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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 기획展 01
총괄 / 조두호 전시기획 / 강수민 교육기획 / 윤나리
주최,주관 / 수원미술전시관_어린이미술체험관 후원 / 수원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가능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 SUWON ART KIDS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471번지 삼성테크노파크 3층 301호 Tel. +82.31.211.0343 cafe.naver.com/suwonartkids
눈으로 넘기는 책 한 장 ● 2014년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의 첫 번째 기획전으로『오-북! O-BOOK! - 오브제 더하기 북』展이 (이하 오-북! 展) 지난 3월 5일부터 4월 25일까지 개최됐다. 북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신지영 작가의 참여로 진행된『오-북!』展은 물체를 뜻하는 오브제(Objet)와 책을 뜻하는 북(Book)을 합성한 제목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책'이라는 사물을 주제로 꾸며졌다. 전시는 하나의 사물로써 책이 가진 형태와 책을 구성하는 시각적 요소들을 북아트, 일러스트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과 함께 해온 책에 대해 생각해보고 예술적 언어로 표현된 책을 만나보는 자리로 되었다.
책은 문자나 그림의 수단으로 표현한 정신적 산물을 체계적으로 엮은 물리적 형태를 말한다. 최초의 책 형태는 '대'나 '나무조각'을 켜서 그 위에 글 내용을 쓰고 이 조각들을 끈으로 엮어서 만든 것으로 나름의 체계를 띄고 만들어졌다. 무언가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눈으로 읽을 수 있도록 엮은 '책'은 나무조각에서 얇은 종이로 현대에는 컴퓨터나 태블릿 PC에서 볼 수 있는 디지털 북으로 시대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면서 변화해 왔다.『오-북!』展은 이렇게 시대에 따라 변화한 책과 예술의 만남인 '북아트'를 접할 수 있는 전시였다. 프랑스어로 미술가의 책이라고도 해석되는 '북아트'는 현대에 들어오면서 그 개념이 확장되어 책의 형식을 취한 시각미술 작품을 총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전시는 아직은 낯선 북아트 작품들을 가깝게 만나보고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고자 했다.
『오-북!』展을 통해 신지영 작가는 책이 가진 형태와 책을 구성하는 시각적 요소들을 자르고 접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북아트 작품들로 선보였다. 책의 본질적 역할에 대해 말하고자 한 「생각 나무」, 오래된 고서(古書)의 형태를 해체한 「오브제의 파편」, 수 십장의 종이를 컷팅하고, 중첩시켜서 자연물의 형태를 표현한 「흔적」, 「돌의 흔적」등의 북아트 작품들과 꼴라주기법을 사용한 일러스트 작품 「몽상가 리돌프」, 바지를 입은 사람의 뒷모습에서 얼굴 표정을 연상한 「뜻밖의 행복」 등 3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품들은 눈으로 읽고,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책 처럼 작품 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 한켠에는 '북 코너 Book Corner'라는 작은 공간이 마렸 됐다. 전시기간 동안 이 곳에서는 모든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작가가 추천하는 북아트 서적과 그림책들을 읽을 수 있었으며, 신지영 작가가 제작한 핸드북을 직접 펼쳐보고 만지면서 전시와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그리고 3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회에 한하여 전시연계 워크숍『엄마와 아이가 함께 만드는 '팝업북' 』이 진행되었다. 워크숍은 어린이 1명과 부모님 1명이 한 팀으로 총 15개 팀 30명의 가족이 참여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가족들은 폴드폴드 이중교차라는 북아트 방식을 이용하여 책의 틀을 만들었다. 여기에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오리고 접는 팝업 방식으로 가족의 얼굴을 만들고, 그림을 그려서 작은 팝업북을 완성했다. 작은 책 속에 가족의 얼굴을 표현하면서 북아트를 체험 할 수 있던 워크숍은 북아트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참여자 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북!』展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사람과 함께 해온 책에 대해 생각해보고 목적이나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니라, 형태 자체로 하나의 시각예술 작품이 된 책을 만나 보는 자리였다. 전시를 통해 익숙했던 책이라는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었기를 바라며, 책을 눈으로 읽고 이해하듯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된 북아트 작품들의 이야기를 보고 느꼈기를 바란다. ■ 강수민
오브제의파편 - 만남 ● 잠들어 있던 책방 안의 모든 것들이 꿈을 꾸듯 되살아난다. 따듯한 온기에 길들어 무기력해진 책, 새 온기를 기다리며 숨 죽여 있어야만 했을 그간의 고독은 먼지가 되어 책 끝자락에 꼭 들러붙어 있다. 정적은 초라한 움직임에도 날선 고양이처럼 꽤나 예민해 보인다. 책방안의 모든 미생물 들은 깨어나기 시작했고, 의기소침해 있던 책들은 본능적으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만주벌판의 말발굽 소리보다 더 힘차고, 더 또렷하게 그리고 더 날카롭게 그 동안 참아 냈던 숨을 토해내며 그 들은 그렇게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 여기 있어! 또 다른 시작 ● 나는 낡은 책방안의 냄새와 뽀얀 먼지 사이로 늙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너무나 외로워 보였다. 누군가의 손길을 그리워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너를 이해하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책이란 거대한 정보의 덩어리이기도 하며 꽤나 매력적인 오브제이기도 하다. 책이라는 물성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만 그 것 또한 책무를 다하여본 책에게서만 풍겨져 나오는 에너지 이다. 바로 역사성 이란 것이다. 새하얀 종이가 누렇게 물들어 가기까지의 고뇌와 인내 그리고, 그 것들이 만들어져 제 구실을 오롯이 해내고 빛을 발하였을 그 순간, 그 시간의 끊임없는 반복적 행위 속에서 책의 역사는 좀 더 두터워 지며 좀 더 먼 세대로의 여행도 쉬이 지침 없이 숨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작업의 시작은 주인을 잃어버린 아니 버림받은 책으로부터 그려진다. 책이라는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놓아버리고 예술 표현의 도구적 형태만으로 자리하게 했다. 어떤 의미도 어떤 내용도 더하지 아니하고 사물에 대한 새로운 변형을 추구하며 본질에서 분리되어진 시각적 독립과 형태의 변화를 연구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헌 책을 수집하는 것으로 시작 될 것이며, 오래되고 낡은 것 일수록 더 좋다. 누군가의 머물렀던 시간을 형상화하는데 필요한 이미지이다. 기본적인 표현방법은 헌책을 폴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 신지영
Vol.20140302h | 신지영展 / SHINJIYONG / 申知永 / bookart.illu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