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len Hearts

김화현展 / KIMHWAHYUN / 金和賢 / painting   2014_0425 ▶ 2014_0504

김화현_La Grande_장지에 채색_90×145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819b | 김화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425_금요일_05:00pm

기획 / 고윤정

관람시간 / 01:00pm~07:00pm

갤러리 구 GALLERY KOO 서울 강남구 선릉로 153길 32(신사동 647-24번지) 채원빌딩 3층 Tel. +82.2.514.1132 www.gallerykoo.com

김화현은 순정만화 속의 남자 주인공을 동양화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순정 만화 속의 남자 주인공들은 여성 중심의 서사와 배경을 담은 매체 안에서 담론화 되는 과정을 거친다. 현실 속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남자 주인공들은 여성들의 '이상향'을 보여준다.

김화현_무제-Untitled_장지에 채색_120×108cm_2012
김화현_Magnolia_장지에 채색_162×70cm_2014
김화현_「詩情」Poetry_장지에 채색_80×60cm_2012

극도로 이상적인 남성들의 모습은 여성이 지금 이 주인공들을 '보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려진다. 여기에서 '본다'는 것은 그림 속의 남자들을 대상화한다는 뜻이고, 시선을 고정시키며 눈이 일정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된 바라봄은 단순한 관찰이나 구경이 아닌 보는 이의 숨겨져 있던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본다'는 행동이 상당히 적극적이고 주체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보고 있는 이가 살짝 벗을 듯 말듯한 몸놀림을 응시하고 있다고 해서 그 욕망을 음탕하게만 해석하면 안 된다. 김화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욕망은 아름다운 남성들을 열거하여 즐기고자 하는 욕망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여성들이 마음껏 대상에 대해 담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김화현_The Apparition_장지에 채색_145×100cm_2014
김화현_The Musicians_장지에 수묵 담채_45×73cm_2014

작가가 순정만화를 선택한 것도 기존에 극히 일부에게서만 공유되던 마이너한 장르를 통해 공격적이고, 남성적이며 영웅적인 전형적인 남성상을 거부하고, 현실 속에서 만나기 힘든 역할들을 대상화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취향들을 반영하듯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중문화 속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남자 중의 남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꽃미남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다소 여성스럽고도 부드러운 남성의 모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송중기, 김우빈, 이종석, 지창욱, 유연석 등등의 다소 연약해 보이는 인상의 배우들이 마초적인 배우보다 훨씬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요즘의 문화이다. 김화현의 작품 안에서 독특한 장식적인 요소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주인공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것처럼 화려하게 피어난다.

김화현_Two Loves_장지에 채색_162×130cm_2014

또한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Two Loves」, 「La Grande」, 「Magnolia」는 동양적인 요소와 서양적인 요소가 미묘하게 접합된 작품들이다. 이는 각각의 인물, 소품 등의 배경에 나오는 산수화는 동양미술사에서, 부분 부분이 어떤 특정한 의미를 갖는 알레고리적인 특성을 갖거나 오달리스크 포즈를 갖춘 것은 전통적인 서양미술사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기법적인 측면에서는 순정만화에서의 고전적인 구도인 "미형(美形)"을 적극 따르고 있는데, 채색의 방법과 순서에서도 순정만화의 기법을 따라 인체가 가장 화사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순간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자 하였다. 소품으로 출시된 「The Apparition」,「The Musicians」는 만화책의 흑백 페이지를 연상시키는 인물 묘사와 컷 분할이 적용되었다. ■ 고윤정

Vol.20140425d | 김화현展 / KIMHWAHYUN / 金和賢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