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널 어페어

Internal Affairs展   2014_0514 ▶ 2014_071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4_0514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지민_박연희_박준형_안중경_유비호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K_광주 SPACE K 광주광역시 서구 죽봉대로 72(농성동 460-17번지) 2층 Tel. +82.62.370.5948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_광주에서 5월 14일부터 7월 10일까지 본질과 피상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기획전『인터널 어페어(Internal Affairs)』를 개최한다. 김지민, 박연희, 박준형, 안중경, 유비호 등 다섯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표피에 가려진 실체를 표면으로 끌어낸 흥미로운 작업을 소개한다. 이들은 피하의 인체 조직에서 의류 안감의 레이블, 도시 건축의 이면 등을 통해 감추어진 '내부 사정'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들여다본다.

인터널 어페어展_스페이스K_광주_2014

김지민은 의류 레이블을 이어 붙인 대형 고래 설치 작품과 초상화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한 소비 욕망을 표출하며, 여성의 인체 형상을 유리로 주조한 조각과 사진 작업을 선보이는 박연희는 외면과 내면을 동시에 대치시켜 시각적 인식의 한계를 표현한다. 한편 도심의 빌딩을 하나의 화면에 좌우대칭으로 담아낸 박준형은 서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회화적 수법으로 현대인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피부를 통해 인간 연구 연작을 선보이는 안중경은 해부학적 접근법에서 벗어나 개인의 감추어진 감정과 기억들을 피부 표면으로 끌어올린다. 마지막으로 유비호는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상품으로 구성한 레디 메이드 설치작업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냉소적인 기념비를 세움으로써 현대인의 욕망과 물신주의를 풍자한다.

김지민_The ruller - U.S.A, CHINA, JAPAN, U.K_230×180cm×4_2008

이처럼 작가들은 사소하거나 감추고픈 혹은 외면된 실체에 대한 물리적 차단과 심리적 경계를 형성하는 피막을 터뜨림으로써, 안과 밖이라는 이원화된 세계관을 다른 잣대로 편집한다. 실체를 수식할 뿐 결코 정의하지 못하는 표피를 벗겨낸 이들의 작업은 피상과 본질에 대한 주객전도격의 시각 표현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기성의 관점에 색다른 시선을 부여할 것이다.

김지민_The ruller - U.K_캔버스에 레이블, 바느질_230×180cm_2008 김지민_OXYMORON - The Whale_레이블, 바느질_150×600cm_2009

김지민은 마치 보증서처럼 상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브랜드 레이블에 주목한다. 의류 레이블은 비록 눈에 띄지 않는 안감에 부착된 작은 천 조각에 불과하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 자본주의 사회 저변에 깔린 소비 욕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핵심적인 단위로 등장한다. 마치 컴퓨터의 픽셀처럼 레이블을 이어 붙여 작가가 만들어낸 형상은 다름아닌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처럼 소비와 자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시각화한 그의 작품은 노골적으로 표면화된 레이블을 통해 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후기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한 상업성을 비판한다.

박연희_Untitled_유리 주조_41×15×20cm_2013 박연희_전체 보기_ed.1/10_디지털 프린트_100×75cm×2, 75×100cm_2013

박연희는 여성의 인체 형상을 유리로 주조한 조각과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내부-외부의 이원적 구별을 흩뜨리는 유리의 투명성은 외형을 주물하는 과정에서 내부를 형성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한다. 작가는 유리 본연의 매체적 속성을 통해 외면과 내면을 동시에 조우토록 하는 한편,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반사와 굴절 효과를 중심적인 조형 요소로 작품에 끌어들인다. 결국 빛에 의해 형태감과 부피감이 유동적으로 가시화되는 유리의 물성은 그의 작품에서 경계의 안팎이 아닌 상호영향을 주는 상응의 의미로 통하고 있다.

박준형_Chaosmos #002_아크릴판에 실리콘 실런트_109×162cm_2013

박준형은 질서정연하게 획일화된 현실의 도시와 다층적 상황과 심리가 용해된 심리적 도시를 대칭구도로 담아낸다. 일정 목적에 따라 계획된 도시와 그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개별적 자아로 존재하는 도시인의 관계를 고찰한 그의 작품은 상반된 표현의 도시 건축물을 통해 도시 환경과 괴리된 현대인의 끊임없는 갈등을 포착한다. 차갑도록 피상적인 도시의 풍경과 두터운 마티에르의 우울한 심리의 풍경이 강한 대비를 이루는 양분된 화면은 그 심연한 마찰에 공명하며, 결코 융합할 수 없는 두 도시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62×112cm_2012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72.5×60.5cm_2012

「인간연구」라는 방식 아래 인체의 피부에 대해 발제 하는 안중경은 피부조직의 해부학적 논리에서 벗어나 직관과 통찰로서 시각화하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외부세계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보호막이며 나와 타자를 구분 짓는 경계 면인 인체의 피부는 안중경의 회화에서 보호하지도 지지하지도 못한 채, 애써 감추었던 불안심리를 표피 밖으로 밀어내듯 일그러져 있으며, 그 심리를 융해시키는 다채로운 색감은 중첩될수록 시각이 닿지 못하는 심리기제를 화면위로 끌어올린다. 얼굴의 특징적인 형상을 잃어 버릴 때까지 끌고 간 표현은 불안 속 안정을 찾고자 하는 자기방어의 아우성이기도 하다.

유비호_The Two Towers_혼합재료_300×85×55cm×2_2014

미디어아트와 설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구사해온 유비호는 이번 전시에서 후기자본시대의 소비미학을 기념비의 형식으로 제안한다. 작가는 대량생산된 생필품을 그대로 쌓아 올린 3m 높이의 탑을 구축하고, 이와 크기와 형상이 동일하지만 엉성한 포장지로 내용물은 감추고 있는 탑을 나란히 설치하여「The Two Towers」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가 제시한 두 개의 탑은 그 관계에 대한 관람객의 유추를 유도하여 자본주의시대가 만들어낸 혼돈 속에 숨은 욕망들을 끌어올림으로써 모든 사회 질서와 가치를 자본과 물질에 우선하여 일반화하려는 우리 시대를 꼬집는다. ■ 스페이스K

Vol.20140515f | 인터널 어페어 Internal Affairs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