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42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1층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Journey 보이지 않는 숲 ● 본인은 외형으로 보여 지는 모든 사물, 인간, 자연에 대해 내면적 사고와 관념들이 간과되고 표면에 드러나는 시각 의존적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가시적 존재만이 전부인지 아니면 내재되어 드러나지 않은 비가시적 존재가 가시적 존재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의문점에서 가시와 비가시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는 본인의 창작태도의 출발점이다. '가시와 비가시'의 관계항의 원초적 출발은 본인의 시각적인 경험을 통한 1차적 감수의 숲의 형상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는 숲의 요소인 가장 작은 단위의 나무를 개체로 표현했다. 그 중 가시의 세계에 작은 단위인 나무를 재현에 조응(照應)하여 표현할 때, 침엽수라는 특징의 나무를 이 세계의 매개로 선택했다. 침엽수의 형상에서 인간의 형상을 보게 되어 선택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침엽수를 비개성적인 현대인에 빗대어 보면서 똑같은 형태의 나무를 평원에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여 외형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존재감과 주체성 상실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가시 세계의 침엽수는 본인의 감각으로 조응한 세계의 존재이기도 하다. 숲의 존재는 화면 안과 밖의 가시의 조응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가시의 반동(反動)의 세계가 새로운 사유의 장으로 시작하게 된다. 이때의 숲은 본인의 시각경험에서 비롯되었고 지각에 의해 재해석 된 숲으로서 경험의 숲과 표현된 숲은 반동하는 것이 아니라 조응되어 표현된 것이다. 인식의 기초는 외부로부터 주입된 지극히 주관적인 가치판단의 기준에 의해 결정되어짐으로 본인의 인간 존재에 대한 평소의 사고를 알 수 있다. 즉, 본인의 시각을 통하여 경험한 자연의 모습이 지각을 통하여 인간의 존재를 나무의 형상으로 대신하여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가시적 나무의 형상에 인간의 형상을 대신한 것이다. 따라서 표현된 숲은 자연의 실재 공간과는 전혀 다른 가상의 공간인 것이며 시각의 경험과 지각의 경험이 상호 작용하여 적용된 것 이다. 그러나 숲 사이에 인공적 요소를 결합하여 자연적 요소와 이질적인 대립을 시도하게 된다. 부속적 요소로서의 놀이기구나 건축물, 자동차와 같은 것들은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므로 자연적 요소와 반동되는 비가시 세계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가시적인 숲에 놀이기구와 자동차를 화면 한가운데 배치했을 때, 이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쓸쓸한 적막감으로 다가오는 시간적 추이를 느낄 수 있고, 이는 다시 비가시적인 세계에 놓인 인간 존재의 고독함을 한층 더 표면화시킨다. 고독함과 더불어 인간의 주체성 상실에서 오는 불안정감을 대지에 가로 획을 그어 부유하여 이 세계를 떠도는 느낌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자연적 요소와 인공적 요소의 반동을 의도하였는데 자연적인 요소는 동양화 재료로서 수성인 분채를 사용하고 인공적인 요소는 유성인 오일물감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본인 작품에서의 가시성의 요소는 숲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또 이와 달리 그 안에서 비가시성화 된 인간의 고독을 읽고자 했다. 물질과 정신의 관계가 직접적인 가시와 비가시로 대치할 수는 없지만, 상호 관계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다. 특히 가시성의 요소는 빛과 원근감, 나무의 색채이며 비가시성의 요소는 지평선과 수평선 그리고 숲과 하늘이 맞닿은 부분 너머의 연속된 공간이 될 수 있다. 특히 가시성의 요소로서의 빛은 일출과 일몰의 시간대를 설명해주고 그 빛에 의해 나무의 색채가 변화됨을 알 수 있으며 부피감이 없이 왜소한 나무의 형태에서 나무의 부피감과 무게감이 생기고 다양한 색채의 변화로 기존의 나무의 특징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창작 과정을 통해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인 어떤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은 둘의 관계가 인간의 시지각에 의해 서로가 상호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시적인 것이 비가시적인 것에 대해 반동하거나 분리되는 개념이 아니라 가시적인 것에는 비가시적인 것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식의 과정에서 가시적 존재란 비가시적 존재에 의해 서로 영향을 받으며 이원적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조응과 반동을 반복하는 합일의 세계라고 할 수 있겠다. ■ 이현진
Vol.20140423a | 이현진展 / LEEHYUNJIN / 李玹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