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206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 신축교사 갤러리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서울 성북구 화랑로32길 146-37 Tel. +82.(0)2.746.9670 www.facebook.com/studio.karts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비단 '이곳'만의 것이 아니겠지만..." (김준영)
전시는 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작가의 작업 공간에서 작품이 탄생하고, 한동안 그곳에 작품은 그저 존재한다.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작품은 새로운 공간을 마주하게 되고, 다른 이들의 작품과 조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시가 완성된다. 작품들은 처음 그것이 탄생한 맥락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풍경을 구성한다. '세 개의 풍경'이라는 제목 아래 진행되는 신년예술제의 두 번째 전시 '13일의 공간'은 7인의 작가들이 낯선 공간, 그리고 다른 이의 세계와 만나면서 빚어내는 새로운 에너지의 공간을 지향한다. 애초부터 우리는 단일한 주제나 기획 의도 아래 모인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더욱 각자의 작업이 발성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형성될 에너지를 기대했다. 흥미롭게도 7인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을 풀어가고 있었고,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도 달랐다. 이들은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는 일뿐만 아니라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구성원으로서 다른 이의 세계에도 시선을 던져야만 공존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전시장은 백색의 무미건조한 공간에서 조심스럽게 에너지가 생성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책상에 앉아 손에 닿는 작은 덩어리들을 끌어모아 가만히 관찰하거나 조심스레 만지고 있다." (차진아) ● "일주일의 딱 하루만 물리적인 노동작업이 가능한 상황. 매주 화요일 집 바로 위 옥상에서 작업하기로 한다." (임은빈) ● "나는 감히 들어볼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부담스러운 무게가 만들어내는 조각을 시도하려 했다." (도완영)
'세 개의 풍경'은 신년예술제로 개최되는 전시이기도 하지만, 참여 작가들의 졸업 전시이기도 하다. 졸업 전시라는 것이 그렇다.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는 순간이지만, 불안과 회한이 흐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질적인 감정과 시선이 공존하는 시간. 참여 작가들이 앞으로 수없이 반복할 전시도, 작업의 과정도 그럴 것이다. 모순과 공존, 혼성, 변화의 시간.
"내가 바라보는 현실의 공간은 익숙하고 친숙함과 동시에 낯설고 기이함을 가진다." (박해빈) ● "시작점은 기괴함과 낯선 이미지였으나 점차 삶의 환경에서 오는 자연스러움과 익숙한 기호로 변했다." (우미선)
13일이라는 시간 동안 전시장은 그렇게 다층적인 에너지가 흐르는 공간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다만, 이 공간과 시간의 기억이 누군가를 조금 다른 곳으로 옮겨놓길 기대할 뿐이다.
"물론, 여전히, 나침반도, 화살표가 그려진 지도도 없지만 나는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 (박정현) ■ 김유라
Vol.20140208b | 세 개의 풍경 2: 13일의 공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