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된 공간 Occupy Space

박정선展 / PARKJUNGSUN / 朴貞宣 / installation   2014_0421 ▶ 2014_0603 / 일요일 휴관

박정선_From A to Aself_유리, 구리 튜브, 냉수기_25×25×25cm_2014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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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홈페이지_www.jungsunpark.com

초대일시 / 2014_0421_월요일_05:00pm

2014 Shinhan Young Artist Festa

런치토크 / 2014_0523_금요일_12:00pm 미술체험 / 2014_0524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신한갤러리 광화문 SHINHAN GALLERY GWANGHWAMUN 서울 중구 세종대로 135-5(태평로 1가 62-12번지) Tel. +82.(0)2.722.8493 www.shinhangallery.co.kr

신한갤러리 광화문은 4월 21일부터 6월 3일까지 2014 Shinhan Young Artist Festa에 선정된 박정선 작가의『점유된 공간』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정선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써 유리, 냉각기 등을 이용한 독특한 설치작업과 다수의 드로잉이 전시될 예정이다. 박정선은 선택되거나 간결하게 '다루어진' 오브제들을 전시공간 안에 다양하게 연출함으로써 공간에의 몰입을 강조한다. 또한 사물들 하나하나는 각각의 장소에서 그것들이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의 최대치를 넘어선다. 작가는 이를 통해 사물과 공간과의 조화, 시간의 흐름에 의한 변화 등 다양한 실험적 요소를 보여준다. 전시기간 중 5월 23일에는 작가와 함께하는 런치토크가, 5월 24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미술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 신한갤러리 광화문

박정선_From A to Aself_유리, 구리 튜브, 냉수기_25×25×25cm_2014

불확실한 공존 ● '숨을 불어넣다.' 우리는 때때로 예술가의 행위에 대한 이런 식의 표현을 적잖이 마주한다. 성서에서 신이 최초의 인간을 창조하던 순간에 마지막으로 행하였던 작업이 숨을 불어넣는 일이었던 것처럼, 창조자의 몫은 무언가에 숨결을 넣는 것으로 비유되며 제 역할을 마감할 수 있었다. 태곳적 인류의 탄생에 관한 일서(一書)가 그러하였듯이 작품의 탄생 역시도 작가의 숨결을 타고 어떠한 서사 혹은 특정한 의미로 흘러간다. 박정선의 작품은 그렇게 작가의 숨결로 시작된 하나의 생명처럼 삶 속에서 마주하는 여러 과정들을 은유적으로 던져둔다. ● 그간 박정선은 나무, 플라스틱, 식물, 거울 등 다양한 매체를 가지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제작해왔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갖가지 소재들은 작품 속에서 언제나 '연약함(vulnerable)'의 특성들을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그것들은 주로 환경에 반응하였고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거나 누군가의 흔적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들을 하나의 실험처럼 선보였다. 이는 작가를 비롯한 한 사람의 삶이 주위 환경에 따라 또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는 모습들을 불확실함 속에 내던져진 작가 자신, 혹은 우리 삶의 특성들로 되짚은 것이다. ● 한편 작가의 근작들은 대다수가 말 그대로 '숨을 불어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유리라는 소재를 선택하여 직접 숨을 불어넣는 블로잉(blowing) 작업을 통해 여러 얼굴의 형상들을 완성시킨다. 여기에서 얼굴은 작가에게 있어서는 분신과도 같은 것으로, 모습은 단순하고 때로는 추상적이기도 하며, 유리 특유의 투명성이 더해져 아른거리는 형상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얼굴들은 텅 비어버린, 그리고 투명하게 세계를 머금은 표현으로 '나'와 '타자'의 경계를 아우르는 모호함을 지녔다. 그것으로 작가의 작품들은 존재방식을 더듬어가며 삶 속의 여러 흐름들을 일관되게 포착해 나간다.

박정선_My Substitution_유리, 구리 튜브, 냉수기, 손수레_가변설치_2014
박정선_My Substitution_유리, 구리 튜브, 냉수기, 손수레_가변설치_2014_부분

불확실한 결과, 과정의 해명 ● 우선「From A to Aself」라는 작품은 수조처럼 보이는 투명한 상자 속에 물이 가득담긴 투명한 얼굴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의 하단부에는 냉각장치가 작동되며, 한줄기의 동관을 통해 얼굴과 연결된다. 이 냉각장치가 작동되는 공간은 작가를 대변하는 얼굴에 끝없이 변화를 가하며 공기 중의 온도, 습도 등과 밀접히 관계를 맺으며 액화되기 시작한다. 이때 외부의 환경은 상황에 따라서 액화되는 과정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로 모인 액체들은 얼굴을 잠식시킬 수도 있으며 혹은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으로 남을 수도 있는 여러 가능성을 떠안게 된다. 모든 것은 그 외부요인에 따른 확률의 문제이다. ● 과거에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Henrik David Bohr)가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의 사고실험(슈뢰딩거의 고양이) 에 관해 제안한 코펜하겐 해석은, 이전의 물리학이 확정된 인과관계만을 쫓던 관점들을 뒤집어놓았다. 다시 말하면 양자역학의 논리에서 비롯된 세계는 다양한 상호관계의 작용 속에서 확률로만 가늠하는 여러 차원의 세계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물리학적 논의의 새로운 발상은 때로는 공상 속에서 비슷한 상황으로부터 여러 결과로 뻗어나가는 평행우주에 대한 상상 등으로 그 호기심을 쏟기도 했다. ● 이와 같은 물리학의 새로운 시도는 철학을 비롯하여 우리의 사고체계에 관한 변화와도 밀접하다. 이것은 비유의 일례이다.「From A to Aself」속에서 일정 온도에 다다른 기체는 분명 액체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그 특정 온도를 이루어가는 환경은 어디까지나 유동적이다. 작가는 삶, 그리고 존재가 지닌 불확정성의 논리를 사물의 변화 과정에 이입하여 시각화하고자 했다. 결국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상자를 열어본 후에야 고양이의 생사여부에 관한 확답을 확인할 수 있었던 논리처럼, 작품 속에서 액화된 물들이 모여 얼굴을 잠기게 할 것인지, 아니면 미미한 반응으로 얼굴이 그대로의 상태로 남게 될지는 일련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해명되는 과정 속에 놓이게 된다. ● 이렇듯 삶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여러 가능성 속에 내던져진다. 스스로를 둘러싼 관계들이 나에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확신이 불가능하다. 그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질식하게 할 위험마저 떠안고 있으며 그렇기에 불안함으로 잠식하는 물음들은 작품 안에서 실제로 상황을 견뎌내는 과정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박정선_Without a response_유리, 구리 튜브, 냉수기_180×100×5cm_2014
박정선_Without a response_유리, 구리 튜브, 냉수기_180×100×5cm_2014

환원될 수 없는 타자의 얼굴과 공존 ● 궁극적으로 박정선의 작품들은 작가의 존재, 작가의 삶을 이루는 다양한 관계의 구조를 상징적으로 반복한다. 그리고 존재성을 인식하는 과정은 주로 타인과의 공존 속에서 무한으로 열린 모습들을 다스리고 있다. ● 실제로 작품「1+1+1+1=1」에서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성을 목도하게 된다. 작품은 각기 다른 모양의 선풍기들이 그 높낮이를 맞추며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연출되었다. 각각의 본체에서 뿜어 나오는 일정한 속도의 바람은 하나로 합쳐지며 그 힘이 강력한 바람을 일으킬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바람의 세기는 선풍기들의 개별적인 세기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나' 혹은 누군가에게로 환원되지 않는 개개인이 지닌 이타성을 의도한 작품이다. 또한 작가가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온전히 스스로에게 환원되지 않는 타자성, 그 이타성과의 공존은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논의처럼 지속되는 삶 속에서 무한성으로 이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 가령「My Subsititution」에서는 작가의 숨결을 머금은 유리조각들이 다양한 형상을 한 얼굴로 탄생하게 된다. 이것들을 일종의 분신으로 이해하는 작가에게 있어서 각각의 유리 얼굴은 작가이자 타자인 이중의 관계 속에 놓이게 된다. 레비나스가 출산에 대해 논의한 대목들을 빗대어보면, 부모에게 있어서 아이란 '나'이면서도 '타인'인 존재이다. 자식이란 온전히 지배할 수 없는 존재로 나아간다. 따라서 이러한 관계는 예측 불가능한 타자의 세계이자 미래이며, 세계 저 편을 내다보게 하는 것으로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방식이 된다. 박정선의 작품들은 오롯이 그러하다. 내던져진 그의 분신들은 형식적으로는 투명하게 비치는 불완전한 실루엣으로 새로운 얼굴로 탈바꿈하게 된다. 작품에서 작가가 숨을 불어넣은 이후의 모습들은 작가의 지배를 벗어나 무한함으로 열려 있을 뿐이다. ● 또한 구체적으로 작품에서는 작가의 분신인 유리 얼굴들이 담긴 수레와 함께 핑크빛의 둥근 수조가 놓여있으며 그 안에는 작가를 둘러싼 일상의 소재들이 가득 들어차있다. 작가의 세계를 고스란히 옮긴 것처럼 보이는 수조 속에는 점차 유리 얼굴에서 쏟아지는 물들이 개입할 것이다. 이것은 단적으로 나의 의식을 동요시키는 타자와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나아가 작가의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응축의 지점들이 타자에 의해 형성된 수면 위에 구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 작가는 단순한 사물에 분명 '숨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작가가 점유한 몫은 거기까지이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내딛는 한 발이 미래에 대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 무한성 속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이 우리의 현실인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생명을 얻은 사물은 단지 불확정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지속하며 삶의 역리를 내보이고 있을 뿐이다. ■ 함선미

박정선_1+1+1+1=1_선풍기 4개_가변설치_2014

주변의 많은 사물들과 다르지 않은 하나의 오브제(a thing, an object)인 'A'는 주어진 환경(surrounding)안에서 다른 사물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하고 있다. 사물 혹은 공간과의 만남의 상황(circumstances)에 따라 'A(a thing, an object)'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또 'A(a thing, an object)' 또한 상대에게 영향을 가한다. 'A'와 '다른 상대'의 마주침이 서로를 변화된 상태로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변화의 상황들은 상대적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일련의 순간들은 모두 결과적인 형태이나 모습이 아닌 과정의 일부로서만 존재한다. ● 이때의 'A'는 작가 자신이며, 신체가 경험하는 물리적인 감각들과 함께 감정의 순간들을 공존하는 사물들에 이입함으로서 이러한 과정의 상황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자 한다. ■ 박정선

Vol.20140421e | 박정선展 / PARKJUNGSUN / 朴貞宣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