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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513_화요일_06:00pm_청담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김리아갤러리 청담점 KIMREEAA GALLERY CHUNGDAM 서울 강남구 청담동 19-20번지 Tel. +82.2.517.7713 www.kimreeaa.co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김리아갤러리 통의점 KIMREEAA GALLERY TONGUI 서울 종로구 통의동 35-97번지 1층 Tel. +82.2.736.7713 www.kimreeaa.com
최근 몇 년 간 신수진은 관객 참여를 통한 작품의 변화를 직접 수용하는, 가변적인 특성의 설치 작업을 진행하여 왔다. 그는 판화 기법을 이용하여 하나하나 제작한 얇은 한지로 된 잎사귀 형태의 조각들을 설치의 요소로 사용하여, 관객을 압도하는 거대한 규모나 인공적이고 기계적인 대상으로서의 작업을 지양한다는 점에서 다른 설치 작가들과 차별화된다. 김리아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 『꽃-피우다(Let it Bloom)』전에서도 신수진은 관객들에게 친숙하고 편안한 내밀한 공간을 구성할 뿐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작고 하늘하늘한 판화 조각들을 실제로 만지고 느낄 수 있게 함으로써 촉각적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향"을 이용하여 공감각적인 경험을 갖도록 한다. 이렇게 관객이 참여하는 설치 작업은 김리아갤러리 통의점에서 선보일 예정이고, 그의 최근의 회화, 판화 작품들은 청담점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이렇게 두 공간에서 함께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통의점의 설치 작업을 담은 동영상 작업이 청담점에서 함께 전시됨으로써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의 전시로 제시될 것이다.
일견 다양한 듯 보이는 신수진의 작업들은 작은 낱알 또는 작은 잎사귀처럼 보이는 개체들이 모여 커다란 형상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집합체는 작가가 작은 요소들을 반복시켜 찍는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구조이다. 신수진은 판화기법을 이용하여 잎사귀 같은 작은 요소들을 한지에 중첩해서 찍어내고, 이것을 다시 회화적 표현과 결합시켜서 독특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개체의 무리는 비정형적인 덩어리로 나타나는데, 때로는 꽃이 피어나는 형상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숲과 같이 재현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매우 추상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을 암시하는, 마치 생명을 보유한 듯한 유기체적 형상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신수진은 그동안 작은 잎사귀 형태의 이미지를 무수히 반복시키고 겹겹이 중첩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연에서 본 듯한 어떤 형상이나 풍경을 만들어왔다. 이미 인공적인 환경 속에 너무 익숙해진 우리에게, 향수처럼, 잔상처럼 남아있는 이러한 이미지들은 그의 작업 속에서 다시 되살아난다. 그래서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그 기억 안에 자리 잡은 이미지로 다양하게 읽어내게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꽃-피우다"에서 꽃은 실제적인 꽃이나 재현적 주제로서의 꽃을 상정하지는 않는다. 꽃은 그동안 신수진이 작업에서 반복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자연의 가변성, 자연의 다양성이라는 주제에서 나아가 '생성'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서 작용한다. 꽃이라는 결과적 현상 그 자체보다는 꽃을 피우기 위한 과정, 그 과정에 개입되는 외부적 요인들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 주제이다. 신수진에 따르면, 무수한 반복의 과정에 개입되는 작은 차이들은 고정되고 작위적인 틀을 벗어나는 자유로움을 담보하는 동시에, 이미지는 계속 변화하고 이로써 생명력을 획득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설치에서 관객의 참여가 바로 이러한 요소로 작용한다. 신수진의 설치 작업은 관객의 참여로 인해 작품이 변형되는 과정 뿐 아니라 변형의 결과 그 자체가 작품으로 수용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처럼 하나의 공간 안에 작가가 주관하는 의도적 요소와 외부에서 개입되는 요소들을 동시에 혼재하도록 제시하는 것은, 작가의 주관성을 극복하려는 것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볼 때 통제가 불가능한 관객 참여의 흔적을 작품 안으로 그대로 끌어들이는 것은, 작가의 주관성을 깨뜨릴 위험과 불안의 요소를 내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작가 한 사람에 의해 신중하게 조율되어 통합된 공간은, 다양한, 다수의 관객에 의해 변형되고 재구성되면서 다양한 이미지와 이야기들이 혼재된, 동적인 공간으로 변모할 또 다른 가능성도 내재하게 되는 것이다.
본 전시, 『꽃-피우다』는 김리아갤러리 통의점 공간에 초록색 계열의 종이 잎사귀들만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설치 작업으로 전시를 시작한다. 이후 전시장을 방문한 관객은 전시장 입구에 비치된 붉은 색 계열의 종잇조각들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또 함께 비치되어 있는 자연향이 나는 향수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향을 고르게 된다. 관객은 이 향수를 자신이 선택한 잎사귀에 뿌리고 초록색 작품 안으로 들어가 이 향이 나는 붉은색 잎사귀를 작품 안에 덧붙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객의 '꽃 피우는' 행위를 통해, 작품의 색상과 향기가 전시 기간 내내 변화할 것이다. 따라서 관객들은 작가가 만들어놓은 단색조의 무취의 공간에 색을 더하고 향을 불어넣는, 작품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꽃-피우다』는 이러한 기획을 통해 관객에게 유희적 체험은 물론, 스스로 꽃을 피우는 예술의 주체가 되는 미학적이고 생성적인 체험을 동시에 선사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 김리아갤러리
Vol.20140513c | 신수진展 / SHINSUJIN / 申秀珍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