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I to i

2013 청년미술프로젝트(Young Artists Project 2013)展   2013_1113 ▶ 2013_1117

개막식 / 2013_1112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한국 / 강상우_권용철_김수환_김영은_김은형 김태동_노상준_박형지_박혜린_송지윤_신경진 애나한_염지혜_염지희_유목연_윤혜영_장종완 전미래_정주아_천눈이_오세인_이정형_최성록 권재현_김형_김종희_백장미_윤동희_이재호_장미_차현욱 필리핀 / Geric Cruz_Tammy David 영국 / Ruth Claxton_Joerg Obergfell 네덜란드 / Joep Overtoom 인도네시아 / Priambodo Anggun 대만 / Tsui Kuangyu_Wang Yahui 일본 / Tokisato Mitsuru_Hirano Ryo_Yuki Ohro_Takayuki Hino 호주 / Sue DODD 중국 / Ma Qiusha_Song Tao 홍콩 / Morgan Wong_Hung Keung

주최 / 대구광역시 주관 / 대구아트스퀘어조직위원회_(사)대구사진비엔날레조직위원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EXCO_대구백화점 기획 / 서진석(대안공간 루프 디렉터)_정명주(아트스페이스 펄 큐레이터)

관람시간 / 11:00am~08:00pm / 11월17일_11:00am~06:00pm *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엑스코(EXCO) 대구시 북구 산격2동 1676번지 1층 1-A HALL Tel. +82.53.601.5000 www.excodaegu.co.kr

대문자 'I'로 대변되는 인간에게 있어 자연은 신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며 개선시키고 이용해야 할 '대상'이었다. 즉 인간은 자연과 분리된 존재라는 이원론적 세계관이 일반적이었으며, 이는 곧 만물의 위에 군림하는 인간상을 상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시각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 21세기가 시작됨에 따라 소문자 'i'의 인간으로의 탈바꿈이 시작되었다. 이들이 가지는 세계관은 어떤 대상이 가지는 절대적인 무언가를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은 하나의 진리를 따라야만 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옳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원주의적 시각은 인간과 자연을 포함한 만물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동양적 시각과 닮았다. ● 이러한 대문자 'I'에서 소문자 'i'로의 변모는 이성과 진리보다 감성과 직관의 창조력을 우선시 하는 인간, 개인의 취미와 자유, 더 나아가 영혼과 영성의 삶을 보장받으며 자아를 발산할 수 있는 인간을 탄생시켰다. 본 전시에서는 가장 동시대적이고 실험적인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작업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가장 자유로운 시대에 태어나 자랐으며 어떠한 거대담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세대이다. 앞서 언급한 소문자'i'의 인간인 것이다. ● 이 젊은 작가들은 대가들의 표현법이나 세계 미술계에 유행하는 어떠한 형식을 따르지도 않는다. 오직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통해 표현할 뿐이다. 또한 그들의 예술언어로 꾸며지는 이야기는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자기의 시선으로 해석한 자기만의 세계의 모습이다. 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소문자 'i'로 대변되는 인간을 적극 반영한다. 본 전시를 통해 과거 거대담론 아래의 대문자 'I'의 인간에서 탈피한 자신의 감성과 직관, 무엇보다도 창조력과 자아에 헌신하는 소문자 'i'의 인간이 어떠한 모습인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서구 문명의 패러다임은 이성의 빛이었다. 이 이성의 빛이 진보적으로 개진, 발전된다는 거대담론의 믿음으로 서구 문명은 운영되었다. 이 역사 속 거대담론의 증험은 자유였다. 즉, 자유가 확대된다는 믿음이 곧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최초의 한 사람만 자유롭다. 그리고 그 다음 소수가, 그리고 종국에는 모두가 자유를 쟁취한다는 것이 서구 거대담론의 내용이었다. 따라서 한 개인은 자유를 증식시키고 확대해야만 하는 소명이 있었다. 이렇게 역사의 소명을 갖는 인간을 대문자 'I'의 인간이라고 규정한다. 이 대문자적 인간은 주체가 모든 대상을 향하여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특권적 믿음을 지녔다. 그러나 과학에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의 원리'가 대두되고 철학에서 이성의 빛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주체의 특권과 역사의 소명을 지닌 대문자 'I'의 인간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제는 단지 살아가는 의미에서 역사적 소명의 아이덴티티인 'I'의 인간에서 정보(information)나 인터넷(internet)이나 인터내셔널(international)을 의미하는 소규모 인간의 소문자 'i'로 패러다임을 탈바꿈하였다. 이 현재적 인간은 개인적 취미나 관심에 인생을 집중시킨다. 미술에서도 이들은 사회적 정황이나 역사적 문제보다도 개인의 미감과 형식에 집중한다. 따라서 현재는 그 어떠한 운동이나 방향도 상실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이 시대는 거대담론보다 사적 내러티브가 다방면에서 난립하는 다원주의적 시대인 것이다. ● 세계는 'datum'과 'factum'으로 이루어졌다. 전자는 주어진 것을 뜻한다. 따라서 영어로 'the given'이라고 표현된다. 자연 자체가 그것이다. 후자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the made'로 표현된다. 이를 바라보는 인간형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플라톤적인 인간이다. 이 인간형은 주어진 것이든 인간이 만든 것이든 그 속에 내재된 진리 자체를 파악하려고 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진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파기시키려는 인간형이다. 이는 대문자 'I'의 인간과도 같다. 둘째로 니체적 인간형이 있다. 니체적 인간은 주어진 것이나 만든 것이나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진리를 따져 묻지 않는다. 단지 인간이 만든 활동이든 자연이 선사한 선물이든 그것이 창조적이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진리보다는 창조력에 우선을 둔다. 이는 다른 말로 소문자 'i'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 삶은 무엇인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서 철학과 담론과 인생관이 등장했다. 그러나 실상 우리는 왜 사는지 모르면서 단지 살아간다. 단지 살아갈 뿐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장미의 이름'에서 인생에 방향을 설정하고 진리를 규정하면서 살아가는 삶은 위험하다고 역설한다. 불교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연기를 깨우치며 자기의 처지에 진솔하게 살아가면 그만이라고 가르친다. 니체가 말하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진리보다는 창의력 넘치는 에너지의 삶을 즐기라고 한다. 우리 청년들의 삶은 이러한 모습과 비슷하다. 이들은 과거의 사회운동, 민주주의, 경제발전, 국위선양 등 거대담론과 진리에 담보되었던 삶의 과정을 마쳤다. 이제는 개인의 자유와 영혼, 취미와 관심에 자기를 맡겨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삶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즉 사적 내러티브를 맘껏 발산하는 시대를 소문자 'i'의 인간으로서 살고 있는 것이다.

김태동_Day Break-018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00×130cm_2011

김태동(KIM, Tae Dong) ● 작가는 한밤중 홀로 도시를 부유하는 사람들을 섭외하여 사진으로 남겨 작업을 완성한다.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낯선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시선의 차가움과 야밤의 도시가 뿜어내는 스산함을 통해 어떤 사건과 사연을 상상하게 하는 긴장감을 표현한다.

김수환_Dick-Boy and metamorphosises_단채널 비디오_00:00:13, loop_2013

김수환(Kim, Soo Hwan) ● 작가는 현실과 본능 사이에서 충돌하는 인간 삶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인간이 상상하고 꿈꾸고 욕망하는 동시에 분해되는 자아, 증폭되는 분노, 좌절되는 소망, 변질되는 본능을 표현하는 것이다. 현실이라는 구조 아래에서 좌절되는 우리의 바람들, 육체라는 허울 안에 억눌리고 소외된 어떤 덩어리들이 그것이다.

오세인_The Traces_이어폰, 사운드_가변크기_2012
오세인_The Traces_이어폰, 사운드_가변크기_2012

오세인(O, Se in) ● 오세인은 도태되고 소멸하는 작은 것들에 집중한다. 무엇보다도 그 당연함이라는 서글픔을 감정이 담긴 예술언어로 치유한다. 대표작인 「The Traces」에서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난다. 벽을 타오르는 넝쿨식물의 모습을 이어폰으로 형상화한 이 작업은 마주한 관객에게 끊임없는 이야기를 건넨다. 하지만 역시 작은 것들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는다. 관객은 자연스레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오랜만에 작은 것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앞을 떠나며 멀어지는 웅성거림에 연민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전미래_공연한조각, 호두까끼인형1예시_오브제_30×30cm_2010

전미래(JEON, Mi Rai) ● 전미래는 공간에 대한 제3자적 해설을 작품화하는 대신, 이 공간에 몸소 뛰어들어 작가-작품-관객이라는 삼중구도를 부수고, 관객과 맞대면하며 작품=작가-관객의 새로운 구도를 생성한다. 일반적인 공연에서 작가가 그의 행위와 존재로써 작품을 '표현'한다면, 전미래는 최근 퍼포먼스 속에서 그녀는 그저 작품이자 작가 본인으로서 전시장 속에 '실재'한다.

Joerg Obergfell_STRANGE FOLLY IV_branches, print media_19×32×19cm_2010

Joerg Obergfell(요르그 오베그펠) ● 오베그펠은 우리 도시의 풍경을 관찰하고 조사하여 도시의 쓰레기들을 수집한다. 그렇게 수집된 도시의 잔해들은 곧 다시 조합되어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그 재료들이 수집된 장소에 전시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도태되는 무의미한 것들에게서 또 다른 의미를 찾아낸다.

Ma Qiusha_From No.4 Pingyuanli to No.4 Tianqiaobeili_단채널 비디오_00:07:54_2007

Ma Qiusha(마 츄샤) ● 마는 카메라 앞에 서서 중국에서 외동딸로 자라 온 개인적이지만 중국내에서는 전형적인 자신의 성장 스토리에 관해 이야기 한다. 마의 부모님이 최고의 교육을 그녀에게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힘겹게 노력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그녀가 마침내 입에서 면도칼을 꺼내기 전 까지는 매우 감동적이고 심지어는 비통하게 전해진다. 이렇게 사랑에서 비롯된 정신적인 부담과 참기 힘든 고통이 관객들 앞에서 묘사되고 시각화 된다.

Hirano Ryo_Holiday_단채널 비디오_00:14:16_2011

Hirano Ryo(히라노 료) ● 료의 애니메이션은 표현주의적 기법의 회화의 풍경과 일본화 인물 처리 방법을 교묘히 조합해서 만든 영상미가 이색적이다. 그러나 동화나 잔잔한 애니메이션의 주제를 연상하면 곤란하다. 후기 산업사회나 매스미디어 컬쳐 속에서 살아가는 자아 군상의 외로운 삶과 소외를 역설하는가 하면, 기존의 대상이 지니고 있을 법한 편견을 무너뜨리곤 한다.

권재현_Modern child_베니어판, 합서수지, LED 라이트_145×73×54cm_2013

권재현 ● 권재현은 인간이 가지는 욕망이 어떻게 현실에 반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조형적 언어로 어떻게 펼쳐 놓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는 조형의 기본 요소인 선과 면을 사용하여 인간 욕망의 상징을 최대한 단순화된 형상으로 만들어 내는데 집중한다. 최근작 모던 차일드(Modern child)는 우리에게 친근한 동화 속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텅 비어 있는 얼굴은 마치 자기의 세계에 몰입하여 자발적으로 폐쇄적인 소통 방법을 취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김종희_Drama_단채널 비디오_00:11:00_2013

김종희 ● 김종희는 우연적이거나 필연적인 만남의 어긋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만남과 소통의 본질적 요소가 변화 혹은 변질되어 가는 부분을 극대화 시켜 한편의 짧은 드라마로 보여준다. 이렇게 작가는 이 넓은 세상 속에서 표류하는 우리의 위치를 다시 각인 시킨다.

이재호_밤의 여왕의 순찰_한지에 아크릴채색_80.3×80.3cm_2012

이재호 ● 이재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놀던 그의 몬스터들이 마치 판타지의 세계에서 실재계로 나오려는 듯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오직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몬스터를 하나 둘씩 만들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작가는 이제 그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며 가상과 실제 사이의 경계를 열어 놓는다. 이러한 경계의 풀어짐이 또 다른 판타지로 확장해 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차현욱_Eye and Mind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3

차현욱 ● 차현욱은 자연의 무심함 속에서 오히려 따스함을 느낀다고 한다. 산을 그리기 위해 산을 오르고 숲을 그리기 위해 숲으로 들어가는 작가는 '그려서 새긴 이야기'라는 테마로 자연을 담는다. 최근 들어 평면 산수화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풍경, 공간 설치를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직접 만나고 느끼고 새겨 놓은 풍경이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눈으로 보는 풍경에서 몸으로 느끼는 숲이 된다. ■ 청년미술프로젝트

Vol.20131112a | from I to i-2013 청년미술프로젝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