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THE WORLD

주세균展 / JUSEKYUN / 朱世均 / installation   2014_0404 ▶ 2014_0503 / 일,공휴일 휴관

주세균_Tracing Drawing 68_도자기에 연필드로잉_44.5×25×25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826b | 주세균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404_금요일_06:00pm

스튜디오 M17 3기 입주작가 릴레이개인展 2 STUDIO M17 3rd Resident Artists' Exhibition Relay 2nd

후원 / ㈜코리아센터닷컴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Makeshop Art Space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500-14번지 Tel. +070.7596.2500 blog.naver.com/makeartspace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주세균의 『WHEEL THE WORLD』전에 부쳐 ● 주세균은 시각예술에서 모방과 변형의 본질적 표현과 인식의 관계를 다양한 매체로 실험해왔다. 만국기, 세계지도, 무궁화, 달 항아리 등의 기존에 존재하는 익숙한 이미지의 재현을 통해 그는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기억 사이의 경계를 사유케 한다. 그를 널리 알린 이 모래 설치 작업들은 초기작 「Black Book」(2008), 「My Cupboard」(2008), 「Opaque Book」(2009) 등과 이번 『WHEEL THE WORLD』(2014.04.04-05.03,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전의 「Tracing drawing series」, 「Text jar series」 사이에 제작된 것들이다. 그의 작품들이 널리 주목 받게 된 것은 어떤 재료를 사용하던 간에 익숙한 사실 이미지와 빗나간 실체적 기억의 위트있는 비틀림에 있다. 이 같은 작가의 독특한 조형어법은 인간의 지각과 기억 그리고 재현이 다층적 관계성과 이에 개입하는 시간과 반복 그리고 물질성에 대한 충분한 숙고에서 기인한 것이다. ●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Tracing drawing series」과 「Text jar series」는 2012년 「Moon Jar」로 시작된 기(器) 작업들로부터 확장된 것이라는 데 공통된 특징이 있다. 작가에게 기(器)를 만드는 행위로서 물레작업은 스스로 현실에서 경험하는 균형에 대한 요구와 실천에 대한 체험적 과정이다. 동시대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의미의 모호함이나 기준의 불명확성"이 특징인 시대이다. 작가에 따르면 이 같은 시대적 지평을 구조화하는 행위가 바로 물레작업이라는 것이다. 이전의 모래 설치작업에서 만다라를 형상화하는 수도승처럼 쭈그려 앉아 이미지를 재현했던 행위와도 같이 물레를 차는 일은 반복되는 회전력에 따라 균형을 맞추는 또 다른 형태의 수행인지도 모른다. 거의 동일한 속도로 이전 순간의 기억이 다음 순간에 의해 덧씌워지며,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얽히고 그 간극마저 사라져 하나의 기형(器型)으로 완결된다. 그렇게 기인한 도자기들은 각각 다른 방식의 작업들로 구조화된다. 즉, 「Tracing drawing series」는 기억과 이미지의 재현적 관계성으로, 「Text jar series」는 텍스트의 이미지 형상화로 다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주세균_Tracing Drawing 133_도자기에 연필드로잉_42×32×24cm_2013
주세균_Tracing Drawing 1060_도자기에 연필드로잉_34×18×18cm_2013

「Tracing drawing series」, 기억과 이미지 재현의 간극 ● "지금으로서는 보는 자가 보이는 것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자신이 보이는 것에 의해 소유될 때에만, 자신이 보이는 것에 속할 때에만, 자신이 원칙적으로 시선과 사물들의 접속(articulation)에 의해 지시된 바에 따라, 보이는 것들 가운데 하나인 자신이 기이한 역전에 의해, 보이는 것들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질 때만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모리스 메를로-퐁티, 남수인 최의영 옮김, "얽힘-교차",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동문선, 2004, 191면) ● 작가는 「Tracing drawing series」를 세라믹 위에 연필로 국보와 보물 도자기의 이미지를 옮기는 작업이라고 한다. 이는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물레를 차서 도자기를 만들고 이 위에 드로잉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희미한 기억의 파편들처럼 백색의 도자기 위에 연필 드로잉을 만나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단서라서 무엇보다 친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로잉들은 모두 재현된 형상성과 이미지의 의도적 불완전성에 놓여있다. 예컨대 국보나 보물 도자기 표현의 이미지는 19세기이전 한국의 시공(時空)과 21세기 지금, 여기의 재현의 얽힘과 교차가 구조화된 것이다. 과거 언젠가 보았던 기억 속의 이미지처럼, 일부는 정확히 다른 일부는 텅 비어 있거나 다른 맥락의 이미지가 제시된다. 결과적으로 핀트가 맞지 않은 판화작업처럼 미숙하거나 미완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이미지 재현은 인식과 기억 사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간극을 구체화하여 보여준다. 앙리 베르그송이 『물질과 기억』에서 "기억이 과거의 이미지로부터 계속되는 것을 전제할 때, 기억 이미지들은 현재의 지각과 혼합되거나 그것을 대신한다."고 한 것과 같이 그의 작업 역시 이미지와 지각 그리고 재현의 그 혼성적 과정을 보여준다.

주세균_Tracing Drawing 1422-a_도자기에 연필드로잉_34×25×25cm_2012
주세균_Text Jar Series #1(SEESAW), Text Jar Series #1을 위한 드로잉_백자 산화소성_가변설치_2014

「Text jar series」 , 문자가 녹아 든 이미지 형상화 ● 「Tracing drawing series」가 이미지 드로잉을 통해 재현의 간극을 드러낸다면, 「Text jar series」는 텍스트를 녹여낸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정한 영어 문구의 낱 글자에 회전을 주어 이미지화 하고 이를 입체적인 항아리로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 과정을 "단편적인 텍스트의 이미지는 물레에서 일어나는 원운동으로 환의 그릇이 되는데, 이는 수많은 단편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텍스트의 궤적 혹은 생각의 궤적과도 같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물질과 생각의 운동과정이 혼성적으로 결합된 오브제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텍스트의 선정은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 작가는 두 개의 텍스트를 선정하였는데, "seasaw" . "Cut the living child in two and give half to one and half to the other."가 그것이다. 첫 번째 "시소(seasaw)"는 시소 놀이에서의 힘의 균형과 보는 것과 보았던 것의 시간적 차이의 균형에 관한 반복적 인지와 체화가 압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시소"는 "거의 봤던 것과 현재의 본 것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을 의미한다. 본 것과 보는 것, 과거와 현재 등 우리의 일상은 늘 그 사이에 있다."는 작가의 생각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두 번째 텍스트는 유명한 솔로몬왕의 지혜를 보여주는 핵심적 구절이다. "Cut the living child in two and give half to one and half to the other."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부모의 마음을 알아내고자 솔로몬왕이 내린 결정은 아이를 반으로 나누라는 가장 극단적이 판결이었는데, 작가는 여기서 현명함의 선택과 결단의 상징적 행위로 수용하고 이를 사유의 과정으로 도입한 것이다. 작가는 이 판결문의 낱글자들을 회전시켜 이미지화하고 이를 다시 도자기로 오브제화하여, 궁극적으로 원래의 텍스트와 결과물 사이에서 시각적 유사성은 거의 발견할 수 없게 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지혜의 유연함과 조절 능력이 필요한 순간을 생각하며 이 텍스트를 이용하여 지혜를 담은 항아리를 만들었다."며 작업의 의도를 밝혔다. ● 이처럼 작가는 자신의 사유와 시각적 행위를 혼성적으로 재현 또는 오브제화는 작업을 통해 작업에 내재하는 연속적인 사유과정과 물질적 형상화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기억 또는 기록으로 이어가고 있다. 대상의 인식의 문제가 대상 자체가 아니라 주체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며, 시간 역시 투사된 각도와 추이에 의해 절대적 관점은 지속적으로 연기되는 것일 뿐이다. 다만 늘 그 선택과 행위의 순간에서의 관계망에 의해 의미와 위치를 인지하고 확장하는 것임을 확인하게 한다. ■ 박남희

주세균_Text Jar Series #2(Cut the living child in two and give half to one and half to the other)_ 흑토산화소성_가변설치_2014
주세균_무제 1-1, 1-2_상감백자, 거울_가변설치_2014

STUDIO M17 3rd Resident Artists' Exhibition Relay ● 복합문화예술공간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에서 운영하는 Artist in Residence Program-STUDIO M17은 입주작가의 활발한 활동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자립적 활동에 도움이 되는 미술계 네트웍 확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공모를 통해 선발된 3기 입주작가-안정주, 이윤성, 정세인, 주세균-들은 지난 해 하반기 작품의 성향에 따라 평론가와의 일대일 매칭을 시작으로 1박 2일 간의 첫 만남을 가졌으며, 현재 진행 중인 작업과 계획하고 있는 전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전시까지의 기간 동안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작가는 작품의 이론적 기초와 완성도 있는 전시구성을 계획 할 수 있었으며, 평론가는 장기간에 걸쳐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작가와의 교류를 통해 작가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보다 심도 있는 평론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스튜디오 M17의 매칭프로그램과 병행하여 진행되는 입주작가 릴레이개인전은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며 작품의 이론적 배경과 간과할 수 있었던 요소들을 되짚어 봄으로서 순수 예술 전시 본연의 모습을 염두하고 그 구성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이 과정을 통해 평론가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서 비평이 인쇄물의 한 부분이 아닌 비평의 적극적 역할 수행과 이를 통한 비평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의 의도가 스며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Artist Residency-STUDIO M17의 매칭프로그램이 작가에게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장기간의 비평가와의 호흡이 전시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였는지에 대한 결과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입주작가 릴레이개인전은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4명의 작가가 연이어 선보이게 될 이번 3기 입주작가들의 릴레이전시에서 '파주'라는 특히 '출판도시'라는 특화되고 낯선 환경이 이들에게 미친 직∙간접적인 영향이 어떠한 모습으로 구현되어 관람객에게 다가설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젊고 유망한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3기 입주작가들의 예술적 열정과 에너지가 전이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 김동섭

Vol.20140404c | 주세균展 / JUSEKYUN / 朱世均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