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빨강으로 시작하나 보다

구본성展 / GUBONSUNG / 具本星 / painting   2014_0514 ▶ 2014_0520

구본성_Two Trees in a Field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4

초대일시 / 2014_0514_수요일_06:00pm

기획 / 최정미

관람시간 / 11:00am~06:0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빨강 즉 붉은색은 신성함과 권위을 상징하고 황제를 의미한다. 천주교 교황과 주교들은 빨강 모자를 쓴다. 빨강은 환희, 행운, 기쁨, 열정, 사랑을 뜻하고 불, 적극적, 광기, 정지, 금지, 위험, 경고 그리고 생명과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구본성_Far Away II_캔버스에 유채_53×65.2cm_2013
구본성_Road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3

무의식 ● 앙드레 말로 Andre Malraux는 예술가 개인의 심리 구조가 작품을 통해 구현된다고 했고 정신 분석가인 프로이트는 예술 작품을 예술가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징후들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창작 행위를 하고 있는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부분이자 작가 구본성의 작품에서도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크고 작은 한 작품, 한 작품이 작가 자신을 포함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생각하고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하나의 생각과 이해가 이루어지는 어떤 시스템으로 보인다. 이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빠른 시간 내에 수많은 순색들을 툭툭 찍고 이어가며 그려내는 그의 작업을 보면 작가는 마치 작품을 통해 작가 자신을 완성시키려는 어떤 무의식적인 욕구를 드러내는 듯하다. 여기서 창조자로서의 작가 구본성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가 사용할 수 있고 한정할 수 있는 색의 직접적인 표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연을 모방하지 않고도 색채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작가의 작품에서 색채는 그 자체로 존재하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닌다. 게다가 그의 작품에서 색채는 순수한 상태일수록 강렬함을 더한다.

구본성_Sunflower in the garden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4
구본성_Black Swan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11

예술적 대상의 정의 ● 베르나르 노엘 Bernard Noel은 "대상 속으로 돌아감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고 했는데 사물은 우리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에 의해 예술적인 대상으로 바뀐다. 사물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형식에 따라 예술이 탄생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색채를 통해 심리적 구조를 드러내는 작가 구본성의 작품에서는 자연적인 미와 인공적인 미의 구분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며 대신 바라보는 자와 창조자의 구분이 있을 뿐인 것이다. ● 피카소나 조르주 브라크는 아프리카 미술의 형태들을 이용하면서 이 형태들이 조형적 오브제 속에서 담당하고 있는 기능들에 대해 편견 없는 예리한 시선을 보냈다. 두 사람은 미학적으로만 조형적 대상을 이해한 것이다. 구본성의 그림에서 나는 피카소나 조르주 브라크와 같이 미학적으로만 그 안의 조형성을 이해하려 했다. 예술적 메시지는 감각적 내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강렬한 정서적 내용도 지니고 있는 재현과 기억 작용에 호소한다. 이 때 감각과 이성의 만남으로부터 울림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울림을 미학적 감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감동은 구본성의 작품에서 각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며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작용한다. 즉 감각과 이성이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 되는 것이다.

구본성_Sunflower in mountains_캔버스에 유채_91×80.3cm_2014
구본성_Black Swan_캔버스에 유채_60.6×90.9cm_2011

감정과 색채 ● 19c 초까지만 해도 렘브란트는 서툰 화가로 취급받으며 화가로서 대접할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왜냐하면 그의 회화에서는 형태들을 충분히 읽어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의 형태이든 인공적인 형태이든 인간이 만들어낸 형태를 인식하는 것은 뇌의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근본적인 속성들을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아른 하임은 직접적으로 지각 작용에 호소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형태적 단위들로서 균형, 발전, 공간, 빛, 색, 움직임, 표현을 꼽았는데 나는 구본성의 작품들에서 이 균형과, 색의 전개와 조화로 이루어지는 발전을, 그리고 주어진 공간에서 드러내는 빨강, 파랑, 분홍, 노랑의 색과 빛을 보며 그 색채들 사이에 주고받는 움직임과, 그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드러나는 표현을 본다. 마티스가 단언하듯 색은 모든 사물의 진수를 표현해낼 수 있고 동시에 감정이 받는 충격의 강도에 대답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듯 색채는 그 자체로 존재하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회화에서 색채는 순수한 상태에서 더욱 강렬하다. 구본성의 작품에서 색채는 화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표현 방법이며 자연을 모방하지 않고도 색채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에게 색을 정돈하는 것은 그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정돈하는 것은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체계화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색에 유기적인 형태를 부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이렇듯 드러나는 구본성의 각기 다른 작품들의 아름다움이 제공하는 쾌감은 향략이 제공하는 쾌감이 아니며, 타협을 통해 어떤 법에 순응하는 활동도 아니고 관념들에 기대어 논증을 할 때의 영상이 제공하는 쾌감을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관조에서 오는 쾌감인 것이다. 단지 그 쾌감은 회화에서 최선의 표현 수단인 색과 색의 시각적 혼합 속에서 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 최정미

Vol.20140514b | 구본성展 / GUBONSUNG / 具本星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