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샘표식품 주식회사 기획 / 양옥금
관람시간 / 10:00am~05:30pm / 주말,공휴일 휴관
샘표스페이스 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디자인은 그것이 지닌, 혹은 갖추어야 할 기능과 실용성, 그리고 조형미를 넘어선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함으로써 예술과 동행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해 왔다. 『사물의 시, 일상의 노래』에서는 아트 퍼니쳐, 조명, 조형물뿐만 아니라 공간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디자인그룹 모노컴플렉스monocomplex와 사진과 설치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작가 김시연 작품을 통해 디자인과 순수미술, 두 장르 간의 크로스오버를 보여주고자 한다.
김시연은 2004년 개인전『우울증에 걸린 집』을 시작으로 최근작「살림 Houseware」시리즈까지 일관되게 소모되거나 섬약한 일상의 오브제들을 소재로 상처받기 쉬운vulnerable 인간의 존재감과 불안, 그리고 고독들을 함축적이며 서정적인 이미지의 작업들로 보여주었다. 색이 극도로 절제된 그의 사진 속에는 낯익은 공간에 자리잡은 사물들이 때때로 가변적인 조형물이 되거나, 공간의 일부가 되는 장면들을 연출한다.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이 무작위적이며 우연한 만남처럼 보이는 이 장면은 작가의 숙고와 치밀한 선별의 과정을 거쳐 선택된 물건들이 세심하게 조합되어 만들어진 결과이다. ● 일상의 소소한 사물들이 맞닿아 불안한 균형을 이루는, 그래서 외부의 미약한 힘에도 언제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작가의 일시적인 조형물은 흡사 "삶이라는 강" 위에 걸쳐진 가늘고 긴 외줄 위를 홀로 걸어가는 곡예사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보편적인 감성으로 확장되는 김시연의 작업 속에는 끊임없이 타자와 교감을 갈망함에도 자기방어를 위한 벽을 세워두는 현대인들의 아이러니가 은유적으로 담겨있다.
모노컴플렉스는 "단순한 것이 가장 다양한 것이다"라는 컨셉으로 조장원, 박현우, 황은상, 김태민 4인의 디자이너가 팀을 이루어 결성한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디자인의 다양한 영역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이들은 각 멤버의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통합된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취한다. "디자인은 생활 속에서 태어나는 감수성이다"는 말처럼 이들의 작업 역시 사람과 사물,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비롯된 삶의 복합적인 요소들을 다양한 소재와 실험을 통하여 디자인에 반영한다. ● 모노컴플렉스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마이클 잭슨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한「린앤빌 Lean&Billie」은 'Billie Jean'과 'Smooth Criminal'속 춤 동작인 'Lean'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잭슨이 춤을 출 때 썼던 검은 모자와 마법처럼 기울어졌던 강렬했던 춤동작은 디자인의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로서 모노컴플렉스의 위트와 유머를 보여준다. 견고한 직선미 속에 색의 경쾌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소파「브릭 Brique」은 겹겹이 쌓인 벽돌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소파와 스툴의 상단 쿠션은 상호 교체가 가능하여 사용자에게 기호와 취향에 따른 선택과 변형의 즐거움을 준다. 공예적 디테일과 심플한 구조가 돋보이는「UCCELLO Table & Lamp」는 소설 파랑새에서 영감을 받았다. 주물과 왁스카빙의 섬세한 수공작업을 통해 오브제로 탄생된 새가 나뭇가지를 연상시키는 프레임 위에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독서를 하고 차를 마신다면 디자인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이들의 감성이 전해올 것이다.
데얀 수직은『사물의 언어』에서 "예술이 언어를 창조하면 디자인은 그 언어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이 김시연과 모노컴플렉스 작업에서 공유할 수 있는 키워드라면 김시연의 작품은 일상의 사물들을 엮어 세공하듯 정교하게 써 내려간 한편의 시가 되고, 모노컴플렉스의 디자인은 익숙한 사물들을 미지화하고 영민하게 재해석하여 지은 일상의 노래가 된다. ■ 양옥금
Vol.20140414b | 사물의 시, 일상의 노래-모노컴플렉스_김시연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