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512_수요일_06:30pm
참여작가 / 김성윤_김영준_김현승_이우성_유승백
기획 / 이우성_최선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175 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율곡로 33(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분류는 인간의 생존 본능이다. 인간은 무한하고 혼돈한 외부 대상인 자연을 인식 가능하게끔 단순하게 나누고 분류해왔다. 동일한 기준으로 범주들을 나눠서 분류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상을 '무엇'이라고 규정하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 외부 물질에 대한 사고의 틀을 다지는 인간적인 행위이다. ●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선 현재로서는, '예술'이라는 언어로 칭해질 수 있는 범주 안에서 무엇이든지 용인 가능해졌다. '예술'은 자연의 영역이나 정치의 공적 영역인 세속적 영역들과 종교적 영역에서 벗어난 영역들을 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예술이라는 영역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성향을 가지게만 된다면 얼마든지 예술로 위치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러나 실용적인 언어로 호명되어 소통되는 '예술'은 오히려 지배적이고 폭력적인 이름으로 특정 대상이나 형태, 사건 등을 감춰버린다. 예술가나 작가의 이름으로 개를 물어도 예술이란 범주에 묶여 다시 '개가 사람을 무는' 꼴로 환원되는 것처럼. 물론 우리는 언어가 근본적으로 모호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5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이번『카테고-라이징』展에서는 '예술'안에서의 언어가 아닌 조형적 대상들로 펼쳐진 시각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또한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다시 다양한 분류로 촉발되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앞두고 대부분 새로운 작업들을 제작하여 참여한다. 작업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지각적 틀이 아닌, 작가들이 바깥세계와 물질을 분류하고, 분류 속에서 작가들의 이성이나 위치를 무심코 드러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또 다시 예술가들에 의해 분류된 것들을 갤러리 내에서 보는 행위로 각자의 시지각적 인식을 한데 모아 다시 새롭게 분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카테고-라이징'이다.
김영준은 30여년간 극장에서 영화간판을 그려온 극장간판 화공으로, 그의 작업은 정교하게 묘사된 인물과 더불어 그리는 행위인 노동을 부각시킨다. 생업과 작업 활동이 일치되었던 그의 삶처럼, 작업에서도 손을 이용한 붓의 효과로 어떠한 매체나 사조가 표현한 '마릴린 먼로'보다 더욱 영화와 그림 같은 신기루를 빚어낸다. 김현승은 작가주의 미술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가까이 가고자하는 참여적인 소통으로 그의 예술을 완성하는 작가이다. 그는 실제적인 일상과 예술 사이를 고민하는 '예술활동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갤러리 벽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픽토그램과 글자, 파 등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이용하여 제작하였다. 유승백은 그래피티를 이용하여 하나의 작업으로서 완결성을 갖춘 작업을 성취해낸다.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을 자유자재로 오고가는 그의 작업은, 거리미술로 알려진 '그래피티'를 갤러리 내부로 슬기롭게 이식한다. 이우성은 매체의 변이와 함께 작가가 일상에서 느끼는 체험과 감성을 풀어낸다. 이번 작업에서는 작가가 실제로 느낀 과거의 경험 시점을 불러들여서 현재, 더 나아가 미래에 작가가 가질 세계관을 관통해보고자 한다. 파란색 천위에 단색으로 표현된 이번 작업은 제작과정에 대한 작가의 성찰적 사고를 드러낸다. 김성윤은 19세기 화가 존 싱어 사전트의 초상화 기법과 지금은 사라진 근대 올림픽 종목의 소재를 합성하여 풀어낸다. 주제와 기법의 이질적인 배치는 작가의 독창적인 회화성으로 합성된다. ● 시각예술인 미술이 언어로 말해지는 순간, 언어라는 인지적 틀 안에 갇혀 새로운 해석과 분류가 한정되는 점을 지적하며, 작가들의 작업이 만나고 충돌되는 지점의 시각적 분류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인지와 다시-분류로 불러올 수 있도록 기대한다. ■ 최선
Vol.20140512d | 카테고-라이징 Catego-riz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