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공작소-군인들 1978

권부문展 / BOOMOON / 權富問 / photography   2013_1108 ▶ 2013_1201 / 월요일 휴관

「군인들1978」을 촬영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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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108_금요일_06:00pm

워크숍 / 2013_1109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2층 제4전시실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독특한 해석과 그들의 다른 기억을 공작하라! 또 다른 기억, 낯선 풍경을…. ●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권부문_군인들 1978_비디오 설치_00:08:40_2013_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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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 사진적 대면 ● 날씨 흐린 일요일 오후, 전방 5군단 소속 사진반 출입문 앞에 시니컬한 표정의 군인이 카메라를 향해 서 있다. 그리고 카메라 렌즈를 통하여 문턱에 서있는 군인을 마주보고 있는 또 한 명의 군인이 있다. 카메라를 들고 상대를 응시하던 그 군인은 자신이 기다리던 어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활짝 열려진 문 너머로 보이는 사진반 실내의 어둠은 사진 이미지로 남길 군인의 상반신이 잘 드러나도록 해주는 검은색 배경막이 되고, 출입문 나무틀의 하부와 높이를 같게 만든 회색시멘트 발판은 촬영을 위한 조명 반사판 구실을 해준다. 1976~1978년 기간 동안 사진병으로 군복무를 하던 작가 권부문은 자신과 만나 서로를 알아가던 이 군인들과의 '사진적 대면'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누구나 기억을 떠올리듯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들'은 대체로 무표정하다. 대개의 '군인들'은 20살 전후의 여린 감수성의 시기, 혹은 정신적 성장과 자기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청년시기에 '군'이라는 특정한 시공간의 상황에 처해지면서 자기답지 않은 시간과 자존적 인격에 대한 위기, 불안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들을 사진이미지로 남긴다는 것은 나라의 분단 역사와 사회 환경에 연관된 의무 병역이라는 특정 상황, 그 한계적 일상 속에서 버텨내고 있는 심리적 부담과 자유롭지 못한 생활의 면면이 드러나는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권부문은 '사진적 대면'이라는 태도(態度, attitude)로 자신이 처한 특정한 세상과 주변을 이해하였다. 가치나 대상, 상황에 대하여 경험과 기억을 통해 준비된 반응 상태를 '태도'라 한다면, 작가의 '사진적 대면'은 개입이 아니라 그들의 면면이 오롯이 드러나도록 유도하는, 어떠한 용도로부터도 벗어나는 '지워내기', 어떤 설명이나 해석도 덧붙이지 않는 '그대로 마주보기'이다. 그의 태도는 군이라는 상황적 요소와 결합하여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선택으로 이어지며, 작가가 만난 이 군인들은 '사진적 대면'이라는 태도에 의해 시간과 공간의 기억/현실/상상적 스펙트럼 속에서 사진이미지로 남게 되었다. 작가는 "군대 생활은 어쩌면 피안의 경험이었다."고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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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군인들 ● 전시장 어둠 속에서 대면한 빛 사이로 인물을 발견한다. 나를 마주 응시하는 5미터 높이의 인물은 까칠한 냉소를 담고 있는 군인의 초상이다.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오는 검은 막을 사이에 두고 순차적으로 투사되는 23장의 군인 이미지들은 바닥에 반사된 역상의 이미지와 함께 나를 감싸는 환경인 듯 펼쳐져 순간적인 전율을 느끼게 한다. 군복을 입고 서 있는 이 청년들의 생김새는 개인의 역사를 상상하게도 하지만, 한결같은 무표정은 멀리 우주적 시간 감각의 촉수를 불러일으키는 알 수 없는 힘을 동반하고 시간의 층위와 거리 경계를 넘어 나에게 낯설음으로 다가온다. ● 관객인 나는 시간을 지나는 통로로 이동해서 35년전 카메라가 서 있던 사진반의 출입문 앞에서 '군인들'을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군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우리에게 새로울 것이 없는 익숙한 설정이겠지만, 우리가 전시장에서 대면한 '군인들1978'에서는 그러한 설정이 제거되어있다. 중성화되고 무표정한 이미지들은 '선입견과 쓰임을 걷어내기', '효과와 강조를 없애는 지워내기', '당연하고 뻔한 것으로부터 거리두기' 등의 의도된 작가적 태도로 인해 낯선 상황 속으로 관객을 안내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사진이 어떠한 의미망의 연결이나 이데올로기의 변화에도 견고하게 버티는, 표현 방식이나 메시지의 개입에 견뎌내는, 목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본연의 이유만으로 존재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태도에 의한 이미지는 우리로 하여금 낯설음을 느끼게 하며, 군인들 개개인의 존재를 더 실감하게 하고, 그 존재감이 모여 만들어내는 에너지에 압도되게 한다. ● 권부문의 '군인들'은 그의 풍경작업과 마찬가지로 '본연'을 드러내는 담담한 '태도'의 이미지들이며, 너무나 익숙한 '일상'에서 반응한 '낯선 기억'으로서 우리 자신의 태도들을 환기시켜준다. ■ 정종구

워크숍 내용 소개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 제목 : 작가와의 대화 – 오늘날 사진이란? - 일정 : 11월 9일 토요일 오후 3시 - 장소 : 제4전시실 - 대상 : 일반인 - 참가비 : 무료 - 참가문의 : 053)661-3517 - 내용 :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진을 찍고 사용하는 오늘날, 사진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관객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 한다.

Vol.20131109h | 권부문展 / BOOMOON / 權富問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