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1227_금요일_06:30pm
참여작가 김형진(하루)_박다혜_박세희_박성완 서영기_양나희_이인성_이조흠_인춘교
관람시간 / 10:30am~07:30pm / 1월22일_10:30am~06:0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7-12번지 광주은행 본점 1층 Tel. +82.62.221.1807~8 blog.naver.com/glotteart
함께 살아감의 가치-롯데갤러리 연말기획『행복연가』展을 열며 ● 소외, 고독, 개인, 우울증, 강박, 소진 등의 최근의 사회 문화 저변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들을 돌이켜볼 때, 현대인의 삶 전반에 각인된 개인주의에 관해 새삼 재고하게 된다. 가족, 혹은 우리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개인주의는 지금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현명한 태도로 인식된다. 연말이 다가오고 또 새해가 밝아옴에 따라 습관처럼 각인되는 감성들, 예를 들어 소외된 이웃과 가족에게 기울여야 하는 관심과 애정 따위도 어느새 그 체감이 절실하지 않다. 신자유주의 풍조가 일으킨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 더불어 국가 부도라는 위기상황 이후 끊임없이 경제 발전을 부르짖는 사회 분위기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의미 그대로 타자로서 배척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와 함께 나름의 복지와 삶의 질까지 고려해야 상황은 우리를 다양한 형태의 욕망과 이상으로 이끈다. 속칭 88만원 세대로 지칭되는 2-30대 청년세대에서 느끼는 생의 상실감, 혹은 박탈감의 원인도 이러한 흐름과 유관할 것이다. ● 이번에 롯데갤러리에서 마련한『행복연가』展은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이다. 연말기획이라는 타이틀로 규정 짓기에는 다소 무거운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라는 여느 때보다 마음이 들썩이는 때, 정작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는 어떠한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볼까, 또한 그들이 느끼는 가족애, 공존의 가치는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아홉명의 참여작가는 나름의 시선에서 사회와 나를 연결 짓는다. 현재에 대한 해석은 이상적이기도 혹은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극단의 논리에서 지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세대에서 체득한 삶에 대한 고민들이 자연스레 작품 안에 녹아 든다. 사회 질서의 헤게모니에 의한 고립과 분열을 비롯하여, 동시대를 함께 하는 이들에 관한 애정 어린 관심이 눈에 띈다. 세대 간의 불균형 및 다양한 관계망 안에서 느끼는 삶의 본질 찾기, 때로는 자기 안으로의 진지한 고민에도 다다르는 젊은 예술가들의 서사에서 세대가 인식하는 문제의식의 추를 가늠해볼 수 있다. ● 연말연시의 부산함도 어느덧 상업 논리에 젖은 절기의 의미처럼 통속적이고 관성화되어 가는 듯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나를 비롯한 우리의 삶을, 나아가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감의 가치를 더불어 제고할 수 있다면 좋겠다. ■ 고영재
정신을 유지하는 기본단위가 정신에 자극을 주는 예술이라는 행위라면, 육체를 유지하는 기본단위는 영양소, 즉 음식일 것이다. 음식과 예술(그 가운데 회화)를 혼합함으로써 나는 나의 정체성과 나를 비롯한 동일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해 말하고 싶다. ■ 김형진
본인 작품 속에서 모노톤은 허무함과 공허함, 감정의 이중성을 상징한다. 흑백을 통한 사회 속 인물과 다양한 소재들의 사실적 재현은 현대인의 감정의 양면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작업 속 인물들은 우리 사회의 모순과 무의미한 전쟁과 테러, 소외된 계층, 고립, 분열과 같은 불편한 감정들을 드러낸다. ■ 박다혜
이 무덤의 공간은 매우 사적인 가족사로 시작한다. 나의 외숙모의 젊은날들이 고스란히 이 더미 위에 쌓여있다. 그녀의 갑작스럽게 떠난 무의식과 의식의 어느 경계 즈음의 여행은, 계획하지 않았던 나의 '이동'들과 매우 닮았다. 이 무덤은 다시 또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의 매개이며 새롭게 사는 이야기로 전환되는 게이트라 명명했다. 만물이 소생하는 2013년 1월1일 눈이 발목까지 차던 날, 이 소멸된 풍경을 찾아갔다. 그녀의 이야기가 더미에 갇힌 것이 아닌, 다시 시작되는 어느 지점을 제안하길 바랬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모두의 삶이라고 표현하고자 했다. 죽음이란 '잠시 동안' 이라는 한시적 제시어를 전달하고자, 이불을 덮은 자화상과 자연이 덮은 눈 덮인 풍경을 만나게 하였다. 이것이, 내가 제안하는 거대서사로서의 인류의 자화상인 것이다. ■ 박세희
해가 떨어진다. 서늘한 기운과 함께 몸이 움츠러든다. 오늘은 일이 길어져서 야근이다. 철문 밖 버스정거장에는 놀러 나온 아들, 딸들이 떠들썩하다. ■ 박성완
Emotional Fluid 시리즈는 그 동안의 작업과는 다르게 내가 바라보던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내 안의 모습에 집중을 해서 풀어낸 작업이다.'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향을 띠고 있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내 안의 다양한 모습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새롭게 나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 서영기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빛에는 저마다의 이름이 있고, 산등성이 마을의 창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저 아름다운 별빛이 이 세상에 닿아 밤하늘을 찬란하게 밝혀주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의 고단한 일상, 땀과 눈물, 사랑과 희망, 슬픔과 절망마저도 언젠가는 저 별에 가 닿을 수 있기를... 우리들의 사연들이 어둠에 쌓인 세상을 밝혀주는 별빛이 되기를... ■ 양나희
한 가족이 모여 아무런 대화 없이 TV를 시청하거나, 둘이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 보는 장면들은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어느새 안녕이란 물음에 나는 습관처럼 "잘 있다."라는 말로 질문을 종료시켜 버리거나"밥은 먹었니?" 라는 어머니의 질문에 역시 먹지 않았음에도 "먹었어요."라고 안심시켜버린다. 잘 있고 안정된 만큼 다른 말이 필요가 없다. 주변사람 혹은 가족들에게 대답하는 말들이 반복되다 보니 습관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고, 주변을 둘러보니 가까이 있으나 외로운 사람이 많다. 어릴 적 들었던 가난했던 시대가 만든 하룻밤 사이의 안녕과 식사하셨냐는 인사는 지금도 이어지는 반면, 삶이 나아진 만큼 그 풍요를 만들기 위해 떨어져 바쁘게 지내는 생활, 서로에 염려를 끼칠까 해서 만든 대화의 방법, 혹은 개인 스스로 해결하려 했던 수고들이 결국 함께 모인 자리의 알지 못할 낯선 기운을 형성한 것은 아닐까. 어쩜 아무 말 없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별탈이 없이 잘 지내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서로간의 배려와 행복한 모습을 위해 우리들의 소통은 어느새 점점 닫혀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의 명절 혹은, 크리스마스는 안녕하신가요? ■ 이인성
우리는 같은 인간이지만 수많은 모양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수많은 존재가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 속에 살아간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는 전혀 다른 성향의 도형이다. 그 세 가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 이조흠
선글라스와 흰색 바지, 흰색 구두, 그리고 곤색 외투를 즐겨 입던 멋쟁이 할아버지의 아내로, 5남매의 어머니로서 60여 년을 살아온 반촌댁 할머니. 대촌면 오산에서 스무살에 시집와 자식들을 서울로, 부산으로 시집 장가를 보내고 지금은 홀로 남으셨다. 나 죽은 뒤에도 일 하지 말라던 할아버지. 일 한 것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며, 일할 시간만 일하고 놀다 가자고 하셨단다. '반촌댁'이어서 나이 먹고 혼자 사는 거 같다'며 먼저 가버린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을 붉힌다. 아파트 단지를 뒤로 아직도 돌담길이 남아있는 도시 속의 시골마을에서 만난 할머니의 간절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묻어난 지나간 이야기들은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12월, 일흔 여섯 번 째 생신을 맞이하여, 며칠 뒤 떨어져 살고 있는 자식들을 만나러 가신다는 할머님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와 그리움이 보인다. 반촌댁 할머니의 행복한 노년(老年)의 삶을 기원한다. ■ 인춘교
Vol.20131224b | 행복연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