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사이길

아트 컴퍼니 긱 재개관 기획展   2013_1115 ▶ 2013_1129 / 월요일 휴관

김희라_삼과 삶_알기네이트 호일, 실, 기계자수

초대일시 / 2013_1116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희라_박능생_안두진_이기일_이영지_이한수_이호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 컴퍼니 긱 Art Company GIG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 31-5 Tel. 070.7795.7395 www.artcompanygig.co.kr

사이길에 서서 7인의 여백을 보다 ● 이번에 기획한 전시는 아트 컴퍼니 긱과 전시작가들의 유기적 관계를 도모한 전시입니다. 7인의 작가들은 실험정신이 강한 작가들로 각종 장르의 아트를 아방가르드한 방법의 접근으로 모색합니다. 방배로42길에서 작가들은 자신들의 사이사이의 여백과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날카로운 작가정신을 번뜩입니다. 도전적인 키치와 팝, 기타 대중문화에 대한 이미지의 여과없고 솔직한 담론을 제시하며(이기일, 이한수), 흉폭한 현대의 에너지에 대한 자아와 잃어버린 작가의 반작용을 화폭 속에 거침없이 담기도 하고(이호진), 은하계를 이루는 풍부한 생명력의 소립자를 자신만의 언어와 숭고라는 코드를 통해 읽어내기도 하면서 (안두진), 동시에 대조적으로 '잎사귀', '나무', '새' 등 작고 평범한 대상들 속에 그 엄청난 생명력을 자연스럽게 응축시켜 놓기도 합니다(이영지). 박능생작가는 서양화가 주류인 현대미술시장에서 밀려오는 마티에르의 두터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보기 드문 노력파 동양화가이며 김희라 작가는 사람 형상과 비슷한 인삼의 형태에서 발견된 관념을 소재로 하여 삶에 대한 사유를 풀어내는 작가입니다.

김희라_삶-가벼운 시간_솜, 실크사, 바느질

김희라의 작업은 인삼을 소재로 한다. 작업의 소재로 선택한 인삼은 삶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는 매개체이다. 사람 형상과 비슷한 인삼의 형태에서 발견된 생각들을 시각적 촉감으로 풀어낸다. ● 작업과정은 인삼을 사진 촬영한 후 종이에 스케치 하고 다시 재해석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재료와 반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인삼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삶에 대한 생각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작업 재료는 인삼, 펄프(종이), 석고, 알기네이트 호일(물에 녹는 비닐), 실 등을 사용한다. 작업 방법은 석고위에 인삼을 떠내고 다시 펄프로 인삼을 떠내는 작업과 시중에 판매되는 종이를 구겨서 촉감적인 느낌을 시각화 한다. 알기네이트 호일 위에 인삼의 형태를 기계자수 한 후 물로 알기네이트 호일을 제거한다. 또한 알기네이트 호일이 제거된 실들의 형태는 우연의 효과와 함께 실들만 서로 얽히고 설키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드러난다. 삼의 형태에서 삶을 발견한 것인지? 삶에서 삼을 발견한 것인지?

박능생_Vertical Jump_캔버스에 먹, 아크릴채색_65×120cm_2013

박능생의 회화는 주로 먹을 이용하며, 표현방법 또한 전통적인 수묵화의 기법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풍경과 그 도시를 둘러싼 자연풍경을 다소 고집스러워 보일 정도로 사실적이고 세심하게, 수묵화의 전통기법과 현대적 표현방법을 혼용하여 묘사해 왔다. 박능생의 작품들에서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풍경을 보여주는데 특징을 보자면, 다점투시법을 통해 마치 파노라마 사진을 펼쳐 보는 듯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박능생은 아주 사실적인 풍경화를 고집하고 있다. 서울은 물론 한국의 모든 산을 오르며 스케치를 해 온 그의 작품은 사진으로 촬영한 듯 세밀하다. 그렇다고 '서울 풍경'작품이 기록화와 같은 느낌은 전혀 받질 않는다. 사실적인 풍경은 이상적 풍경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여 자연을 이상화해 온 니콜라 푸생의 이론을 뒤집고 있는 것이다. "원근법 보다는 평면성을 따르면서 일루전도 투시법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몸과 눈으로, 당대의 풍경에서 느끼는 공감각을 그림에 기입하고자 한다. 그것은 일종의 자신의 눈과 정신을 더듬이 삼아 모든 현실풍경을 추적하고 그 세부에 까지 가 닿고 소소한 정경까지 어우르며 단순한 대상의 재현이 아닌 통감각적 드러냄이다." (박능생) 그림에 나타나는 하늘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이가 작가 본인이 아닐까? 제일 높은 곳에서 자연의 소소함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안두진_Backligh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2×91cm_2007
안두진_Evade his eyes_캔버스에 유채_91×348cm_2008

이마쿼크의 조합의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마쿼크의 나열, 집합, 조합을 통해 형태와 풍경에 대해 만들었다. 두 번째는 전자의 한계와 위태로움에 따라 다른 방식을 생각했다. 집합과 조합의 방식이 상위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요소와 요소의 사이와 집합과 집합 사이의 '관계와 차이'만들어 구조를 이루게 하였다. 이로써 이미지가 이미지를 만들고 의미가 의미를 생성시키는, 언어가 언어 자체로 이해되는 관계를 증명하고 새롭게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이마쿼크의 유기적 집합의 단계를 i-원형이라 부르고자 한다. 이러한 i-원형이 지니는 창조적 구조에 대한 유기적 관계망을 미술적 언어의 환원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숭고함을 모방할 수 있고 그 그림자를 덧입은 i-원형이 서사를 낳는 파괴적 구조를 보여줌으로 결정 불가능적 성격을 좀더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서사를 낳는 파괴적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특이점'이란 개념이 필요하다. 우주의 시작은 빅뱅에서 시작된다. 특이점은 빅뱅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태를 의미한다. 물질도 공간도 시간도 응축된-그것을 설명하기위해 바라볼 공간조차 없는- 상태이며 질서를 만들고자 준비된 혼돈이다. 빅뱅이란 파괴적 폭발은 아이러니하게 공간과 질서와 그에 걸맞은 형태를 이루며 폭발적인 생산을 이뤄낸다. 이러한 시작의 직전 단계가 특이점이다. 이러한 특이점을 통해 i-원형의 가능성을 은유 하며 불안과 불길함으로 표현된다. 하나의 지점이며 가능성이요 신화와 전설, 이야기가 문자와 요소로서 비선형적인 압축으로 혼돈된 양상이 원형이 가지는 특이점이다. (안두진,「특이점에 관한 불안과의 불길함의 역사」작업노트 중)

이기일_The Beatles_캔버스에 카세트 테이프_27.5×88cm_2013
이기일_Label_캔버스에 실크스크린_37×37cm×8_2013

아티스트 이기일이 기획한「한국의 비틀즈」리버풀 공연은 2009년 겨울「군웅할거」(토탈미술관)와 2010년「폭발하는 청춘」(조선화랑)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비틀즈가 심어준 미완의 꿈을 이루어가는 여정이다. 이전의 프로젝트는 비틀즈를 포함한 구미 록음악을 모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한국적 록을 창조하며 1960-70년대를 풍미하다가 기억 속으로 사라진 한국의 1세대 록밴드를 추적했다. 이들은 미술 전시의 문맥에서, '왕년의 스타'들이 남긴 음반과 사진 이미지 그리고 지금은 60대에 이른 밴드 멤버들의 인터뷰로 이루어진 아카이브를 구성하고, 당대 대중음악의 산실이었던 명동의 한 클럽의 무대를 재현하는 시각적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처럼「군웅할거」와「폭발하는 청춘」이 시각 자료를 통해 과거를 다루었다면, 이번「한국의 비틀즈」는 비틀즈로부터 음악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을 무대 위에 올려 시대를 초월한 비틀즈의 의미와 그들의 꿈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자리였다. (중략) 최근 대중음악의 한류 현상을 시간적으로 역추적하는 이기일의 한국 대중음악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의미를 지닌다.「한국의 비틀즈」가 보여주는 것은 순수예술이 K-pop이란 브랜드네임으로 대표되는 문화산업에 편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문화컨텐츠를 과거의 노동집약적 제조품을 대신한 수출품목으로 인식하는 구조 안에서, '상품성'이 덜하다는 이유로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대중음악의 과거를 다시 현재 속에서 의미화하는데 의의가 있다. 제도와 기획이 놓친 의미의 사각지대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적 본능과 충동을 찾아내서 전체 시공간을 재 맥락화하는 것, 그것이 시대의 꿈을 함께 완성해나가는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영지_안들려...안보여..._60.6×72cm

이영지의 나무는 명확한 위계질서와 관련될 분지체계 보다는 거의 카오스적인 풍부함에 집중되어 있다. 노련한 정원사라면 자신의 기하학적 미의식에 맞추어 당장에 가위를 들이대고 싶은 무성함과 무질서가 특징적이다. 이영지의 나무는 기본 입자, 또는 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계를 확정지을 수 없다는 점에서 차라리 구름을 닮았다. 나무마다 독특한 외곽선을 형성하는 초록입자들의 덩어리는 계절의 영향이 아니라, 그 내부에 자기만의 독특한 시간성이 있다. 요컨대 이영지의 나무는 물리적 시간성에 따라 피고 지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생성되고 소멸하면서 전체의 항상성이 유지된다. 이 나무에는 엘리아데가 지적하듯이, 풍요와 다산은 물론, 불멸이나 영원한 젊음 등의 이미지가 응집되어 있다. 우주도 나무처럼 주기적으로 재생한다. 모든 재생은 그때마다 새로운 탄생이며, 재생되는 형태가 처음으로 나타난 신화적 시간으로의 회귀이므로, 사람들은 우주창조의 원초적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인간은 나무에게서 끝없는 변화와 재생의 상징을 발견해왔다. ● 이영지의 작품에서 나무는 무엇보다 인간과 공존하는 우호적인 우주이다. 화면 마다 가운데에 서 있는 나무와 그 주변의 동물들은 식물과 동물간의 오랜 공생을 예시한다. 동행이라는 이 전시의 주제어는 양자 간에 존재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알려준다. 식물은 동물에 의해 자신의 씨앗을 널리 퍼뜨리며, 인간 사회는 늘 나무 주변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왔다. 엘리아데는 나무와 함께 했던 축제의 기원을 밝힌다. 그에 의하면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5월제는 폐지되지 못하였는데, 이 축제는 모든 전통사회의 공통적 신화인 재생의 신화와 집단적 행복추구의 신화를 부분적으로나마 간직한다. 이영지의 작품에서 나무는 초록 입자들의 이합집산을 통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에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며, 지속적인 재생의 와중에 있다. 나무는 인간 이전에도 존재했으며 인간과 함께 하며 인간 이후에도 존재할 나무는 궁극적으로 '끊임없이 재생하는 우주를 상징' (엘리아데)한다.

이한수_무제(봉황)13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3

이한수는 90년대 중반 이후 공상 과학적인 설치 오브제와 영상을 통해 현시대 하이브리드 문화의 일면을 문명 비판적인 시각에서 천착해 왔다. 불교적인 보살도상의 몸통과 천사오브제가 삽입된 투명구슬의 얼굴 심장부분에서 투사되어 나오는 영상 이미지의 이질적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의 설치 영상작품은 이전 작품에 비해 키치적 요소나 사이비 종교적인 분위기가 감소하긴 하였으나 그동안 작가가 보여준 하이브리드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잡종雜種과 이종異種의 메타포로 이해된다. 그의 작품은 불상과 천사와 같은 종교적 도상에 SF적 암시가 부가되어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혼성주의 미학을 표방하고 있다고 평가되어져 왔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잡종과 변이에 대한 피상적인 표상의 단계를 넘어 무겁거나 부정적이지는 않더라도 현 시대 문화적 충돌과 변이에 대한 비평적 인식을 일정 부분 담지하고 있다. 전통문화와 신문화가 접합할 때 혹은 서로 다른 문화영역이 교배될 때 고유의 전통성이 사라지고 동질화마저 거부되어 유전적인 변형과도 같은 기형의 이미지로 남게 되는 하이브리드의 이면을 짚어내는 것이다.동질성보다는 이질성과 차이를, 통일성보다는 혼성을, 중심보다 탈중심화를 의미화하는 이한수의 설치 영상작업은 합리적이고 일관된 범주화나 통일된 자아를 부정한다.그의 작업은 교차와 소통을 전제로 하며 경계적 위치에 서있는 이시대 문화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머리부분이 삭제되어 두개의 몸통만 연결된 기형의 불상오브제는 마치 중심을 상실하고 정신성이 제거된 채 육체적 표피와 물질만이 교차하는 문화현상의 이면에 대한 시각적 텍스트인 것 처럼 보인다.

이호진_Our Hope_연평도 방공호 설치_혼합재료_2012
이호진_그 속엔 내가 없다 without me_캔버스에 혼합재료_210×410cm_2013

이호진의 작품에는 팽창하는 회오리 같은 강한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 대폭발을 연상시키는 에너지의 발산은 주체 내부로부터 발원한 것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주목하는 현대 문명자체의 특징이기도 하다. 시작도 끝도 없이 여러 중심을 통해 들어와 돌고 나가는 힘들은 현대를 이끄는 힘이다. 그의 작품 속 시간 주기는 원초적 혼돈으로부터 시작되는 우주적 차원을 포함한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맹목적 힘에 의해 휘둘리는, 해체된 채 보이지 않는 다수의 중심을 공전하는 기호들은 묵시록적이다. 20세기 미술사는 세계대전 전야에 근대 이성에 기반 한 모든 질서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목도한 화가들에 의해 추상미술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모더니즘에서 질서정연한 형식만 주목하지만, 그 형식을 추동한 힘은 묵시록적이었다. 근대 화가들은 쇄신에의 강렬한 열망을 가지고 낡은 질서를 전면적으로 거부했지만, 도래할 새 질서에 대한 확신은 부재했다는 점에서 역사상에 부침했던 종교적 종말론자들과는 달랐다. 작업 초기부터 추상미술을 해왔던 이호진의 작품 속에서 예수와 성모상은 물론 부처 같은 종교적 도상들이 등장하는 것은 흥미롭다. 그들은 작품 속에 간간히 등장하는 작가의 초상처럼, 스펙터클하게 펼쳐지는 현대의 묵시록을 지켜볼 뿐 세상사에 관여 하지는 않는다. ● 갤러리 아트 컴퍼니 긱은 2011년 연희동 개관 이래 3년째를 맞이하는 젊은 갤러리입니다. 격동하는 현대미술의 파도속에서 긱은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참신한 전시를 꾸준히 열어왔으며 앞으로도 회화, 조각, 설치, 공예,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작가군을 발굴, 조명해나가며 국내외 미술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수준 높은 전시를 기획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트 컴퍼니 긱은 2013년 11월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문화예술의 마을,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42길로 이전, 재개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기념 첫 전시로 11월 15일부터 11월 29일까지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국내 다양한 작가들과 어울려 기획전을 마련하였으니 내방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길 바랍니다. ■ 아트 컴퍼니 긱

Vol.20131115d | 7인의 사이길-아트 컴퍼니 긱 재개관 기획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