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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110_일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주말,공휴일_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 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blog.naver.com/palaisdes
길들일 수 없는 내면의 발견 ● 서재현은 인간과 짐승의 형상을 교차시켜 억압된 내면의 본능을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재현의 작품세계에서 짐승이란 본능이 이성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는 상태를 상징한다. 인간이 본래 가진 동물적 본성을 제압하면서 변형되어 발현되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벙커(bunker)는 군사용어로 적의 공격을 피하고자 파놓은 구덩이를 말한다. 동시에 여기서는 인간의 자기방어적 심리 기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욕망을 보호하고 있는 벙커는 반대로 그것을 그 안에 가두어두기도 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갇혀 있던 동물적 욕망은 괴물처럼 변하게 된다. 서재현의 작품은 해마다 변화하며 각 작품의 변화 추이를 따라가며 해석해야 한다. 이전의 작품이 동물처럼 변이된 인간을 그렸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적인 것이 인간에게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전 작품 속 등장인물이 사춘기 이전의 어린 소년, 소녀이자 동물의 구체적 형상과 아이들 형상의 합성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성숙해진 여인들의 신체에서 또 다른 생명체가 자라고 있는 형상이다. 여기서 어린 시절 좀 더 구체적이었던 욕망이 성인이 되면서 변형되고 감지하기 힘들어진 욕망으로 진화됨을 포착할 수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인「뿔」시리즈는 머리카락이 통제할 수 없이 자라버린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머리카락은 마치 몸에 연결된 또 다른 생명체인 듯 스스로 똬리를 틀며 인간을 잠식한다. 이것은「Armor」시리즈와도 관계가 있다. 뼈나 머리카락, 혹은 털에 싸인 가죽과 같은 죽은 동물에서 추출한 듯 보이는 형상은 실재하지 않는 이미지이며 그 차제로 하나의 생명체처럼 자기완결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한 작품에서 인체의 일부와 함께 떨어져 나온 머리카락의 형상이 생명체처럼 꿈틀거린다. 그리고 그 형상은 섬뜩할 정도로 정교하다. 이전의 작업은 부드럽게 번지는 수묵 위주의 작업과 달리 이번 전시 작품은 부분적으로 진채를 사용하여 더욱 구체적인 형상구현을 실현한다. 금, 은색, 혹은 섬세하고 실제적인 표현에서 물질성이 느껴지게 한다. 이러한 형상은 인간 내면 어딘가에서 자각하지 못하고 자라나고 있는 어두운 잠재의식을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내는 작업이며, 그것에 형상을 부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드와 초자아에 대한 프로이트적 해석방식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정신분석학을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까지 확장하려고 시도한다. 프로이트의 이론이 개인차원에 대한 것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과 같이 사회적 혹은 역사적 맥락까지 확장하여 해석할 수 있다. 즉 현대의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산술적 가치에 인간의 욕망이 변이되어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은 현대의 물질적, 혹은 경제적 가치에서는 불필요한 요소처럼 보인다. 근면함, 절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면화하는 교육을 받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욕망을 자극하고 소비를 부추긴다. 서재현은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현대인의 감성을 역설적으로 나타낸다.
그러나 작가는 보이지 않는 욕망을 형상화하여 객체화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끝없이 완전하게 실현되지 못할 욕망은 인간 본연의 갈등요소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자극 속에서 비대해진 욕망의 혹을 떼어 분석하듯이 떨어뜨려 해석할 수 없다. 그것은 내적 성찰을 통해 깨닫고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동물적 욕망을 비관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고 성찰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내면의 동물성을 윤리적 판단 속에서 도려내야 할 대상이 아닌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화해를 이루어야하는 함을 깨닫는 것이다. ■ 이수
Vol.20131110b | 서재현展 / SEOJAEHYUN / 徐宰衒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