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욱展 / LIMJONGWOOK / 林鍾昱 / sculpture   2013_1209 ▶ 2013_1222

임종욱_Sea Horse_스테인레스 스틸 용접_2013

초대일시 / 2013_1209_월요일_06:00pm

화성시문화재단 동탄아트스페이스 기획展

관람시간 / 09:00am~06:00pm

동탄아트스페이스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 134 동탄복합문화센터 Tel. +82.31.8015.8100 www.hcf.or.kr

작가 임종욱은 철 용접 조각에 천착해왔다. 거칠면서도 투박한 골조에 우리가 좋아할 만한 동물의 이미지를 녹여내는 것이다. 철조의 견고함과 독특한 물성이 동물의 이미지와 만나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는 2011년부터 사실적인 표현에 입각한 작업을 계속해서 선보였고 대상은 멸종 위기의 동물을 소재로 한다. ●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의 작업 소재들과는 달리 실고기과에 속하는 해마를 집중적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육중한 무게와 크기 중심의 조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표현대상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탐구적 스탠스는 눈여겨볼 만하다. 실제 해마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해마다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동물이기에 작가의 시선은 지금까지의 작품들과 동일한 문제적 의식에서 접근한다. ● 임종욱의 작품에서 확인되는 동물은 죽어있다. 생기도 찾아볼 수 없다. 즉 작품의 깊숙한 틈새를 마주한 관객은 사실적인 재현을 주목하기 이전에 빛깔이 느껴지지 않는 싸늘한 주검을 목격하게 된다. 대상을 미적 작품으로만 인지하기에는 마음 한구석에서 일어나는 불편함을 떨칠 수 없으리라. 그것은 인간중심주의에서 자연적으로 드러나는 동물의 죽음, 희생을 의미한다. 그의 계속된 작업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숙명적 이슈를 용이하게 작품의 주된 맥락으로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의 코끼리와 코뿔소, 산양 등의 작업은 박물관에 박제화된 골동품처럼 보였다면, 해마 시리즈는 똑같은 복제품 또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약용 동물처럼 돌연변이화가 이루어진 모습이다. 따라서 작가의 상상력은 오히려 잔혹하기까지 하다.

임종욱_Sea Horse_스테인레스 스틸 용접_80×34×41cm_2013
임종욱_Sea Horse_스테인레스 스틸 용접_68×27×18cm_2013

이처럼 동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심은 각별하다. 이유는 동물이라는 소재가 사람들에게 가장 친근하고 이해가 쉬우며, 상대적으로 난해한 현대미술에 비해 긴장이 완화된 기분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역설적으로 아픈 질문들을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을 통해 현대사회의 개발과 발전 논리 속에 아픔의 까닭조차 망각하도록 내몰리는 지구 상의 약자이자 사회적 약자, 동물들의 생존 문제를 말이다.

임종욱_Sea Horse_스테인레스 스틸 용접_76×27×16cm_2013
임종욱_Sea Horse_스테인레스 스틸 용접_76×33×13cm_2013

임종욱은 이번 해마 시리즈에서도 철을 녹여 용접하고 이어붙이는 작업방식을 고수한다. 작가 스스로 철을 두드리고 뜨거운 불로 녹여 용접하는 방식은 인간이 동물의 숨통을 끊어놓고자 둔탁한 망치와 날카로운 칼로 내리치는 모습과 교차하여 상상이 되기도 한다. 그 장면에서 결코 동물의 신음을 관람객이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관심한 관람자의 눈에는 잘 다듬어진 예쁜 동물만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 소리 없는 슬픔일 것이다.

임종욱_Sea Horse_스테인레스 스틸 용접_70×70×70cm_2013

이번 전시는 작가 임종욱이 철이라는 재료를 강하고 부드럽게 다루는 작업방식뿐만 아니라, 현재 사회 현상을 작업 주제로 채택하고 그것에 더욱 폭넓은 관점으로 접근하며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현실을 노골적으로 고발하는 방식은 아니다. 작품에 복잡한 내러티브도, 자극적인 이미지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주제를 전달하지 않아도 미시적 관점에서 제시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는 작가의 작업이 앞으로 좀 더 확장된 시각에서 현실을 냉철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론으로 진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스케일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관람자는 불편한 무게를 자연스레 느끼고 그 실체를 직접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조민우

Vol.20131209b | 임종욱展 / LIMJONGWOOK / 林鍾昱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