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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511_일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KEPCO ARTCENTER GALLERY 서울 서초구 효령로 72길 1층 제1관 Tel. +82.2.2105.8133 www.kepco.co.kr/artcenter
소나무는 그 조형적 아름다움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가지 구성과 주변 자연 경관의 표현을 통한 회화적 발전이 무궁무진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양하게 꺾여 돌아가는 소나무 가지와 반복되고 중첩되어 덩어리를 이루는 솔잎의 조화 속에서 현대적 미감을 발견한다. 특히 수없이 반복되는 솔잎의 모임과 흩어짐은 전통적 붓 놀림을 담아내는 동시에 현대 회화적인 구성을 실험할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요소이다.
한편, 변치 않는 소나무와 변화무쌍한 계절의 움직임을 함께 표현하던 중, 설경에 심취하게 되었다. 여백(餘白)을 남김으로써 눈의 자취를 표현하는 한국화 특유의 기법은 나에게 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수묵(水墨)과 여백의 묘미(妙味)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풍경이 바로 설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그림 속에는 주로 눈 덮인 소나무가 등장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도 그 푸르름을 간직하는 소나무'라는 특징에 걸맞게 눈의 표현은 소나무의 성질을 더욱 잘 나타내 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설송도(雪松圖)」로 유명한 조선시대 화가, 이인상(凌壺觀 李麟祥, 1710-1760)의 경우에는 하얀 눈의 표현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분지법(粉紙法)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분지법은 쌀가루를 물에 타서 종이에 적신 후 다듬질을 함으로써 종이의 빛깔을 더욱 하얗게 만드는 기법이다. 이를 의식하여 나는 쌀뜨물을 끓여 나만의 배경 안료를 만들어 발라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이인상이 추구했던 고결한 정신을 담은 엷은 먹의 바림과 진한 먹빛의 조화를 따라가고자 하였다. 그리고 자연이 이루어내는 오묘한 풍경의 묘(妙)를 나만의 시각으로 재구성 해 내고 싶었다.
또한 나는 단순한 솔숲의 풍경화적 재현에서 나아가 자연과 예술을 향유하는 우리 옛사람들의 초상을 함께 표현하고자 하였다. 소나무를 스케치하는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청령포의 관음송(觀音松) 그루터기에 앉아 상념에 잠긴 단종(端宗), 예술과 학문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듯한 다산(茶山)과 추사(秋史), 초의선사(草衣禪師) 등의 모습들은 솔숲과 어우러져 그림 속에 더욱 생명력을 불어넣게 되었다. ●나는 정의(正義), 의리(義理), 의지(意志), 신의(信義), 신념(信念) 등 소나무가 상징하고 있는 전통적이고 고귀한 인간 가치가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는지 되짚어 보고, 바쁜 현대의 삶 속에서 잊히고 멀어져 가고 있는 여유롭고도 다양한 삶과 그에 대한 향수를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나누어 보고자 한다. ■ 유윤빈
Vol.20140511a | 유윤빈展 / YOOYOUNBIN / 劉胤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