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ing Rookie 상실의 기록

2014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展   2014_0528 ▶ 2014_0627

초대일시 / 2014_0528_수요일_04:00pm

참여작가 김원진_김정은_신리라_조혜진_최현석

후원 / 성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성북예술창작터 SEONGBUK YOUNG ART SPACE 서울 성북구 성북로 23(성북동 1가 74-1번지) Tel. +82.2.2038.9989 cafe.naver.com/sbyspace www.sbculture.or.kr

『Looking Rookie 상실의 기록』展은 성북예술창작터에서 매년 진행하는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로 올 해 두 번째를 맞이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진작가들 중, 현실에서 사라졌으나 기억과 경험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을 주로 작업하는 작가, 김원진, 김정은, 신리라, 조혜진, 최현석을 초대하였다. 이들은 자신 혹은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다른 누군가의 기억이나 경험을 회화, 설치, 영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 김정은과 김원진은 낡은 책과 지도책 등의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 작업을 통해 기억이나 경험을 시각화한다. 김원진의 경우 책, 잡지 등을 동그랗게 오려 수백 장을 중첩시켜 설치물을 만들기도 하고, 책의 일부를 태우고 그 남은 자리에 파라핀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작업하여 기억의 축적과 변이 양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정은은 '지도책'을 변형하여 그물망처럼 얽혀있는 도시 구조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도시의 순환 생리를 시각화한다. 의도적으로 지도상의 길들을 연결하거나 끊고, 혹은 건물이나 지명 표지 등을 없애 어떤 장소나 목적지를 찾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공황 상태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기억과 경험 속의 장소들이 사라지는 데서 오는 심리적, 정신적 불안감 혹은, 가치관의 변화나 소멸 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신리라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현재의 풍경과 뒤섞어 표현한다. 지금은 사라져버렸지만 작가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풍경들을 통해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며, 이런 그리기 과정을 통해 결핍과 부재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한편, 조혜진과 최현석은 지금의 현실에서 만나는 소소한 역사나 사건들에 주목한다. 조혜진이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사물, 기억, 일반 시민들의 소소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면, 최현석은 우리 사회에서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건들에 초점을 맞춘다. 조혜진은「벽지 프로젝트」(2013)를 통해 재개발을 앞 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그 곳에서 발견한 시각적인 요소들을 수집하여 '벽지'로 시각화하여, 그들의 새 보금자리에 설치했다. 이 작업을 통해 재개발 지역의 주민들은 물론이고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과도 그들의 기억이자 작은 역사를 공유하고자 했다. 최현석은 매체를 통해서 접하거나 자신이 직접 겪은 사건들을 기록화의 방식으로 그려내는데, 대부분은 사건들을 기억에서 조합하여 화면에 하나씩 옮긴다. 그래서 디테일 표현에 있어 사실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에 더 의존하게 된다. ● 이들 젊은 작가들이 기억에서 작업을 시작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를 찾아가기 위한 시도라 생각한다. 누구가의 말처럼 상실은 모두 끝났다가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의 증거니까 말이다. 이들은 상실의 반복 속에서 완성되어 갈 것이다. 힘든 시기임에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이들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 장유정

김원진_Flow_책_가변설치_2013

김원진은 설치 작업을 통해 시간에 따라 다르게 각인되는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주로 책을 이용하여 작업하는데, 책, 잡지 등을 동그랗게 오려 수백 장을 중첩시켜 설치하기도 하고, 책의 일부를 태우고 그 빈 자리에 파라핀을 채워 넣는 형태의 작업 여러 점을 군집시켜 설치하기도 한다. 책을 태우는 행위는 어린 시절, 다 읽고 난 책을 분쇄시켜 흔적을 없앴던 작가의 경험과 큰 연관성을 갖는다. 이미 읽은 텍스트들이 변하고 사라질 수 있는 기억이라면, 파라핀은 계속해서 살아남아 현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견고한 기억이라 할 수 있다. 김원진은 그렇게 사라진 순간과 남아있는 순간들 사이를 반복적으로 표현한다. 김원진은 고려대학교 조형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이제 막 신인으로서의 날개를 펴고 있다.

김정은_Illusion of city-Map Series_라이트박스, 지도, 혼합재료_76×95×15cm_2014

김정은은 도시의 여러 가지 모습을 '지도책'을 변형하여 입체, 설치, 사운드 작업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용도를 다해 버려진「지도책」을 수집한 뒤, 지도 위의 도로나 건물 등을 임의로 오려내어 그물망처럼 얽혀있는 도시 구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도시의 순환 생리를 시각화했다. 결과적으로 중첩된 길들은 작가에 의해 변형되어, 연결되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하고, 사라지거나 없어지기도 하여, 어떠한 장소나 목적지를 찾을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원래 지도의 목적에서 한참은 벗어난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도시 안에 존재하고 있는 기억과 경험 속의 장소들이 사라지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감 혹은, 가치관의 변화나 소멸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현재의 모습에 질문을 던지고, 중첩되고 복잡해진 형태로부터 다양한 심상을 표현하려 했다.

신리라_The way home-Botanical garden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1

신리라는 도시로부터 벗어나면 흔히 볼 수 있는 집이나 창고, 공장, 굴뚝, 회색 벽 등 사소해서 아무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일상의 작은 조각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이것들은 작가의 유년기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매개체이며, 지금 작가 앞에 존재하고 있지 않은 이 풍경은 작가에게 그리움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그의 작품들은 어김없이 유년시절의 풍경과 현재의 풍경이 뒤섞여 재구성되어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캔버스 위의 가상 풍경은 작가에게 새로운 놀이터가 되고 집이 되어 준다. 작가는 이런 그리기 과정을 통해 결핍과 부재를 회복하고, 현재의 황량함과 불안을 극복하고 내적 상을 치유하고자 한다.

조혜진_2004호-60%비율로 축소된 벽_목재, 실크벽지에 출력_146×220×26cm_2014

조혜진은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사물, 기억, 일반 시민들의 소소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2013년에 진행했던「벽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재개발 지역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상당한 시간을 쏟아 재개발을 앞 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곳에서 발견한 시각적인 요소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 시각적인 요소들을 가져와 우리 생활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지'로 디자인 하여 재개발이 끝난 뉴타운에 입주한 주민들의 보금자리에 설치해주었다. 개인의 역사와 기억을 시각화시킨 이 작업을 통해 그들은 물론이고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과도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최현석_국란도 國亂圖_마에 수간채색_97×145cm×8_2013_부분

최현석은 우리 사회에서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기록화의 방식으로 그려낸다. 한 전시에서 본 궁중기록화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기법의 우수성, 역사적 가치 외에도 기록화의 허상, 권력과의 관계 등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점들이 기록화의 방식으로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건들을 매체를 통해 혹은 직접 접한 후 계속 곱씹으며 화면을 구성하다 보니, 기억에서 조합하여 그리게 되었고, 디테일의 대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하게 되었다. 화가의 가치 판단이 제거된 옛 궁중 기록화와 달리 사건을 바라보는 작가의 비판적인 시선이 작품 소재나 제목을 통해 엿보이기도 한다. 표현에 있어서는 전통 방식들에 크게 영향을 받아, 여러 이야기와 행위를 동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부감법을 사용하거나, 궁중 장식화의 모티브인 도안화된 산과 구름, 반달형의 반복적인 파도 문양 등을 직접 가져오기도 했다. ■

Vol.20140528a | Looking Rookie 상실의 기록-2014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