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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107_목요일_07: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2,4번째주 일요일 휴관
해와문화예술공간 HAEWA CULTURE & ARTS SPACE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253번지 Tel. +82.62.233.9011
기존에 있던 건물이 헐리고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는 곳, 변두리의 어느 후미진 곳, 골목이 있는 동네, 광활하게 트인 광장 등. 아무런 감흥과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곳들이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온다. 이러한 곳을 어떤 기억과 상상이 결합된 새로운 의미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데, 그 곳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특별하게 기억되고 간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 공간(空間)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곳' 이지만 결코 비어있는 공간은 아니다. 그 장소에는 몇 년 전에 다른 무엇인가가 존재했을 것이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혹은 역사가 담긴 공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공간과 나-우리는 모두 하나 되어 과거와 현재가 그곳에 함께 있는 것이다. ● 인간과 공간의 관계는 마치 처음에는 공간이 없는 주체가 존재하다가 나중에 공간과 관계를 맺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삶은 근원적으로 인간과 공간의 관계 속에 존재하며 생각에서조차 공간과 떨어질 수 없다. 같이 있어야 하고 같이 있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관계이다. 공간을 만들고 공간을 펼치는 존재로서의 인간은 필연적으로 공간의 근원일 뿐 아니라 공간의 영원한 중심이기도 하다.
공간은 작품에서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된다. 실제의 공간을 캔버스 안으로 끌어들여 그것의 변형을 통해 다른 미로 공간으로 창출하여 생경한 경험을 유발하고자 한다. 즉 현실의 공간과 이상의 공간을 결합하여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그 방법은 한 터치씩 여러 개가 반복된 응집되어 만들어진 형상으로 마치 살아 움직이는 형상의 공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제3의 공간으로써 그 장소에 관객을 불러들이고 관객과 관객, 나와 관객이 서로 소통의 시간을 가져보는 계기, 혹은 어떤 실마리가 되기를 바라는 작업이다. ● 작품에서 공간의 형태는 미로공간으로 표현되고 그것은 확장되어 크게 차지하기도하고 부감시점으로 배치되기도 한다. 미로는 불투명한 장소이며, 그 길을 설계하는 데 어떤 법칙은 없다. 우연과 의외의 상황이 지배하는 곳이라 할 수 있으며 순수 이성의 패배를 뜻할 수 도 있다. '공간으로 변형된 시간'의 개념을 갖는 미로는 모래시계와 대칭을 이룬다. 모래시계는 공간 속의 시간이고 미로는 시간 속의 공간이다. 모래시계처럼 미로는 왕복을 요구한다. 미로처럼 모래시계는 공간에서 끝없이 시간을 측정한다. 미로는 "이 한정된 공간 안에 무수한 길들을 만드는 것"이다. ● 미로 공간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상태를 자문하게 만드는 내적 여로의 기능을 갖는다. 미로 속에서 인간은 주변 환경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개입시킬 수 있다. 이것으로부터 인간은 스스로의 존재 상태를 결정지어주는 총체적 환경 이미지를 가슴 속에 하나씩 형성할 수 있게 된다. 공간 속에서 인간의 존재 상태는 절대적 질서에 의해 강요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체험적 이미지에 의해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즉 미로는 주변 환경에 의해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을 개입시킴으로써 심리적 배설과 휴식을 위한 반정리 기능의 개념인 공간인 것이다.
미로 공간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은(혹은 인간 캐릭터) 작은 크기로 표현한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가 작고 미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함께 존재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연이라는 큰 울타리에 감싸져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가며, 서로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익명의 인간상들이 공간을 누비는 것은 공간 유희를 유도하기위한 작은 장치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물은 위치와 종류에 따라 미로공간에서의 호기심을 유발하여 관객이 작품에 편하게 다가가는 효과를 지니게 하고자 했다. ● 현재 진행 중인 작품에서는 공간의 전체적인 색채와 터치의 방향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우선은 삽입되는 물체를 제외하고 먼저 공간 자체에서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사용했던 무미건조한 무채색보다는 유채색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활용함으로서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색이 주는 생경함과 공간의 구성에 변화를 주어 현실과 상상이 결합된 미로 공간 안으로 관객을 초대하고자 함이다. ● 개인주의로 인해 소통의 부재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영한 작품이며, 공간의 발견과 그리고 그 곳에서의 호기심어린 무엇을 보고 소통의 계기를 만드는 사람들. 이것은 또한 나의 모습이기도하다. 내향적인 미로 공간이 하나의 소통의 공간으로서 관객에게 다가가 작품과 관객의 소통, 관객과 관객의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작업이다. ■ 임현채
Vol.20131107b | 임현채展 / LIMHYUNCHAE / 林泫采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