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마로니에 다방展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322_토요일_05:30pm
참여작가 마로니에 다방 설치 / 박유미_김동훈_박하연 다방 서사_예술가의 대화 / 프로젝트 날로(김건우_김태훈_송우찬_황희수)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적극 외)_팀 느슨한 사이(김모은_유은지) 극단 탐구생활(김태희_최시몬)_극단 라나앤레오(김사빈_우상전_진종민)
다방연회 / 2014_0425_금요일_07:30pm_마로니에공원 다방아카이브 / 2014_0322 ▶ 2014_0425 장소 / 아르코 아카이브 센터(아르코 미술관 2층) 서울연극센터 1층 정보교류관
기획 / 마로니에 다방 프로젝트팀(김동훈_박유미_박하연)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마로니에 공원 MARONIE PARK 서울 종로구 대학로8길 1(동숭동 1-121번지)
경성제국대학, 서울대 문리대학 캠퍼스, 문예회관 앞마당, 문화 예술의 거리. 모두 동숭동 1-121번지 마로니에 공원을 지칭한다. 그 곳에는 어둠 속에서 청춘을 견디던 젊은이들이 있었고 휘몰아치는 세태 속에서 예술과 지성을 붙잡던 예술가들이 있었으며 거리 위에서 젊음과 자유를 발산하던 군중도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건너 많은 이야기를 품은 채, 마로니에 공원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대학로는 명실공이 우리나라 공연예술문화의 중심지이다. 대학로에는 현재 약 150여개의 공연장이 밀집되어 있는 동시에 16개 대학의 공연예술학부 혹은 공연예술센터가 존재한다. 한 해에 600편이 넘는 작품이 대학로에서 공연되며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대학로를 찾는다. 대학로가 이토록 강력한 공연예술문화의 거점으로 자리하기 까지는 연극의 힘이 지대하다. 대학로하면 연극, 연극하면 대학로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학로는 연극의 중심지이자 대명사이다. 대학로가 곧 연극이며 연극이 곧 대학로인 셈이다. ● 그러한 대학로에 가장 넓게 자리하고 있는 공공 영역이 바로 마로니에 공원이다. 마로니에 공원은 대학로로 입성하는 첫 번째 관문이자, 상징이다. 대학로가 청년 엘리트의 지성이 꽃 피던 캠퍼스에서 예술의 근거지로, 시대적 목소리와 젊음의 기운이 공존했던 공간에서 공연 문화의 집결지로 의미를 변모해왔다면 그 흐름의 중심에는 항상 마로니에 공원이 있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학로가 걸어온 행보 위에서 마로니에 공원도 함께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로니에 공원을 채우던 연극의 향취를 기억한다. 줄지어 붙어있는 연극 포스터를 따라 가면 이내 마로니에 공원이었다. 공원 입구의 사랑티켓 박스 앞에는 어떤 연극을 볼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항상 길게 늘어서 있었다. 드디어 대학로에 왔음을 실감하게 하는 공원의 야외 공연들이 흥을 돋우었고 이따금씩 거리 홍보를 나온 배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렇게 연극의 메카-대학로의 얼굴이 되어 왔던 마로니에 공원이 2013년 그 모습을 탈바꿈했다. 36년만이었다. ● 지난 2013년 9월 말, 마로니에 공원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재개장되었다. 시민을 위한 공원,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빈 공간, 자유로운 공공 영역을 추구하며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연극의 향기가 가득하던 마로니에 공원의 풍경을 기억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그동안 마로니에 공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왔던 예술가들도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에 대해서는 반신반의이다. 이전의 마로니에 공원이 오랜 시간동안 대학로와 함께 기억을 축적해온 것처럼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이 나름의 의미를 만들어가기까지는 아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로니에 공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으려면 시민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이용하여 공원에 흔적을 새기고 공원이 대학로의 정서를 품어야 한다.
프로젝트『마로니에 다방』은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어떠한 정서를 지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마로니에 공원은 누구를 위한 공간이어야 하며 무엇을 위한 공간이어야 하는가. ● 마로니에 공원은 대학로의 역사, 문화, 예술이 집적되어 있는 곳이다. 연극의 향기가 서려있던 곳이다. 낯설기만 한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에 다시금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이 사실을 다시금 기억해야 한다. 비워진 공원에는 이야기를 채워 넣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마로니에 다방』에서는 마로니에 공원을 예술을 위한 공간이자 누구나 쉽고 즐겁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예술가의 대화가 가득하고 예술적 정서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특히 대학로의 정체성을 일구어 온 공연예술, 연극에 집중하여 그 정서가 스미도록 할 것이다. 마로니에 공원이 연극인의 응접실이 되고 그들의 대화를 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연극인의 이야기와 대학로의 정취로 가득한 공간을 지향한다. 또한 그 분위기를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매력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마로니에 다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4년 3월 22일부터 4월 25일까지 마로니에 공원에 문을 열게 된 『마로니에 다방』은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이 어떠한 정체성과 방향성을 담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제안이다. 마로니에 공원의 이미지를 형성해 온 붉은 블록의 공간, 그 위에 시간과 공간 이동의 통로로 제시되는 문 프레임이 다방의 공간을 설정한다. 예술과 지성의 공간, 예술가의 대화가 흐르는 공간을 지향하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은 잠시 향수에 잠긴다.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이 꿈꾸는 공간은 바로 '다방'이다. ● 근대적 다방 문화가 시작된 1920년대부터 다방은 문화 예술인, 지성인들과 함께 존재해 왔다. 연극인, 영화인, 소설가, 시인, 화가, 건축가 등의 이른바 문화 예술인, 당대의 지성인들은 다방에서 만나고 대화하며 교류를 가졌다. 그래서 문화 예술인이 아닌 사람이 다방에 들어간다는 것은 조금 어색하고 부끄러운 일인 동시에 문화 예술인들의 거점에 들어와 자신도 앞서나가는 지식인인양 뽐내어 보는 일이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문화가 이어지는 1970년대 후반까지도 다방은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자 사교의 장이었다. 예술가에게는 '다방 취미', '다방 풍류'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다방은 예술가들이 사색과 담소를 즐기면서 예술가적 자각을 갖게 하는 아지트로 기능하기도 했고, 그들의 창작공간이기도 했다. 다방이 곧 문화단체나 예술그룹의 탄생을 자극하는 물리적 요소가 되기도 했으며 사교를 즐기는 사랑방이자 응접실이기도 했다.
다방이 더 이상 예술가들의 상징적 공간이 아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카페에 앉아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거나 누군가와 만나고 대화한다. 다방의 의미는 퇴색했지만 그 형식은 여전히 건재하다. 대단히 공공적이면서도 사적인 장소로서 기능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개인 혹은 소그룹의 사적인 테이블 단위이기도 한 동시에 하나의 물리적 경계 안에서 다양한 타인들과의 접촉이 불가피한 공간이다. 다만 예술가들의 대화로 넘치지 않을 뿐이다. 『마로니에 다방』은 사적인 장소인 동시에 공적인 공간으로 기능하는 다방의 형식 속에 다시금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채워 넣었다. 마로니에 공원이라는 개방된 공공 영역과는 또 다른 빛과 시간이 흘러 들어가는 마로니에 다방, 그리고 그 안을 자유롭고 능청스럽게 누비는 예술가들, 지금, 바로 여기를 공유하지만 낯섦과 다름 속에서 펼쳐지는 연극인들의 이야기가 '마로니에 다방 풍류'를 만들어 낸다.
마로니에 다방을 채우는 연극인들의 이야기는 연극과 연극인, 그리고 대학로와 무관하지 않다. 그들은 마로니에 다방에서 삶과 죽음을 논하고 사랑과 절망을 논하지 않는다. 그들의 일상이자 업이자 꿈인 연극에 대해 고민(날이 갈수록 / 프로젝트 날로)하고 현 시대의 연극인으로 산다는 것(한 끝 사이/팀 느슨한 사이)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가 어떠한 고민 속에 놓여 있는지(마로니에는 통화중 / 극단 라나앤레오)를 토로한다. 대학로의 현재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그들의 대학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예매하셨어요? /극단 탐구생활)를 이야기한다. 다시금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능할 수 있는 이야기와 형식에 대해 고민(마로니에 다방과 3개의 세미나실 / 다페르튜토 스튜디오)한다. 연극 그 자체의 의미, 연극인의 삶과 직결된 이야기들이 터져 나온다. 현재를 살아가는 실로 많은 연극인들이 짊어지고 있는 이야기이고 품고 있던 감정들이 발화되고 표현되어 수신되고 공감되는 과정, 예술가의 대화가 다방의 서사를 만들어 간다. 다방을 상징하는 공간에서의 행위와 예술가의 대화는 공원이라는 공적 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전달, 소통 관계를 만든다. 그렇게 대학로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마로니에 다방에 모이고 고이다 즐거운 축제가 되는 다방 연회의 날, 다방은 마로니에 공원 전체로 확장된다. 소소하게 흐르고 전달되고 소통되던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터지고 퍼져 확산된다.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용해야 할 것인가를 연극인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며 정리해 나간다.
학로의 정서를, 연극인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개장한 마로니에 다방. 한 달여간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다방의 풍경과 분위기, 서사가 새로운 마로니에 공원에 무엇을 제안하고 심어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박유미
□ 다방서사_예술가의 대화 장소 / 마로니에 공원 내 '마로니에 다방' 「날이 갈수록」프로젝트 날로 / 2014. 3. 22, 23, 26, 27, 28 오후 6시 「마로니에 다방과 3개의 세미나실」다페르튜토 스튜디오 / 2014. 3. 30, 4. 2, 3, 4, 5 오후 7시 30분 「한 끗 사이 」팀 느슨한 사이 / 2014. 4. 11, 18, 25 오후 6시 「예매하셨어요?」극단 탐구생활 / 2014. 4. 11, 18, 25 오후 5시 30분 「마로니에는 통화중」극단 라나앤레오 / 2014. 4. 11, 18, 25 오후 7시
Vol.20140322f | 마로니에 다방 maronie daba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