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426_토요일_06:00pm
Thinkartkorea 선정작가 초대展
후원 / (주)신한화구 www.shinhanart.co.kr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포네티브 스페이스 ponetive space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4 Tel. +82.31.949.8056 www.ponetive.co.kr
Portrait of time ● 박인혁의 작업에서는 시간이 마치 온전한 재료처럼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의 실체는 창작의 과정에 여러 면으로 스며들어 있다. 그는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끈질긴 작업을 통해서 시간의 여러 모습들을 구체화하려고 여러 해 동안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수행자적인 작업의 연속성은 자기 원칙 내에서 무한한 비상으로의 길을 열어준다. ● 초창기 작가의 초상화 연작들은 가능한 한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리듬을 드러낸다. 박인혁은 여러 해 동안 자기 자신의 얼굴을 그림의 주제로 택했고, 그 반복되는 얼굴의 형상은 한 형상과 다른 형상과의 틈을 드러내면서 그 자체로도 집요한 반복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초상의 개념을 마치 일정 기간 동안 되풀이 되는 하나의 공연처럼 반복되는 모습들을 지니게 하고, '고역'이라는 의식을 행하듯이 얼굴 형상이 하나의 공간 속에서 자신의 윤곽을 조금씩 드러내며 탐험하고 돌아다닐 수 있게 하였다.
「또 다른 풍경」은 여러 느낌의 특징을 지닌 회색의 층들이 번갈아 나타나는 자연의 순환 주기와도 같은 울림을 주는 작품의 연작이다. 자연의 순환처럼 점점 약해지고 강해지는 소리가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울려 퍼지는데, 검정의 깊음을 스치며 지나가듯 잠시 어두워지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빛의 세기에 따라 그림에 조용히 회색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이다. 캔버스 앞에 가까이 서면 물 흐르듯 민첩하게 느껴지는 붓의 흔적이 붓 터치의 빠른 속도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이어서 뒤로 물러서서 그림을 바라보고 서서야 비로서 어떤 형상을 어렴풋이 발견하게 된다. 즉 시간 그 자체가 그 존재를 조용이 숨기기도 하고 동시에 조심스럽게 드러내는 듯이 이다. 이것은 작품과 만나는 그 공간 안에서 회화 자체가 시간적인 상황처럼 드러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일상의 시간」에서의 시간은 마치 회화의 재료와 같이 사용된다. 실제로 작가는 매일 발행되는 신문을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는데, 그것들을 구기기도 하고 찢기도 하고 거의 조각처럼 단단해지도록 배접하기도 하며 다양하게 이용한다. 그 과정을 거쳐 신문의 활자들은 풀이나 잉크 혹은 목탄에 덮여 대부분 읽을 수 없게 된다. 겹쳐지고, 덮어지는 이러한 무수한 행위들을 통해 작가는 순간성이 기억으로 굳어지는 장소인 신문의 일상적인 운율에 맞추어 기억의 층이 드러난 리듬을 화면에 나타낸다.
다른 종이작업 연작에서는 시간의 흔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날짜 도장을 잉크가 다 할 때까지 반복해서 찍는다. 그날 그날의 흔적을 보이는, 매일 변하는 날짜 도장은 종이가 완전히 덥혀질 때까지 계속된다. 그 도장들은 색조와 명암이 함께 결합하면서 모티브를 이루고 강렬함을 주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된 일상의 시간은 여기저기 흩어졌다가 다시 하나의 질서에 이끌리어 모이고 이제 완전한 하나의 회화 작품으로 된다.
박인혁은 반복되는 여러 행위들을 통해, 절대 완성을 얻을 수 없는 지속적인 실험과도 같은 그림을 그리며, 날마다 엄격하고도 되풀이 되는 노력 속에서 시간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작업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서 전형적인 과정이나 상투성을 넘어선 길을 가는 또 다른 가능성을 지닌 회화를 발견하게 된다. 단순히 미의 가능성을 완성하려는 욕망을 넘어선 좀 더 광범위하면서도 조용하고 설득력 있는 절박함을 알아 볼 수 있게 된다. 아마도 회화 그 자체만이 알고 있을 그러한 회화를 말이다 ■ 줄리아 리오넬
Vol.20140426c | 박인혁展 / PARKINHYUK / 朴仁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