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 없는 집

2014_0417 ▶ 2014_051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4_0419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류혜민_박명순_박지오_배윤정_서성훈 오정향_윤현경_장하윤_전동진_한유민_진은주 건축그룹 늘솜(김맹걸_김선현_김충현_한수정)

후원 / 대구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 BOLUS 기획 / Group BOLUS(박상언_배윤정_오정향_장하윤_한유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 22길 31-12 제 1전시실 Tel. +82.53.803.6251~7 www.daeguartfactory.kr

대구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로 구성된 예술가 그룹 '보루스(BOLUS)'는 회화, 설치, 영상, 사진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를 받지 않고 경계와 제한을 넘어 실험적인 작품을 보여주는 복합예술그룹이다. ● '터무니없는 집' 프로젝트는 2014년에 보루스가 진행하는 기획전시로 생활공간인 집을 미술관으로 옮겨 오는 기획전이다. 집이라는 일상의 공간을 예술의 공간에 옮겨오면서 작가의 작품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미술작품을 관조적 관점에서 감상하는 것이 아닌 체험하고 경험하는 형태의 작품으로 변화시킨다. 예술의 공간으로 변화된 일상의 공간을 관람객이 체험하게 함으로써 예술과 삶, 예술과 일상의 관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삶 안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일상의 공간 안에서 예술이 생활과 함께 숨 쉴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삶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빠질 수 없는 공간인 '집'을 모티브로 삶과 예술의 일치를 추구한다. ● 이번 '터무니없는 집' 프로젝트는 소통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구성된다. 집이라는 일상의 공간에 예술이 도입되면서 작가가 구현하고자 하는 작품세계와 집의 소통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하나의 지향점이고, 또 다른 소통의 작업은 건축과 미술이 협업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집'이라는 주제로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작가 고유의 작품이 가진 색깔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집이라는 공간에 최적화된 포맷과 의미를 전달한다. 건축학도와의 콜라보레이션를 통해 집의 외관을 구성한다. 세상에는 여러 집이 존재한다. 각각의 집은 그것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모양과 설계가 달라진다. 이번 '터무니없는 집' 프로젝트는 작가 각자가 구현하고자하는 집의 이미지를 건축학도가 수합하고 재해석 하여 집을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집은 건축학도의 설계를 통해 외관을 만들고 그 내부를 시각예술가의 작품으로 채운다. 건축가의 시각과 미술가의 시각은 매우 다르지만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하나의 '집'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실제 생활의 공간을 만드는 건축이 바라보는 집과 예술작품을 만드는 미술가의 관점이 투영된 '집'의 이미지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 ■

류혜민_NO.7_디지털 C 프린트_101×130cm_2013 박명순_자연으로부터_실크에 C 프린트_38×57cm_2013 박지오_안전지대_디지털 C 프린트_45×66cm_2013 배윤정_집, 또다른 공간으로_영상설치_가변크기_2014

집, 삶을 회복하는 여기 ● 삶의 내밀한 흔적이 담긴 집은 이질적인 시간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우리를 둘러싼 문화적,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 조건들 속에서 형성된 시간들이 공간으로 치환되면서 집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장소가 된다. 보루스(BOLUS)는 대구의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회화와 설치, 영상, 사진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됨 없이 실험적인 작업을 추구하여 결성된 그룹이다. 이들은 삶과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영역을 제한하거나 장르의 순수성만을 추구하기보다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경계를 흐트러뜨림으로써 관객과 소통하려 한다. 보루스의 자체 기획전시인 『터무니없는 집』은 일상적 공간인 집을 소재로 하여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장이다. 『터무니없는 집』에서 작가들은 건축학도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건축과의 유기적인 관계의 틀 속에서 협업의 형태를 실험하는 가운데 집에 대한 작가들 각자의 해석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고 있다. 집은 우리의 존재 의미를 묻는 공간이며, 삶의 조건들을 드러내는 장소이고, 일상의 삶으로부터 또 다른 세계를 추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보루스가 예술에서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앞세우는 유희는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에 편입시키려는 기획을 무화시키고 생활세계를 회복하기 위한 틈을 마련하는 형식이다. 가다머에게 있어서 놀이는 예술작품 자체의 존재방식이며 연기자와 관객의 구별이 지양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유희를 통해 일상과 소통하려는 보루스의 관심은 일상에 자리한 우리의 삶이 온전한가라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생활세계가 자본 증식의 구도에 잠식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그에 대한 치유 또는 가능세계에 대한 구상과 연결된다.

서성훈_윗집 시끄럽네_디지털 C 프린트_가변설치_2012 오정향_부유하는, 떠도는_단채널 비디오, 영상설치_가변크기_2013~4 윤현경_상자도깨비_인쇄물_10×10×10cm_2013 장하윤_밤의정원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집 - 존재 의미로 열린 공간 ● 공간은 의미의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집은 개인이 거주하는 개인적인 장소인 동시에 사회와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가 삶의 변화와 존재론적 전환을 경험하는 곳이다. 이런 의미에서 집은 공간을 점유하여 구축한 물리적 대상이기도 하지만 거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의미가 구축되는 의미체이기도 하다. 류혜민에게 방은 타인에게 드러낼 수 없는 고민과 불안을 담고 있는 사적인 공간이다. 류혜민은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마음만큼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방안 풍경을 사진으로 포착한다. 단조로운 그 '감춤'의 공간은 드러나지 않음으로 누구나의 공간으로 열려있기도 하다. 장하윤은 종이로 집을 만들고 그 안에 등을 설치한다. 텅 빈 종이 집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은 공허하고 허약한 모습을 가리고 살아가는 도시의 존재들을 떠올리게 한다. 「인공건축-종이집」에서 빽빽이 늘어선 집들은 도시의 고독한 군상들처럼 자기만의 희미한 불빛을 밝히고 차단된 공간에 자리한다. 하지만 박상언에게 집은 밖과 단절되지 않는다. 그에게 밖은 개별적인 공간 속에 자리한 타자의 공간이 아니라 자연이다. 「창-안과 밖, 그 사이」에서 작가는 벽의 일부인 사이 공간에 자연 이미지를 담은 평면을 설치하고 이 사이공간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순환하는 관계망'을 회복하고자 한다. 집은 벽으로 자연과 경계를 짓기도 하지만 창을 통해 집안에 자리한 주체를 밖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밖을 안으로 끌어오기도 한다. 집은 이들에게 집과 함께 삶을 영위하는 자연의 일부로서의 존재로, 고독한 도시의 군중으로, 스스로를 끝없이 감추면서도 드러나려는 존재로 있게 한다.

진은주_Dreams in reality-2_sibatool_혼합재료_150×350×45cm_2013 한유민_진심어린 의사소통과 새밀한 감정의 교감이 필요해_캔버스에 유채_112×145cm_2013 전동진_Aggregation-집적_종이에 펜_9000×140cm_2013

집 - 삶을 드러내는 장소 ● 집은 생활 세계에 처한 개체의 상황을 드러내는 곳이며 그들의 욕구가 반영된 곳이다. 우리는 빈 공간에 지표를 설정하는 추상적 활동을 통해 공간을 점유하기도 하고 몸의 감각에 와 닿는 구조물을 구축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삶에 직결될 때 장소는 시각적 지표인 사이트의 개념을 넘어 삶에서의 경험과 역사적, 개인적 정체성의 터전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구조물 또는 경계 짓기를 통하여 확보되는 사적인 공간인 집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의 보호와 안정적인 기틀을 마련하고자 데서 이루어진다. 박지오에게 집은 개인의 일상, 개인적 욕망의 표출이 보장되는 안전지대로서의 의미체가 된다. 「안전보호구역」에서 사진속의 인물은 안전지대를 나타내는 표지로 경계를 만들고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개인적 욕구를 실현하는 공간을 마련한다. 공간은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지 않는다. 도로 옆 잔디밭이 잠자는 곳이 되기도 하고 놀이공원이 책을 읽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공적인 공간은 안전한 욕구 표출을 위한 사적인 공간으로 변환되고 표지에 의해 사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된다. 하지만 전동진「집적」에게 집은 공간에 추상적인 줄긋기를 통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서 집은 몸의 활동이다. 통계 수치로 나타나는 추상적인 세계 너머에서 이루어지는 노고어린 시간의 집적을 작가는 동전을 쌓는 행위를 통해 보여준다. 집을 장만하기 위해 걸린 시간, 비용 등을 통계수치로 기록한 조사 자료를 제시하는 아카이브적인 접근과 동전 쌓기라는 은유적 표현을 중첩시켜 현실의 문제로 다룬다. 오정향과 배윤정에게 집은 안락함이나 안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꿈꾸는 집의 의미가 상실된 공간을 그려낸다. 오정향의 영상설치 「부유하는, 떠도는」은 방안을 떠도는 집기들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나타낸다. 한 곳에 정착하기 어려운 현대인의 삶의 조건은 방안에 있는 사물들에 의해 은유된다. 안정된 하나의 일자리를 지키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안정과 휴식의 공간을 의미하는 집은 없다.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떠도는 삶만이 있다. 배윤정은 영상설치 「집, 또 다른 공간으로」에서 무너져 내릴 듯 기울어진 집의 구조물 위로 투사되는 영상매핑을 통해 삶의 허구와 진실 사이의 혼돈 속에 자리한 부조리한 삶을 표현하려한다. 「윗집 시끄럽네」는 집 외부에서 발생한 소음을 집안에 있는 사물의 흔들림으로 시각화한 서성훈의 작업으로 청각적인 것을 시각적인 것을 돌려놓음으로써 익숙한 감각의 자리를 흔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낯섦에서 우리의 공간 깊숙이 들어와 우리의 삶과 함께 하는 타자의 욕망을 드러낸다. 소리는 타자의 욕망을 담고 있다. 우리의 공간, 우리의 세계를 흔드는 것이 부조리한 상황일 수도 있고 타자의 욕망일 수도 있다. 흔들리는 사물들처럼 타자의 무한 욕망은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다.

건축그룹 늘솜(김맹걸, 김선현, 김충현, 한수정)_터무니 없는 집 설계_종이_가변설치_2014

집 - 꿈과 환상, 소망의 세계 ● 집은 외부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삶의 현장인 동시에 욕망 투쟁의 장으로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물질적인 것과 함께 추상적 실체를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마련하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다. 주체는 집에서 자아의 동일성을 확인하고 안정을 얻고자 할 뿐만 아니라 열린 미래의 지평에서 주어진 상황을 재해석함으로써 세계를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가능성의 세계를 열기위해, 자신을 소외시키는 삶의 조건으로부터 본래적 삶이 살아 있는 생활세계를 회복하기 위해 상상과 꿈은 작동한다. 일상의 반복적인 메커니즘으로부터 자신을 돌이켜 새로운 세계를 그려내기 위해 상상적 유희는 자리한다. 윤현경 은 집안의 집기들을 접합시켜 새로운 형상들을 만들어 낸다. 윤현경의 하이브리드 세계는 고정된 실체에 매이지 않고 공간과 형태를 따라 무한히 기능을 바꾸는 생명체로서의 집을 이미지화한다. 진은주는 자신의 꿈을 시각화하여 표현한다. 집은 꿈의 세계를 펼치는 곳이다. 자연의 품과 같은 편안함, 휴식, 평온함으로서의 집에 대한 꿈은 현실 공간에서의 결여에서 오는 소망이고 미래를 위해 유보하는 오늘의 상실에서 오는 몸짓이다. 그런가 하면 한유민에게 집은 인간이 의지하여 머무를 수 있는 성스러움의 공간이 된다. 기하학적 문양과 그의 광대 캐릭터를 이용하여 오면체의 등을 만들어 설치함으로써 신성한 존재가 깃들어 안식처로서의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한다. 이들은 푸닥거리를 하듯, 현실에 없는 세계를 쏟아내는 행위들 속에서 현실에 매몰되지 않는 힘을 그려낸다. ■ 배태주

Vol.20140420f | 터무니 없는 집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