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_차가운 거리두기

정세원展 / JUNGSEWON / 鄭世媛 / painting   2013_1202 ▶ 2013_1230 / 주말,공휴일 휴관

정세원_휴면Ⅰ Sleep_장지에 수묵담채, 색연필_140×20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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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3 이랜드문화재단 3기 공모展

주최,기획 / (재)이랜드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2.2029.9885 www.elandfa.org

이랜드스페이스는 12월 2일(월)부터 12월 30일(월)까지 작가 정세원의 개인전『휴면_차가운 거리두기』를 개최한다. 정세원의 작품은 슬픔과 위로가 함께 베인 감정의 이야기이다. 몽롱한 분위기를 띄는 화면은, 아픈 상처와 가난으로 물들어버린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작가의 고통이 담긴 심리적 상황을 말하고 있다. 작품 속의 인물들이 현실과 거리를 두는 휴의 상태에서 안락을 찾듯 작가 또한 이들의 현실적 모습이 단번에 화면에 보여지는 것을 지양하며 의도적으로 차가운 거리를 두고자 한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의 냉정한 현실문제이며 잠들어 버린 인간관계로 소외된 이들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대한 묘사이다. 정세원은 다만 휴면 상태인 것 같은 우리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 정세원은, 지난해 이랜드문화재단의「이랜드작가공모 3기」에 선정되고 올해 전시를 하게 된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신작을 포함한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 이랜드 스페이스

정세원_휴면 Sleep_화선지에 수묵담채_34×34cm_2013

휴면-잠들어 버린 관계 ● 사람들은 누구나 긍정적인 환상을 갖고 산다. 환상이란 미래에 대한 만족스러운 상태의 기대감을 말한다. 이것은 사람과의 관계일 수 있고 어떤 일에 대한 소망일 수도 있다. 내일에 대한 환상의 결과를 오늘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지금보다 나아질 내일을 꿈 꾼다. 혹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미래가 결정되는 상황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러한 기대는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환상은 오늘을 의미 있게 살아갈 힘을 준다. 어린아이의 잠든 모습을 보고 흔히 "천사와 같다"라고 말한다.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세상의 좋은 것만 생각할 것 같은 정경은 아마 그 무엇보다도 사랑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아이가 꿈꾸는 환상은 무엇일까? 잠 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아니면 무엇을 보고 싶어 할까?

정세원_Who_장지에 수묵담채_76×103.5cm_2013
정세원_고요 Silence_장지에 수묵담채, 파스텔_77×141cm_2013

작가가 그리는 아이의 모습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를 가늠하기가 곤란하다. 보여지는 것이라고는 대부분 잠든 광경이기 때문이다. 정세원은 아이를 바라보며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어한다. 또한 어린아이를 예술의 벗으로 삼는다. 사람들이 모르는 그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천진한 아이들이 가진 아픔을 위로하고자 한다. 작품 속의 아이들은 그저 편안히 잠든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작품을 살펴보자. 예쁜 꽃 이불을 덮은 아이는 포근함 보다는 배고픔에 지친 상태이다. 배고픔은 작은 가슴을 가진 아이에게 너무 무거운 짐이다. 아이의 마음은 상처로 얼룩져 있고 이순간을 견디는 일은 잠이 드는 것뿐이었다. 두 아이가 뒤엉켜 잠든 작품도 참 평화로워 보인다. 그런데 실상 두 아이는 외롭다. 자신을 보호해 줄 부모를 기다리다 잠든 고아들이다. 너무 빨리 닥친 정신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순수한 아이들에게도 웃음이 있는데 오히려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니 작가가 어떤 심정으로 이들을 대하고 있는지 그 마음이 고귀하다. 또 다른 작품은 엄마가 아이를 바닥에 뉘여 놓고 보살피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모정을 그려내기 위한 작품이 아니다. 장소가 일반 가정의 거실이나 방이 아닌 공중화장실 바닥이기 때문이다. 거처 없는 부랑자와 아이의 삶이 결코 행복해 보일 수 없는 이유다. 정세원의 작품은 거의가 몽롱한 분위기를 띠는데 이는 아픈 상처와 가난으로 물들어버린 사람들의 미래의 불확실성과 작가의 고통이 담긴 심리적 상황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현실적 모습이 단번에 보이는 것을 지양한다. 환상이 환상으로만 끝난다면, 어린아이들의 꿈을 펼칠 기회가 상실된다면 이 보다 더한 아픔은 없는 것이다. 환상이라 여겼던 것이 목전에 놓일 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기쁜 일 인가? 작가는 그들의 삶이 감춰지고 숨겨지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을 단순한 연민의 정으로 대하지 않는다. 작품 속의 인물들이 현실과 거리를 두는 휴면의 상태에서 안락을 찾듯 작가 또한 의도적으로 차가운 거리를 두고자 한다. 모두 슬프고 아픈 사연들의 인물들이어서 작가의 감정이 투영되겠지만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지키기 위한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의 냉정한 현실문제이며 잠들어 버린 인간관계로 소외된 이들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대한 묘사이다.

정세원_장면 a scene_화선지에_수묵담채, 파스텔_100×130cm_2013
정세원_정박 Fixed_화선지에 수묵담채, 색연필_45×69.5cm_2013

작가는 같은 그림을 열 번 가까이 반복해서 그린다고 했다. 그리고 또 그리는 이유는 좋은 그림을 남기고 싶은 욕심보다 좀 더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비록 그려지는 것이 진행형의 슬픈 단면이긴 하지만 그들의 현실을 왜곡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복하는 붓질 속에서 작가는 그들과 하나가 되고 고통을 분담하며 서로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지라도 희망의 편지를 써 내려간다. 소외 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긍정적인 환상의 편지를 말이다. 등만 보인 채 수영하는 사람, 추상적인 표현의 작품, 얼굴이 가려진 형상의 사람, 이 모든 것들은 어느 한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 넓은 범위의 수신인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정세원의 작품은 슬픔과 위로가 함께 베인 감정의 이야기이다. 그의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다만 휴면 상태인 것 같은 우리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 뿐이다. ■ 천석필

Vol.20131202e | 정세원展 / JUNGSEWON / 鄭世媛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