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 without Kingdoms

김혜리展 / KIMHYERI / 金慧利 / hand drawn illustration   2013_1116 ▶ 2013_1207 / 월,금요일 휴관

김혜리_Polarbear King_종이에 색연필_29.7×21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협찬 / Gallery Unofficial Preview_언오피셜 프리뷰 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금요일 휴관

오픈 프로그래밍 서울 OPEN PROGRAMMING SEOUL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55-13번지 1층 Tel. +82.2.733.1307 opitaewon.com

김혜리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눈빛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생존을 위해 매순간 긴장하고 다투어야하는 자연 속 본디 터전을 잃어버린 맹수는 더 이상 포효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침묵 속에서 관객의 두 눈을 응시할 뿐이다. ● 어린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그림들을 통해 혹은 자연과학 서적들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모습의 맹수는, 더 이상 과거 인간이 그 절대적 힘의 차이로부터 느꼈을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외려 귀엽고 친숙한, 신성성을 잃은 미물일 뿐이다. 철창 너머에 갇혀 그들의 본디 활동영역보다 극단적으로 제한된 공간 속에서 사육사가 정해놓은 일과에 맞춰 생활하는 맹수들은 사람들의 '애정' 속에서 '보호'라는 명분으로 기꺼이 구경거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물론 그들이 학대받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동물을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직관은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 보편다수에게 기꺼이 수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동물을 온정적으로 대해야 하는 이유가 그렇게 하는 것이 다른 인간에 대한 의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기 때문이라는 논리, 단순히 인간으로서의 자기만족과 안정적 사회를 위한 도덕적 학습의 틀에 관한 것이라면 그것은 칸트의 오래전 주장으로 그쳐야한다. 김혜리의 작업은 동물들이 쾌고(快苦)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과 그들이 어떤 형태의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이 동정심과 자애의 대상으로만 머물지 않도록 그녀는 관객들이 그녀의 작업 앞에 머물며 그녀가 그려낸 맹수들의 두 눈을 오랫동안 응시하길 원한다. 동정심은 다른 존재자의 고통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여기지만 그 고통이 누구의 탓인지에 대한 생각은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혜리는 동물원 창살 너머의 맹수들에게 연민을 느끼기보단 그들의 눈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유와 권위의 광채를 찾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동정심이 배제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눈빛은 본디의 야생성과 힘을 되찾게 된다. 그들의 머리 위에 공통되게 그려진 화려한 왕관은 그들의 과거에 대한 초상임과 동시에 그들로부터 작가가 느끼는 경외심의 서술인 것이며 이는 작가가 관객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시선인 것이다. ■ 박일휘

김혜리_Tiger King_종이에 색연필_29.7×21cm_2013
김혜리_Elephant King_종이에 색연필_29.7×21cm_2013
김혜리_Lion King_종이에 색연필_29.7×21cm_2013
김혜리_Owl King_종이에 색연필_29.7×21cm_2013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그림 속 동물들의 눈빛으로 표현했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동물들은 인간의 침범과 함께 점점 인간에게 길들여지게 되었고, 인간이 만든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권위를 잃은 동물들의 슬픔과, 잊고 있었던 그들에 대한 경외심을 본 전시를 통해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 ■ 김혜리

Vol.20131119k | 김혜리展 / KIMHYERI / 金慧利 / hand drawn illustr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