화와 역사를 추적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동일한 시간이 어떻게 다르게 기억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의 작품은 회화, 판화, 영상 등 여러 이질적이고 다양한 형식이 혼재되어 있다. 캔버스 외에 종이, 천, 코튼, 붕대를 콜라주하기도 하며, 설치와 영상을 하나로 아우른다. 「지속」(2010)은 구멍을 뚫은 천을 일렬로 배열하고 그 사이로 어떤 이미지를 투사하는 영상은 잘려진 구멍으로 인해 온전히 볼 수 없다. 구멍의 어둠속으로 잘려나간 부분과 천에 투사되어 남겨진 부분 중에 어떤 모습이 진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권순왕 작가는 이를 통해 파편화되고 분절된 세계를 바라보고, 온전한 진실에 대한 물음과 동시에 사회의 독단과 편견에 대해 우리 스스로를 경계하게 한다.
순환의 고리 ● 김주리 작가는 흙을 소재로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1970, 80년대 대표적인 서민 주택양식인 벽돌집은 한국 근대 주거형태의 상징이다. 2009년 작업실 부근 재개발 구역의 집들이 참혹하게 뜯겨진 현장을 발견하고 「휘경」(2009)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어느 지역은 현재진행중이고, 또 어느 곳은 사라질 풍경을 안고 있는 '장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총체적으로 계획된 도시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이 아닌, 자연과 삶의 변화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서서히 침몰하는 배처럼 물에 녹아내리는 흙은 공간이 시간으로 내파되는 과정을 표현한다. 마른 형대로 고정된 흙집은 물이 첨가되어 중력의 작용을 받아 아래로 서서히 침식되어 간다. 시간에 흐름에 따라 스러져가는 과정을 압축하여 보여준다. 매순간 죽음을 의식하는 삶을 전제로 하는 김주리의 작품을 통해 각자의 삶을 되돌아 보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더 가치있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연한 만남 이만나 작가의 주제는 도시의 야경, 숲, 눈에 띄지 않은 공간에서 자라는 나무, 담쟁이, 나뭇잎, 건물의 담장, 등 다양한 소재이다. 우리 눈에 너무 익숙해서 잘 알 것 같은 대상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비롭고, 생경하다. 이들은 모두 우리가 일상 속에서 가깝게 접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낯익은 풍경은 그의 그림에서 모두 평범하지 않은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자신이 보는 대상을 의심하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두 갈래 길」(2011)은 각각의 숲과 길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외부적인 사건 혹은 내적인 심경의 변화를 통해 보통의 날과 특별한 날의 반복이다. 즉, 일상과 비일상, 객관과 주관, 현실과 꿈, 시각과 비시각 등 대립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한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다. 이만나 작가의 모호하고 기이한 경계성은 소소한 어느 순간 낯설고, 느닷없이 찾아오는 온갖 이질적인 순간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 유중갤러리
▶ 아트 토크 - 일시 : 2014. 5. 23(금), 16:00-17:30 - 내용 : 외부인사 및 참여 작가를 초대하여 전시에 대한 발제, 토론, 질의응답을 통해 전시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함 - 장소 : 1갤러리 (유중아트센터 4층) - 패널 : 정다운 (감독), 권순왕(작가), 김주리(작가), 이만나(작가), 이윤빈(큐레이터) ▶ 손편지 프로젝트 - 내용 : 참여 작가의 작품으로 만든 엽서에 전시를 관람하고, 느낀 감정과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이에게 편지를 쓰면 발송해주는 프로젝트 ▶ 전시 해설 - 내용 : 전시기간 동안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며방문하는 관람객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함
▶ 문의 유중갤러리(02-599-7709, [email protected])
Vol.20140531e | now, here, nowhere : 지금, 여기, 어디에도 없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