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방

류인숙展 / RYUINSUK / 柳仁淑 / painting   2013_1104 ▶ 2013_1130

류인숙_Secert Garden-00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5×61.5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9:30pm / 주말_10:00am~09:00pm

기프트앤카페갤러리 GIFT & CAFE GALLERY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267-120번지 백합빌딩 Tel. 070.8835.6538

자신만의 공간에서 형성된 새로운 조형 ● 작가 류인숙은 자신만의 공간을 매우 사랑하며 그 안에서 즐겨 사색하는 소박한 예술가이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자신의 기물이나 책 등 여러 대상을 바라보며 그것들과 소통하면서 느끼는 은밀한 즐거움이 무척 소중하다. 작가는 소중한 추억, 공감과 애정, 즐거웠던 일과 슬펐던 일 등 다양한 이미지들을 화면 안에 형상화시킨다. 작가만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이야기들이 분신처럼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성(性), 정(情)뿐만 아니라 자연과 사물의 속성 및 본질 그리고 물자체(物自體)까지도 헤아려 보고 사색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미적 감흥과 조형성이 담겨있다.

류인숙_Secert Garden-그녀의 방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 162.2×97cm, 162.2×130.3cm, 162.2×97cm_2013
류인숙_Secert Garden-0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3

이처럼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사색을 즐기는 작가의 초기 작업은 철저하게 진지하고 구상적인 조형으로 여성스럽고 조용한 분위기의 소담스러운 조응적(照應的)인 조형미를 드러낸다. 자신만의 공간 안의 정경을 표현하는 일련의 작업들은 형태의 본질을 더욱 새롭게 보여주는 데 초점이 있다. 화면 안의 여러 식물과 기물류의 형태들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본질적인 의미와 이야기를 담은 이미지인 것이다. 또한 강인한 번식력과 생명력을 중심으로 표현된 넝쿨 식물은 희망찬 미래를 꿈꾸게 한다. 특히 여러 식물 및 작가의 조형적 감성에서 비롯된 화면의 구성과 배치 등은 작품의 조형력과 표현성을 더욱 심도 있게 형상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는 자신의 본질적 속성을 표출하기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이 고민하고 사색하며 작업에 대해 대단히 진지한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리고 식물과 기물의 속성을 작품화하기 위해 깊이 사색하고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류인숙_Secert Garden-0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80.3cm_2013

이처럼 작가는 깊은 사색 속에서 현실과 가상세계가 공존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그와 관련된 상상력에 의해 선반과 같은 생활 가구나 선인장, 넝쿨 혹은 화장품이나 화장 거울, 장식품 등을 그려왔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선반은 어린 시절의 애틋한 추억을 머금은 곳이자 애정을 담은 소중한 공간이다. 그러기에 이 선반은 매우 특별하고도 소중한 존재로서 추억과 현재의 삶을 반영함은 물론이고 미래의 꿈과 소망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선반을, 과거, 현재, 미래가 교차되는 신비적 공간이자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고리라고 생각하였다. 선반의 프레임에 배치된 상징적인 사물이나 식물들을 통하여 인간의 존재와 시간이 갖는 의미 및 시간의 흐름 뒤에 드러나는 여러 흔적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며 생명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이로서 선반 위에 놓인 각각의 사물들은 작가의 추억의 심적 투영이고 암시이며 은유이고 미래에 대한 조형성을 담게 되었다.

류인숙_Secert Gard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85×52cm×3_2012

이처럼 삶의 공간에 의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해 온 작가는 최근 들어 이미지적이고 단순화된 여러 형상들을 통하여 내면을 보다 심도 있고 심플하게 조형화시키고 있다. 이 안에는 꿈과 이상은 물론이고 마음과 의지까지도 담겨져 있다. 명암이 거의 사라지고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한 원색을 토대로 어떤 부분은 마치 색종이를 오려 붙여놓은 듯한 이미지이거나 보일 듯 말 듯한 가느다란 선의 교차로 구성된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 등에는 작가의 인간적인 향기와 미래의 꿈 등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공간이 지니는 이러한 여러 속성들을 표현하기 위해 대상이 지니는 본질적 이미지를 새롭게 변용시키면서도 이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사색 가운데 꾸준히 진행시켜 왔다. 그러기에 그의 화면에서는 초현실주의를 연상케 하는 시원한 하늘이 한 면을 차지하기도 하며, 거울이 여러 기물을 새롭게 흡수하며 생동감을 더하기도 한다. 이는 자신만의 공간을 통한 세상의 모든 것과의 심리적인 만남과도 같은 것이라 하겠다. 이상과 꿈 등 작가의 내면적 세계와 자신만의 공간에 의한 세상 물성과의 교감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성이 공존하는 것이다.

류인숙_선반의 비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05

이처럼 일상의 실제적인 공간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형상화시키기 위한 작업은 대단히 진지하다고 할 수 있다. 진지하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일련의 그림들은 내면의 에이도스(Eidos)를 마음 가는대로 그리는 본질 그대로의 모습이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작품에서 자연스러움과 소박한 미감이 느껴진다. 이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공간에서 비롯된 내면의 에너지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자연스러움은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물 자체(物自體) 같은 것이라 하겠다.

류인숙_Secert Gard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07

자신의 삶의 공간에 있는 제한된 대상을 통해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면서도 보다 세계적이며 현대적인 그리고 〮한국적인 보편성을 담고 있는 조형성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작가가 추구해 온 아름다우면서도 소박한 그림들은 일단 성공적이었고 더 발전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더욱 훌륭한 조형성을 표현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정진을 하였으면 한다. ■ 장준석

Vol.20131105i | 류인숙展 / RYUINSUK / 柳仁淑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