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락락 喜喜樂樂

여우수작 네 번째 이야기展   2013_1113 ▶ 2013_1119

초대일시 / 2013_1113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신근아_이종림_임지연_정유정_최화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한옥 GALLERY HANOK 서울 종로구 가회동 30-10번지 Tel. +82.2.3673.3426 galleryhanok.blog.me

다섯 여우들의 희喜희喜락樂락樂에 대하여 ● 완성된 하나의 화면을 보면서 본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자신의 눈과 손이 마음의 작용과 얼마나 긴밀하게 대응하였는지 살펴본 경험은 있는가? 또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가 심상으로 익어가는 희락의 체험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그 희락의 실체가 어떤 방식으로 작품 안에 충실하게 반영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각자의 작업에 관해서 묻고 답하던 때가 지금부터 일 년 전 쯤 이다.

신근아_wonderful tonight_한지에 혼합재료_79×68cm_2013

이러한 문답의 시작은 작가에게 있어서 그림 그리는 일이 일상을 사는 삶의 한 방식으로 여겨질 때가 허다하기 때문에 평상의 생활에서 그렇듯이 한 가지 일을 마치고 역추적의 사유를 무시로 진행한다는 것에 대해 누구는 매우 생소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그 필요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다행스럽게도 다섯 명의 여우들은 예술과 인생에 대해 오랫동안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만고만한 인간과 사회 안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꾸려가는 배움의 과정을 거쳐 이제 각자의 영역을 지켜나갈 수 있는 파수꾼이 되었다. 그러나 지키려는 의지가 견고해질수록 이들은 각자의 시선이 향하는 바라봄의 대상에 대한 불 확신의 고민도 깊어짐을 고백하였다. 사실 이 불 확신의 고민을 아파하는 통증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요즈음 이들의 고백은 진통 후에 느낄 수 있는 평온의 포근함을 아는 자들처럼 보였다.

이종림_always be with you #1-1_혼합재료_19×27×8cm_2013 이종림_always be with you #1-2_혼합재료_19×27×8cm_2013 이종림_always be with you #1-3_혼합재료_19×27×8cm_2013

그렇다면 이러한 혼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문밖을 지키는 자신들의 눈빛과 감각의 더듬이를 내적 탐색을 위한, 곧 마음의 방으로 향해야한다고 충고하였다. 그 다음으로 그 곳에서 피어났다 사라지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희. 노. 애. 락의 갈피 가운데 자신들의 작품세계로 붙잡고 가야하는 심상을 구체화시키고 그 심상에 맞는 그 만의 표현 방식을 찾는데 집중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 때 자칫 일상과 삶의 바다에 빠져 생리적인 감정반응의 결과물과 예술 작품을 혼동하는 착각의 실수에 관대하지 않기 위해서 사상적 기반의 필요성도 강조하였다. ● 이들도 한 때 소비적 유흥의 쾌락과 상표 모방의 유혹, 분방한 재료의존과 미로 같은 현대의 출입문 앞에서 말초적 희락에 붓을 맡긴 적도 없지 않았던 터라 자신의 이론적 부실함에서 생산된 작품과의 관계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그림자를 남겼는지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안심되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임지연_서재풍경_비단에 채색_83×63cm_2013

지난 일 년 동안 질문자와 응답자 모두는 각자의 고민을 약속한 울타리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 수많은 일상의 대상들과 마주칠 때 눈과 마음사이에서 향유했던 이전과 다른 즐거움 뿐 아니라 손으로 전달된 그 향유의 결과들이 한층 넓어진 마음의 통로를 경유할 때 느꼈던 희열에 대해 서로의 이유와 방법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 먼저 자신들의 작업을 이끌었던 사유의 실마리를 찾아나서는 역추적의 과정에서 파생된 다양한 심리적 쾌감을 구체화시키는데 집중하면서 이를 정리하여 상대방의 것과 서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다른 사물사이에 존재하는 공통된 설레임과, 색다른 의혹, 기특한 것에 대한 감사, 한없는 망설임, 쑥스러움, 당돌한 거부 등등이 탐색의 과정에서 묻어 나왔다. 이처럼 막연했던 과거의 작업들이 사유를 검색하고 주관하는 오늘의 색다른 자신에 의해 재조명되는 명징의 희희락락으로 부터 이번전시는 전개 될 것이다.

정유정_美樂_캔버스에 채색_72×102cm_2013

자신들이 불러들인 그림 속 저 사물들은 어떻게? 아니 왜 저렇게, 그 곳에 와있는지 상기해 보는 일 또한 작업의 연속이며 삶의 방식이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이들 작가들에게 희희락락의 내적요인을 소통시키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교감의 시간들을 통해 모두는 내적. 외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성숙시키는데 필요한 종합적인 소양을 각자의 그릇에 담을 수 있었다는 점을 오래 동안 기억해야할 것이다. 여기에는 동양 예술의 궁극적인 표현은 다름 아닌 "작가 마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문예론의 핵심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다섯 명의 여우들은 마음의 뿌리로 부터 근본을 감동시킬 그것을 찾는 일과 그림으로 밝혀내는 일이 자신들이 경험한 지난 일 년의 기쁨이자 즐거움이란 것을 말하고자 한다.

최화정_concentrate_한지에 수묵채색_31.8×41cm_2013

지난 일 년 동안 다섯 여우들이 뿌리로 내려가 가느다란 실오라기라도 건져 올려 재 탐색하고 정리된 것들을 골라 자신의 그릇에 담는 여성 특유의 집중력과 작업에 대한 뜨거운 신뢰를 지켜보는 일은 나에게도 보람 있는 일이었다. 여기에서 이들이 지탱하고자하는 단단한 공감대가 무엇일까를 알아내고 그 곳에 나의 생각과 손을 얻는 일 또한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다. (2013년 11월. 이들의 대화와 생각을 듣고 정리해서 유미경이 기록으로 남긴다.) ■ 유미경

Vol.20131113c | 희희락락 喜喜樂樂-여우수작 네 번째 이야기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