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1212_목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아뜰리에 아키 atelier aki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685-696번지 갤러리아 포레 1층 Tel. +82.2.464.7710 www.atelieraki.com
『랩소디 인 스플래시! Rhapsody in Splash!』에서 보여지는 이윤의 작품은 기존에 선보여왔던 스플래시 시리즈(Splash series)에서 즉흥적인 드로잉의 요소들을 가미하여 더 견고하고 복잡한 조형적 구조를 지닌 작품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윤은 리듬과 같은 음악적 요소들과 예술의 조형적 언어들을 가지고 기하학적이면서 동시에 감각적인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연주곡 같은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은 캔버스 대신 알루미늄 판 위에 1차적으로 즉흥적 드로잉을 한 후에 손 바느질을 한 불규칙적인 선들과 형태들의 섬세한 오브제들을 겹겹이 구성하여 입체적인 층들의 공간 구조를 보여준다. 또한 생생한 색감과 표면의 다양한 재료적 텍스츄어, 그리고 화면 위에 쌓여진 오브제들의 두터운 양감을 통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입체적 경험의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본 전시의 타이틀인 『랩소디 인 스플래시 Rhapsody in Splash !』는서사적인성격을 띠며자유형식의 곡인 랩소디와 같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리드미컬하고 자유 분방한 조형적화면들과 공감각적 요소들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스플래시 시리즈가 찰나적이거나 짧은 연주곡이었다면 이번 전시에 「랩소디 인 스플래시!」 작품들은 음악이 지닌 시간성을 조명하여 경쾌한 합주곡을 감상하는 듯한 시지각적 화면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윤이 시도하는 회화의 가시적 요소를 즉흥적으로 이용한 유희적 탐구는 감상자의 오감을 자극하여 일상의 미적 체험을 이끌어내고자 함이다. 본 전시는 음악과 미술의 형식적 언어들이 혼재되어 장르적 크로스 컬처의 화면을 보여주는 이 윤의 작업 세계를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아뜰리에 아키
이윤의 작품은 꼼꼼한 손의 작업과 즉흥적인 액션으로 뿌려진 물감의 흔적이라는 이질적인 작업의 결과물로 드러나는 두 가지 이미지를 결합함으로써 완성된다. 원래 패션아트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는 한때 손바느질의 맛에 빠져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지금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입체적 이미지들을 제작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Splash'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철썩' 하고 뿌려진 물감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배경으로 마치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자동기술법에 의해 그려진 것같은 이미지들이 오브제의 형태로 화면 안에서 힘차게 전개되고 그러한 조형 요소들이 밝은 색으로 제시되는 모습은 전체적으로 팝아트의 쾌활함을 낳기도 한다. ● 회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캔버스의 발명 이후 수백 년간 작가들은 사각의 틀 안에 우리 삶의 유형적, 무형적 현상을 담아오는 작업을 지속하여 왔다. 경우에 따라서 둥근 형태의 캔버스나 화판이 이용되기도 하고 변형된 캔버스나 일정 크기의 캔버스를 연속적으로 이어붙여서 단순한 사각형을 벗어나는 하나의 거대화면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창작 과정에서 작가들이 마주하는 캔버스는 직사각형을 띠고 있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작가 개개인이 캔버스를 마련하기보다는 대량생산되는 공장제품에 캔버스 제작을 의존하게 되면서 일정한 규격을 갖추는 모듈화된 캔버스의 크기가 작가의 작품 구상 이전에 선행되는 창작의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는 셈인 것이다.
이윤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이러한 창작의 기본 전제를 수용하고 있지만 재현으로서의 회화가 아닌 그 자체로서 표현력을 갖는 오브제로서의 회화에 가깝게 창작해내는 이윤의 작품들은 작가의 개인적인 이력을 따라가 볼 때 비로소 충분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측면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평면작업에서 입체작업으로 작품의 영역을 확장시켜가는 것과 달리 이윤은 입체에서 평면으로 수렴되는 창작의 과정을 보여준다. 원래 바느질을 즐기던 작가는 캔버스가 없이 마치 쿠션처럼 만들어지는 다양한 모양을 가진 조형물들울 채색하고 그들을 조합하여 공간에 제시하는 입체적인 작업으로 출발하였다. 이후 작가는 이러한 입체적인 이미지를 평면에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물감의 역동적인 투척의 결과로 드러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는 Splash 형태의 이미지들을 캔버스의 바탕에 도입하여 역동적 배경과 상대적으로 섬세하고 집중을 요하는 작업의 결과물인 오브제를 한 작품 안에서 결합시키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의 성격을 진단하면서 "나는 터프하고 시원시원하지만 여성스럽고 다정함이 있으며, 덜렁거리고 귀찮음을 잘 느끼지만 집념이 강하고 의외로 부지런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 시각적 이미지가 바로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윤의 작품에서는 시각적 이미지의 경쾌한 움직임이 모종의 리듬을 낳으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내면으로부터 무의식적으로 분출되는 자연의 원형으로서의 형태를 담은 언어와 색채가 작가의 정신과 작업의 결과에 의해 감각적 실재로서 구현되는 것이다. 이것을 그린버그(Greenberg)식으로 해석해보면 이윤의 작품에는 다양한 이미지를 통한 개방적이고 명쾌한 특징이 발견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탄생된 작품 속에는 우리들의 의식의 흐름을 관통하는 시간성이나 시각을 넘어서는 복합적 감각의 동시적 발현 등이 하나로 연결되어 작품 속에 드러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을 통해 작가는 관람객과의 소통에 있어서 시각적 체험을 넘어서는 촉각과 청각적 표현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같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로 채택한 『Rhapsody in Splash』는 이런 의미에서 적절하다. 비록 짧은 기간의 활동으로 우리 미술계에 등장한 젊은 작가지만 이윤의 작품에서는 현대 미술사의 큰 흐름을 관통하는 시각과 함께 장르를 넘어서는 융합적인 예술적 감흥을 얻어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작품 내면의 랩소디 음악적 감동과 즉흥적인 경쾌함, 색채와 형태로부터 일어나는 밝고 유희적인 리듬, 그리고 이러한 감흥이 각자의 감성을 두드려 깨우는 반응 등을 통해서 묘한 조화와 활기가 주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 하계훈
Vol.20131212d | 이윤展 / Yun Lee / 李侖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