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없는 사본들 Landscape: Chicken or Egg

김상진展 / KIMSANGJIN / 金尙塡 / installation   2013_1107 ▶ 2013_1201 / 월요일 휴관

김상진_In Visibility_the history of entropy_알루미늄, 프린터기, 물탱크, 혼합재료_80×166×50cm_2013

초대일시 / 2013_1107_목요일_05:00pm

KUMHO YOUNG ARTIST 2013展

관람료 / 성인 2,000원 / 학생 1,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사간동 78번지 3층 Tel. +82.2.720.5114 www.kumhomuseum.com

김상진 작가는 특유의 사운드와 움직임이 동반되는 기계적 장치들로 구성되는 설치작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념적인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특히 작가는 인간의 인지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전체와 부분에 대한 불완전한 인지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체계(언어/ 기호, 시간)와 그 불완전성(혹은 이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관심들에서 더 나아가 이러한 체계들이 본래의 의도에서 이탈되고 전복된 오늘날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번 전시에는 이러한 인간의 인지와 체계의 불완전성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을 담은 설치 작품 3점이 구성된다. 우선, 작품「In Visibility_the history of entropy」는 물로 가득 채운 수조의 물 표면에 인쇄를 하는 작업이다. 3분 간격으로 수조 위를 움직이는 프린터 2대는 계속해서 수면 위에 100여 가지의 내용물을 임의의 순서로 인쇄한다. 인쇄되는 내용들은 고대문자(쐐기문자를 비롯한 각종 상형문자)로부터 각국의 언어, 현대의 디지털 언어(이진수), 사진, 그림, 만화와 같은 시각기호들이 주를 이루는데, 모두 기호체계로서의 시각언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와 함께 작가에게 영향을 준 뒤샹의 대표인 변기「샘」의 이미지 등이 함께 프린트 된다. ● 이렇게 수면 위에 인쇄된 잉크는 점차 수조 속으로 녹아내려 그 흔적을 잃어가게 되는데, 물위에 선명하게 인쇄되던 이미지들이 다른 기호에 의해 덮어지고 물 속으로 녹아내려 수조 속에서 혼재되는 과정을 작가는 일종의 엔트로피(entropy)로 설명하고자 한다. 에너지 혹은 자원의 질서(가용 범위)에서 무질서(비가용 범위)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엔트로피 현상과 마찬가지로, 질서로서의 기호들은 수면 속으로 녹아 내리며 비가용적 존재로 스스로를 탈바꿈한다. 전시기간 동안 거듭되는 인쇄작업에 의해 투명했던 수조는 분해된 기호와 언어들로 가득 찬 불투명하고 검은 콘테이너로 변하게 된다.

김상진_In Visibility_the history of entropy_알루미늄, 프린터기, 물탱크, 혼합재료_80×166×50cm_2013
김상진_Meditation_목탁, 스피커, 방석, 혼합재료_40×200×200cm_2013
김상진_Meditation_목탁, 스피커, 방석, 혼합재료_40×200×200cm_2013
김상진_Icarus stuffed birds_나무 우리, 스피커, 헬륨 풍선_가변크기_2013
김상진_원본없는 사본들展_금호미술관_2013

작품「Meditation」과「Icarus stuffed birds」는 사운드와 설치를 결합한 작업으로 원본의 기호(언어)적 분해와 재현을 주제로 한다. 붉은 방석 위에 올라 앉은 기괴한 목탁 치는 기계들로 구성된「Meditation」작업은 6개가 차례로 혹은 함께 목탁을 연주한다. 연주하고 있는 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목탁채가 목탁에 닿지 않으며 울려퍼지는 연주음은 기계 위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것이다.「Icarus stuffed birds」작업에서 새장들은 헬륨풍선에 매달린 채 공중을 부유한다. 새장 속에 설치된 스피커들에서는 새의 울음 소리가 연주되는데 새장과 함께 부유하는 스피커들은 바닥에 설치된 연주장치, 회로들과 스피커 선으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 작가는 이러한 simulation(가장하기) 식의 재현은 현대적 현실 구축방식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라고 본다. 이는 커피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 디카페인 커피나 박하가 들어가지 않은 박하맛 담배, 소음을 소음으로 차단하는 active noise control등의 예처럼 원본을 기호적으로 재현하거나 대체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작업「Meditation」과「Icarus stuffed birds」는 그러한 재현적 풍경(Landscape)의 일부분을 구성하게 된다. ■ 금호미술관

Vol.20131110d | 김상진展 / KIMSANGJIN / 金尙塡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