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418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재민이_김우진_오영은 장규돈_장영원_정덕현_정혜정
주최 / 상명대학교 기획 / 장영원(gomdong80.blog.me)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페이스 제로 SPACE ZERO 서울 종로구 홍지문2길 20 상명대학교 미술가정관 1층 Tel. +82.2.2258.5162 www.sm-finearts.net
보비는 왼쪽 눈꺼풀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움직임을 잃는 병 '감금 증후군(Locked-in syndrome)'을 앓은『엘르』의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 의 이름이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줄리안 슈나벨 감독의 영화『잠수종과 나비』(2007)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영화 속 보비의 신체적 감금은 완전한 영혼의 자유로움과 대비되며, 물질적 속박을 통해 분열되는 자아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보비의 분열된 자아가 두 가지 언어체계를 가지게 되는 점이다. ● 첫 번째 언어로 '나와 타자'의 대화 혹은 기록을 위한 언어이다. 보비는 일상적인 알파벳 어순이 아닌 사용빈도가 높은 알파벳부터 내림차순으로 제작된 문자판을 통해 세상과 대화를 시도한다. 보비는 눈 커플 움직임을 통해 단어 혹은 문장의 첫 글자를 말함으로써, 타자에게 최소한의 의사 표현을 한다. 타자는 이를 통해 최대한의 가능성을 내포 하고 있는 단어 혹은 문장을 유추해낸다. 두 번째 언어는 침묵의 언어로 '나와 나의 영혼'을 위한 언어다. 갇혀진 신체 내부에서 자신의 기억과 상상을 통한 이미지들과의 영혼적 대화, 수많은 욕망의 언어들. 그러한 언어들이 유기적으로 합산과 해체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러한 보비의 두 가지 언어체계는 이번 전시 작가들이 가진 특질과 매우 유사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우진, 정덕현, 정혜정은 보비의 첫 번째 언어와 같이 사회의 구조적 언어가 아닌 자신들 각각에게 최적화된 문자판을 통해 각자의 시각과 언어로 사회를 읽어나가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게 되는 특정 공간의 사회 구조를 소재로 보편적 이슈들에 미시적 접근을 시도하기도 하고. 사회 시스템 내부에서 소모품과 동일시되는 노동하는 인간군상 대한 서사의 과정을 보여주거나.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질서와 사회 시스템의 표면아래 생겨나는 균열들을 발견하고 탐색하기도 한다. 이들은 보비가 문자판을 통해 '눈'으로 텍스트를 쓰고 눈 깜박임을 통해 최소한의 규칙아래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려는 것처럼. 지적인 동시에 육체적 행위를 수반하고 있다. ● 김재민이, 오영은, 장규돈, 장영원은 보비의 두 번째 언어와 같이 자신의 기억과 상상에 의지해 자신의 욕망을 내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외부의 자극을 통해 내면의 경련과 같은 반응을 보이거나. 공포, 불안, 혼돈과 좌절의 기억들이 내부에서 발화되어 조형언어로 쓰인다. 그렇기에 이들의 언어는 말이나 몸짓처럼 즉각적인 성격이 아니라, 감정이나 무의식같이 내면을 응시하면서 형성되는 탈 신체적 성격의 언어다.. 보비는 자신의 두 번째 언어 체계 안에서 타자와 자신을 동일시하기도 하고 자신의 욕망에 다가서기도 한다. 또한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내기도 하며 공간 사이를 부유하기도 한다. 4인의 작가들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여 자신들의 창조적 언어를 만들어 내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7인의 작가들은 매체적인 동일성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공통의 정서는 자신의 삶을 동반하여 바라보는 예술적 지향점의 뚜렷함에 있다. 자신들의 삶. 그것이 장소, 공간, 내면의 어느 지점에서부터 촉발되었든지 그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출발점과 접근법이 다른 만큼 물리적 공통점은 찾아보기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이번 기획전시『보비의 언어』는 영화의 주인공 보비의 언어체계를 통해 각 작가들을 구분 지으려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내어 반성적 기회를 제공하는 장의 역할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보비의 언어들이 그의 삶과 연관 되어진 것처럼, 동시대 작가들의 현대 미술 안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태도가 자신의 삶과 함께 이야기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는 제안이다. 그러므로 이번 기획전시는 우리의 삶이 작품을 통해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삶의 태도의 결과가 어떠한 언어로 의미화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 이다. ■ 장영원
Vol.20140419e | 보비의 언어 Bauby's languag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