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비디오 아트의 언어와 미학

2014_0512 ▶ 2014_0619

Eugenio Ampudia_The truth is an excuse_단채널 비디오_00:04:42_2007

초대일시 / 2014_0512_월요일_06:00pm

참여작가 Sergi Aguila_Eugenio Ampudia_Eugeni Bonet_Carles Congost Magdalena Correa_Patricia Dauder_Marcelo Exposito_Alicia Framis Dora García_Dionisio González_Marisa González_Carles Guerra Diana Larrea_Joan Leandre_Francesca Llopis_Rogelio López Cuenca Iván Marino_Albert Merino_Antoni Muntadas_César Ordoñez_Mabel Palacín Javier Peñafiel_Perejaume_Jaime Pitarch_Francisco Ruiz de Infante

주최 / 대안공간 루프 협력 / 카사 아시아(CASA ASIA)_하마카(HAMACA)

관람시간 / 11:00am~08:00pm

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번지 Tel. +82.2.3141.1377 www.altspaceloop.com

2014년 5월 12일, 스페인 비디오 아트 전시가 스페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교류재단 까사 아시아(CASA ASIA)와 스페인 비디오 아트 배급 기관 하마카(HAMACA)의 협력으로 대안공간 루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26점의 엄선된 비디오 영상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오늘날 범세계적으로 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예술 매체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는 무빙 이미지(moving image)가 디지털 언어로서 내러티브를 어떻게 전달하고 소통하는지 그 다분화된 방향성을 제시하고 급속한 지형변화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동시대 디지털 미디어 아트씬에서 어떠한 시사점을 갖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스페인의 현대사(스페인 내전 및 프랑코의 장기집권), 현재의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념 대립 및 보수와 진보의 갈등), 도시 문제에서부터 미술제도 비평 및 예술의 내적 본질에 대한 고민 그리고 개인적 일상 등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의 여러 세대 아티스트들이 담아내는 다양한 주제와 쟁점들은 비교적 유사한 근현대사적 부침과 변화를 겪어온 한국의 사회문화적 지형에 또 다른 흥미로운 해석적 맥락을 제공할 것이다.

Eugenio Ampudia_The truth is an excuse_단채널 비디오_00:04:42_2007

에우헤니오 암푸디아는 까사 아시아의 영상 아카이브 소장 흑백필름 이미지들을 차용하여 스페인 역사의 한 단면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정교하게 다룬다. 여기서 작가는 스페인 내전(1936-1939) 시기에 나라를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비극을 전하기 위하여 무고한 시민들이 국경을 향해 피난길에 오르는 상황에서 긴 행렬을 둘러싼 사건들을 추측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원본 영상을 거꾸로 돌려 보여줌으로써 스페인 내전 난민들이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하여 결국 본국으로 송환시킨다. 인생의 아이러니와 비극은 슬픔과 가난, 기아를 대하는 작가적 시선에 투과되어 더욱 극적으로 묘사된다.

Carles Congost_A determined mystique_단채널 비디오_00:17:05_2003
Carles Congost_A determined mystique_단채널 비디오_00:17:05_2003

이 작품은 그룹 아스트루드(Astrud)가 연주한 곡들로 구성된 짧은 락오페라이다. 처음부터 무대는 실존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뮤지컬 형식을 도입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딘가 묘한 예술에 영감을 받고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한 축구선수의 사연과 주변 인물들의 증언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예술과 예술가들에 대한 기존의 클리셰를 담고 있으며 그에 대한 비평과 예술의 컨텍스트 안에서 작용하고 있는 서열관계, 여러 이데올로기 등을 반영하고 있다.

Alicia Framis_Lost Astronaut_단채널 비디오_00:34:40_2010
Alicia Framis_Lost Astronaut_단채널 비디오_00:34:40_2010

조사·연구 목적의 탐험을 위해 파견된 한 우주비행사가 뉴욕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그녀의 임무는 달에 뉴욕과 가장 근접한 도시를 건설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작가는 직접 선택한 14명의 아티스트들로부터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데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로 가야하며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지시를 받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도시공간 속에서 어떻게 배치되어야 하는지도 그들의 손에 맡기고 있다. 이 퍼포먼스는 익숙하지 않은 지역에 어떻게 발을 들여놓으며 압도적인 도시 환경 속에서 낙오되지 않고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15일간 진행된 퍼포먼스가 끝나고 작가는 이 도시에서 외국인으로 지낸다는 것이 상당히 불리하며 이 곳 사람들로부터 결코 이해 받을 수 없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Dora García_The Inadequate_단채널 비디오_00:01:58_2011
Dora García_The Inadequate_단채널 비디오_00:01:58_2011

이 작품은 도라 가르시아가 2009년부터 작업해 오고 있는 Mad Marginal 프로젝트의 두 번째 파트에 해당하며 제 54회 베니스 비엔날레 스페인관에서 전시, 상영된 바 있다. 영상의 내용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1941)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Trieste)에서 그의 친구 이탈로 스베보(Italo Svevo, 1961–1928)와 우정을 나누며 보냈던 시기를 기점으로『일탈적 다수(The Deviant Majority)』에서 형성된 '일탈적 언어'의 관념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는 위 두 문호는 로베르트 발저(Robert Walser, 1878–1956)와 더불어 가르시아가 줄곧 연구해 온 주변부 언어에 있어서 중요한 인물들로 꼽히며 이들의 작품은 본 영상 작업이 다루는 소재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Diana Larrea_Doré's Cinema_단채널 비디오_00:03:40_2004

이 작품은 미술의 아우라 및 아티스트와 작품에 대한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우리가 왜 결국에는 작품들을 생명력을 지닌 아이콘으로 둔갑시키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이 비디오에서 디아나 라레아는 오래 전에 컬트영화가 된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 1930- )의 『네멋대로해라(À bout de souffle, 1959)』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를 리메이크하여 보여주는데 배우들은 원작과 비슷한 의상을 입고 유사 장소에서 똑 같은 연기를 흉내 낸다. 파리는 마드리드로 대체되었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낯선 장면에 당황해 하기도 한다. 작품 제목으로 마드리드 소재 국립 필름 아카이브(National Film Archive)의 또 다른 이름인 Cine Doré를 사용함으로써 작가는 보편적인 무빙이미지, 특히 실험 영화와 독립 영화에 오마주를 표하고자 하였다.

Antoni Muntadas_On Translation: Fear / Miedo_단채널 비디오_00:28:48_2005

이 작품은 안토니 문타다스의 TV퍼포먼스 작업으로서 멕시코와 미국 사이 국경의 일상적인 긴장감을 몸소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아 관련된 4개의 도시, 티화나, 샌 디에고, 멕시코 시티, 워싱턴 D.C.에서의 방송을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본 영상은 인터뷰뿐만 아니라, 국경지대에 감도는 긴장과 공포를 다룬 TV아카이브 및 여러 다큐멘터리, 언론 정보들로부터 취합한 자료들로 구성되어 두려움이 우리의 안전과 생활 감각을 뒤흔드는 느낌과 감정을 어떻게 전이시키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두려움은 국경을 사이에 둔 양국의 정치, 경제에 기반한 사회/문화적 구조가 차이를 보이면서 빚어낸 끝없는 갈등의 결과물이다.

Javier Peñafiel_The hard answers of the same question of zity_단채널 비디오_00:06:12_2006
Javier Peñafiel_The hard answers of the same question of zity_단채널 비디오_00:06:12_2006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기 어렵네요. 제가 사는 도시에서 온 사람들과 단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선들 사이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했고 그것이 제가 여러분에게 이 드로잉을 보여드리는 이유입니다…(중략) 이들은 경제체제 내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기존의 주택건물 안에서 생활하기를 거부하고 드로잉의 선들 사이에서 살아가지만 오히려 삶의 질은 떨어지지 않고 더 나아졌습니다. 상상한다는 것은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자유롭고 이것을 상업화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형식을 도입하여 기술된 이야기를 드로잉으로 풀어가는 이 작품은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서 새로운 세상을 상상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 사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 대안공간 루프

Vol.20140512a | 스페인 비디오 아트의 언어와 미학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