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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122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 김명숙작가의 열일곱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만난 이들에 대한 헌정작업이라 할 만큼 작가에게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가의 작업실에 살던 할머니와 길에서 마주친 눈먼 소년, 우포 여행길에서 만난 비구니 스님의 모습들은 작가의 사유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기도 하다. 또한 김명숙 작가가 그림을 함에 있어서 고야, 렘브란트를 비롯하여 철학가 바슐라르, 니체. 그리고 신문 사회면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얼굴이 작가의 미술수업에 끝없는 공부가 되고 있다. 작가의 나이도 지천명을 넘은 지 오래지만 늘「공부」하는 것처럼 그림을 마주 대한다. 2010년 사비나 미술관 전시와 그전 금호미술관 전시에서도「모네 공부」,「밀레 공부」라는 제목으로 한 동안 그 분들의 자취를 더듬고 되새김질을 하였다.
김명숙의 작업은 자신이 하는 그림이라는 행위가 머리로 혹은 손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몸과 정신, 그리고 손이 일치되는 작업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어찌 보면 노동자의 손과도 같이 마디가 굵은 작가의 손을 보게 되면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포탈사이트에서 말하듯이 이미지노동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명숙의 인물화는 마치 동양화의 전신사조(傳神寫照)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단순한 얼굴모습만이 아닌 그 사람이 가진 정신까지도 묘사해내려 하고 있으며 이는 작가가 그림을 통해서 그 사람과의 정신적인 교감을 통해 일체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명숙 작가의 최근작을 통해 수많은 먹물 자욱이 만들어낸 빛과 어둠만으로 인물이 가지고 있는 깊은 고뇌와 삶이 보이는 작품 10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 갤러리 담
이 영정들은 작년 가을 내 작업실 밖을 서성이던 낯선 할머니로 인하여 시작하게 되었다. 지나는 길에 여기 살던 친구가 생각나서 들렸노라고 하시기에, 이 터를 내게 팔고 서울 아들네로 가신다던 할머니의 안부를 물으니 가신지 1년 만에 자살을 하셨다며 말끝을 흐리시는 것이었다. 며칠을 할머니 생각으로 가슴앓이 하다가, 작업실 한 켠에 할머니를 처음 만났을 때 인고의 세월이 아로새겨진 할머니의 얼굴이 아름다워 찍었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으로나마 이곳에 계시게 하고 싶어 붙어두었던 사진은 이미 빛이 바래져 있었다. 이곳을 그리워하다 떠난 그 분을 그려드려는 것, 그것만이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진혼의 의식이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영정을 그리면서, 오랜 세월 작업실 여기저기에 부적처럼 부쳐 두었던 사람들의 사진들도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오래 전 신문에서, 책에서, 영화 속 화면에서, 길에서 내 시선이 꽂혔던 그 얼굴들은 나에게 삶과 죽음의 비의를 전하기 위해 보내진 밀사들처럼 수 십 년 동안 한결같은 비장함으로 작업실의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가을 숲에 귀 기울이고 있던 눈먼 소년, 나는 그 소년의 눈꺼풀 속 가을 숲을 그려보고 싶었다. 천 년 전 어느 고승이 불렀다는 못다 이룬 사랑노래를 내게 불러주던 미친 여승, 나는 그 여승의 얼굴에서 고승을 그리워하는 공주의 사무친 모습을 보았다. 어머니의 손에 들린 죽어가는 병자, 나는 아침 햇살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것을 보았다. 영화 런어웨이 트레인(Runaway Train)에서 탈옥수역을 하는 존 보이트, 그는 젊은 동료를 살리기 위해 고장 난 기차를 탈선시켜 죽음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신문에서 마주친 아내 살해자로 체포된 광부, 그의 얼굴은 살인자의 얼굴이 아니라 수난자의 얼굴이었다. 이스라엘군에 의해 피살된 동생의 복수를 위해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기 직전의 팔레스타인 청년의 모습, 그 입가의 미소... 그들이 아니었으면 길을 잃었을 내 정신의 등불들, 돌아가시고 나서야 비로소 그 품에 안길 수 있었던 아버지, 쉰이 넘은 딸이 그리는 스무 살 아버지... 그들의 얼굴에는 사는 동안 그들과 함께 했던 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골고다에 끌려가는 예수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준 베로니카의 손수건에 새겨졌다는 예수의 얼굴처럼, 모든 사람들의 얼굴은 신의 모습이 아로새겨진 베로니카의 손수건이 아닐까….. ■ 김명숙
Vol.20131122a | 김명숙展 / KIMMYUNGSOOK / 金明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