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첩된 시간, 상상의 두께

김란희展 / KIMRANHEE / 金卵熹 / painting   2014_0224 ▶ 2014_0308

김란희_그 달 아래; 나무꾼 부부가 떠난 숲_장지에 채색_80.3×65.2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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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224_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브릿지갤러리 Bridg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층 Tel. +82.2.722.5127 bridge149.blog.me

회화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작품이 생성된 문화적 맥락 속에서 느끼고 작가가 표현한 이미지를 공유하려는 시도는 매우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미술 작품의 창작은 작품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느끼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한 사회의 새로운 문화적 맥락의 형성에 기여하는 사회적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작품의 테마가 역사적 맥락 속에서 공동체의 상상력이 결집된 '설화'라고 할 때는 이러한 작품 창작과 작품의 사회적 과정이라는 상호 관계가 더욱 명료하게 드러난다.

김란희_수탉이 된 나무꾼_장지에 채색_27.7×27.7cm_2014

김란희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권의 사회에서 매우 친숙한 동물들을 테마로 하고 있다. 작품속의 동물들은 이미 설화 작품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성격과 상징성을 부여 받은 존재들이다. 더욱이 동물들을 둘러싼 상상의 세계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공동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왔고, 현대인을 삶에도 운명의 상징으로 혹은 지혜의 보고로 생존을 지속하고 있으며, 상상의 두께를 더욱 두텁게 해 주고 있다.

김란희_도시를 떠나는 시골쥐_장지에 채색_27.7×27.7cm_2014

이야기의 흐름을 절단해서 하나의 이미지로 화면에 표현하기 위해서, 작가는 전승된 집단의 상상과 피말리는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작가가 속해 있는 문화적 맥락 속에서 역사적 상상의 두께를 해부하고 상상의 근원을 탐색하고 그 결과로 새로운 상상을 역사적 과정에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야만 창작된 작품이 역사적 공동체의 상상과 지속적으로 작용하며, 동시에 현대의 문화적 맥락과도 흐름을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란희_왕을 알아본 말_장지에 채색_50×72.7cm_2014

이번 전시 작품은 동양적 상상력을 전통적인 표현 방식뿐 아니라 서양 회화의 양식을 과감히 도입하여 표현 했다는 점에서, 기존 회화의 고정 관념을 벗어나려는 작가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안료를 사용함으로서 색채 표현에서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과 조화를 이루려 시도하고 있다.

김란희_원숭이 엉덩이가 빨간 이유_장지에 채색_50×72.7cm_2014

또한 작가는 화면 구성에서 이야기 속의 동물들을 '세계 안'의 존재로 구성함으로서 동물들 각각의 존재 의미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회화 표현을 통해 존재의 의미와 이상적 정신 세계를 추구하려는 동양화의 세계관과 직결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 김영남

김란희_대감네 감나무_장지에 채색, 금분_80.3×100cm_2014

설화는 경험의 축적과 교차의 집합속에서 전승집단의 가치관 계승 및 기준제시를 통한 사회질서 유지라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설화는 구전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원본에 더해 전래의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전승자들 개인의 경험과 생각, 상상력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었고, 집단의 가치관 계승이라는 본래의 목적과 더불어 능동적인 변화가 가능해 향유자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공유가 가능하다. ● 나의 작업은 설화의 이러한 능동적 변화의 가능성과 자연스러운 공유의 측면에서 기인해 현실에 바탕을 둔 풍경과 상상을 통한 풍경을 결합한 화면구성과, 보는이의 자유로운 2차적 사유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여백운용에 초점을 두었다. 또한 '기준의 제시'라는 설화의 특성을 불교의 사경(寫經)형식에서 주로 쓰였던 감지의 형식으로 표현하였으며, 보다 유쾌하고 단순한 화법의 이미지들을 만들어 동시에 배치하므로서 조형의 균형을 이루고자 했다.

김란희_은혜 갚은 뱀_장지에 채색_50×72.7cm_2014

내용상으로는 기존의 설화가 제시하던 가치관들을 담은 설화들의 부분을 발췌하고 각각 확대, 생략,은유의 기법을 통해 이미지화함으로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치관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 김란희

Vol.20140224a | 김란희展 / KIMRANHEE / 金卵熹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