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 [休眠] dormancy

한승희展 / HANSUNGHEE / 韓承希 / ceramic   2014_0108 ▶ 2014_0114

한승희_봄_세라믹 산화소성_지름 34×4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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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갤러리 라메르 신진작가 창작지원展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 라메르 GALLERY LAMER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Tel. +82.2.730.5454 www.gallerylamer.com

길거리 곳곳에 자리 잡은 나무들을 유심히 본적이 있는가. 그 나무들을 마주하며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나무는 토양에 뿌리를 내려 물과 양분을 흡수하여 자라난다. 나는 나무를 다시 '흙'이라는 매개를 통해 재탄생 시켜보았다. 자연 속에서 흙과 나무는 자라나고 나는 인간이라는 사회적 집단 안에서 존재한다. 나는 '나 자신'을 흙과 나무에 투영시켜, 흙으로 빚어진 나무를 통해 나의 현실적 이성과 심리적 감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작은 바람에도 흩날리는 나뭇잎들 사이로 우두커니 서있는 나무를 보며, 그 거칠고 단단한 껍질이 갈라지고 벗겨져 새롭게 순수한 새 살이 돋아나는 모습이 마치 지금 이 시간 속 나의 삶과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낀다. 나무와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 과거의 고통과 예술적 억압은 상쇄된다. 나는 이렇게 점점 치유되고 있다.

한승희_봄_세라믹 산화소성_지름 34×4cm_2013
한승희_금2-금5_세라믹 산화소성_130×38×5cm_2012
한승희_유기_세라믹 산화소성_60×180×15cm_2013
한승희_유기_세라믹 산화소성_60×180×15cm_2013_부분

휴면의 시간 속에 있는 나 자신을.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아주 조용히, 차분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또 다른 시간을 기다리듯이 이 시간을 그저 보내고 있다. 그 시간 안에 나는 마치 너무나도 고요한 무중력상태의 공간에 있듯이, 마치 일정한 이명이 들리듯 그저 차갑게 차분하게 삶을 유지시킨다. 휴면의 시간 안에서 나는 살아내는 삶의 무게를 담담히 짊어지고만 있다. 무엇하나 어디한곳에 내려놓지 못하고, 하나하나 되 내이고 기억해내기 위해 혹은 그 이상의 경지 무념무상을 위해-

한승희_휴면_세라믹 산화소성_60×200×22cm_2013
한승희_휴면_세라믹 산화소성_60×200×22cm_2013_부분

무념무상의 상태를 위해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행위를 행한다. 공허하고 비워진 마음을 위해.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갈라져버린 나의 감정을 다스리는 행위와 휴면의 시간 속에서 나 자신을 성찰하는 것을 통해- 그렇게 나의 작업은 시작되었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삶이기에 이 시간을 휴면이라 부른다. ■ 한승희

Vol.20140108c | 한승희展 / HANSUNGHEE / 韓承希 / ceramic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