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ad equations 슬픈 방정식

aA gallery 특별 기획展   2013_1211 ▶ 2013_1228

초대일시 / 2013_1211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곽상우_김승현_심성은_오제성_정혜경

* 오프닝 와인파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에이에이 갤러리 aA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11번지 Tel. +82.2.3143.7312 www.aadesignmuseum.com

어렸을 적 상상하였던 각자의 미래는 과연 성인이 된 후에도 유지되고 있을까? 우리시대의 자화상은 매우 슬픈 방정식을 떠안고 있다. 개인의 신념과 신조를 지키기에는 현실은 금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안위를 위해 사회 구조 속으로 종속하면 우리가 꿈꿔왔던 이상향은 잊혀 지기 십상이다. 기적 같은 산업 발달, 눈부신 매체 혁명 그리고 신화 같은 의학 발달까지 우리는 풀 수 없었을 것 같았던 난관들을 해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인의 유토피아는 아직도 도래하지 않았고, 도리어 살아남기가 최우선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저마다 생존을 위한 방정식을 풀고 있다. 슬프게도 x값(미지수未知數)을 아무리 대입해도 등식은 쉽게 성립하지 않는다. ● 본 전시에 참가하는 다섯 명의 작가들은 모두 각자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슬픈 방정식에 접근한다. 순수예술에 발을 담근다는 것은 어쩌면 안정적인 삶을 포기했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따라서 그들이 작업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삶의 가치를 이해해보는 것은 의미 있을 것이다. 5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사회를 인식하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삶의 가치에 접근한다.『슬픈 방정식』展은 작가들의 다양한 인생관을 통해 삶의 보편적 가치를 전복하고, 인생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찾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곽상우_lose yourself_혼합재료_40×50×4cm_2013_부분

곽상우의 작업은 개인의 인식을 재고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는 익숙한 도상들을 활용하지만, 모두 낯선 방법으로 보여줌으로써 일반적인 인식들을 비튼다.「Lose yourself 2013」연작은 변형된 화분들을 통해 어릴 적 향수와 자유롭지 못한 현재의 삶을 잘 반영하는 작업이다.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 안락한 유년기를 보내다 성인되어 급작스럽게 마주하는 사회와 그 제도적 틀은 당혹스럽다. 작가는 성장하면서 느꼈던 혼란스러움을 기하학적 화분 틀로 재구성하여 표현한다. 그리고 그 틈새 사이로 자라난 기형적 식물을 통해 삶을 은유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식물들도 난관들을 지나 꽃을 필울 것이다.

김승현_존재의 방법2_혼합재료_60×50×50cm_2013
김승현_존재의 방법_혼합재료_150×44×440cm_2013

김승현은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와 스스로를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사회적으로 범람하는 이기적 욕망을 해소하기를 기대한다. 그는 친밀과 소원의 경계선상에 놓인 척도 '심리적 거리감'으로 인간의 심적 갈등과 마음의 병인 공허한 감성에 접근하고자 한다. 그의 설치 작업「존재의 방법2013」에서 점차 멀어지는 기차는 물리적 거리감을 나타낸다. 기차와 함께 근경에서 원경으로 바뀌는, 개인을 투영한 영상은 곧 심리적 거리감을 뜻한다. 작가는 본 작업을 통해 본인을 돌아볼 수 있는 몰입 감을 제공하고자 한다. 인간관계에서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생기는 심적 갈등으로부터 해방되어, 더 초연한 존재에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지가 작업을 통해 구연된다.

심성은_salix matsudana_혼합재료_160×40×40cm_2013
심성은_salix matsudana2_혼합재료_160×40×40cm_2013_부분

심성은은 작업에서 객체가 되가는 본인의 현실을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생존의 압박 속에서 현대인들은 타인과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과 자아상실을 경험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을 상징하는 꽃을 소재로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꽃들은 모두 뿌리가 제거되어 공중에 매달리기도 하고 바닥에 놓이기도 하며 심지어 외부적 요인(바람)에 의해 흔들리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그 꽃들은 시들어 없어질 위기에 처한다. 주체가 되지 못해 결국 부유하는 개인들의 비극적 상황을 설치 작업으로 표현한 작가는 개인의 의지와 소신을 강조한다.

오제성_Sad equations_종이에 수채_27×19cm_2013
오제성_You and me and we and everyone_종이에 수채_27×19cm_2013

오제성의 '고독'은 현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그리고 그는 그 배후를 극단적인 기회주의로써 추적한다. 그는 식민지의 트라우마로 인해 주체적 자의식이 몰락하고 광복 이후의 한국사회를 피동적 사고와 절대 고독의 범람으로 표현한다. 그 결과물을 일관된 입장을 지니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이로운 쪽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뜻하는 기회주의로써 정립한다. 작가는 성공과 물욕을 상징하는 작업들을 아카이브의 형식을 빌려와 유머러스하게 전시한다. 이러한 형식을 통하여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반추하고자 한다. 그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적 광기와 피에 찌든 삶의 역사를 끊고, 인생의 금자탑에 의미 있는 벽돌 하나를 올릴 수 있다.

정혜경_Gloomy_전구, 컬러필터, 철사_90×31×31cm_2013
정혜경_Love_전구, 컬러필터, 철사_84×31×31cm_2013
정혜경_Steely eyes_블랙 라이트, 형광안료, 철선_74×74×37cm_2013

정혜경의 작업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블랙라이트에 반응하는 형광색 선재와 어두운 배경의 대조는 환상적인 시각 유희를 불러일으킨다. 빛을 발하는 구불구불한 선재는 또한 유기적 율동감을 안겨준다. 가시적 세계에서는 만날 수 없는 그녀의 몽환적 세계는 7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LSD 정신 해방 운동을 방불케 한다. 향정신성 약물의 일종인 LSD는 인간의 직관력을 극한으로 높여 명상과 비슷한 작용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레이건 정부의 마약 퇴치 운동을 통해 구시대의 유물로써 전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정신의 해방은 매우 유요한 개념이다. 강렬한 색상의 선들에서 나타나는 그림자와 공간의 깊이감은 소실점의 방향으로 정신세계를 집중시킨다. 마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비가시적 세계 속으로의 여행은 관객들에게 정신적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 오제성

Vol.20131212g | The sad equations 슬픈 방정식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