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ground

안경수展 / ANGYUNGSU / 安敬洙 / painting   2013_1031 ▶ 2013_1124 / 월요일 휴관

안경수_on groun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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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수 홈페이지_http://www.angyungsu.com/

초대일시 / 2013_1031_목요일_12: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2:00pm~07:00pm / 10월31일_12:00pm~10:00pm / 월요일 휴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모 PROJECT SPACE MO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25번지 Tel. 070.4222.3002 projectspacemo.blogspot.com

어떤 폐허"폐기물에서 아이들은 사물의 세계가 바로 자신들을 향해, 오로지 자신들에게만 보여주는 얼굴을 알아본다. 폐기물을 가지고 아이들은 어른의 작품을 모방하기보다는 아주 이질적인 재료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놀이를 통해 그 재료들을 어떤 새롭고 비약적인 관계 안에 집어넣는다. 아이들은 이로써 자신들의 사물세계, 즉 커다란 세계 안에 있는 작은 세계를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낸다." (발터벤야민,「공사현장」,『일방통행로』) ● 불완전한 공터와 불완전한 폐허. 안경수의 그림 속에서 폐허와 공터는 '불완전함'의 각기 다른 이름이다. 이 말은 작가가 그리기의 대상으로 삼은 풍경이 시작과 끝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중간' 단계에 놓여있다는 의미다. 또한 그리기의 측면에서 작가가 밀어붙여 보려는 그림의 상태가 어느 정도 불완전함을 지향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안경수의 그림은 작가가 걸었던 서울 이태원 일대 보광동이라는 장소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2012년 겨울 이태원에 위치한 전시공간 '꿀풀'에서 전시를 하며 자주 오갔던 곳으로 작가에겐 거주의 장소가 아니라 '걷기'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작가는 타지에서 이주해온 수많은 사람들과 폐기물에 가까운 낡은 사물, 오래된 건물과 공사장 터의 공존을 또 다른 가능성의 풍경으로 바라본다. 그는 몸과 시선이 함께 움직이는 걷기를 통해 이 황망한 장면들을 포착했을 것이다.

안경수_my old friend's hous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160cm_2013

작가가 화면으로 데려온 거리의 건물, 공사 현장, 가로수, 실내의 벽과 바닥 등은 모두 공터에서 솟아난 시간의 흔적들이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시간 동안 걸으면서 보았던 실제 장소는 점점 누락된다. 정확히 말해 그는 건물의 일부, 공사장의 폐허 일부, 벽과 바닥의 일부를 그려냄으로써 전체를 누락시킨다. 부분들로 배치된 그의 그림은 풍경의 전체적인 조망을 불완전한 시도로서 남겨둔다. 조각난 풍경은 군데군데 퍼즐처럼 배치되어 있다. 대신 작가는 시간의 쌓임과 그 안의 불안한 대기를 그림 안에서 감각적으로 증폭시킨다. 그의 그림들은 작가가 마주한 실제 풍경이 자신의 눈과 손에서 멀어지는 것을 일정부분 '방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말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그리기는 화면 안에 올라간 대상을 어느 정도 방치하는 것으로 그림의 온기를 보존한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규정할 수 없는 대기권 안에서 작가는 공터와 폐허, 그리고 새로 만들어진 땅을 그림 안에 공존하게끔 한다. ● 작가의 그리기는 풍경을 재현과 환영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의 그림은 공터와 폐허의 존재를, 그러니까 관람자가 온전한 공터나 폐허의 감각을 조우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한다. 화면 전체를 채운 하얀 점과 긁어낸 듯 미약한 어둠의 자국을 담아낸 건물 내부는 화석이 되기 직전의 인공물이 풍기는 어떤 징후 같은 것이다. 그림 속 풍경은 눅눅한 공기와 습한 온도를 감지하게 할 뿐 실제 거리의 현실을 감추거나 밀어낸다. 건물의 잔해와 풀이 공존하는 공사장 터의 상황은 거리의 휘몰아치는 소음과 주변 질서의 영향권에서 떨어져 나와 외따로 선 풍경이 된다.

안경수_a bunk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3

「a bunker」라고 이름 붙은 작품을 보자. 두 그림은 거리에서 숱하게 볼 수 있는 건물의 주차 공간을 그린다. 서로 다르면서도 유사한 두 그림의 배치는 흥미롭다. 작가의 시선은 건물 내부로 진입하지 않으며 거리를 걸으면서 우발적으로 발견한 건물의 '틈'을, 밖에서 보고 그린 것이다. 바깥에서 그린 풍경. 작가는 내부에 의외의 것이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하지만 그것을 밖으로 끄집어내 오지는 않는다.「a bunker」의 붉은 벽돌과 흰 벽, 푸른 창문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풍경의 바깥에 서서 겉을 훑어본다. 화가가 재생시켜놓은 유사한 구도의 건물 주차장 구조는 표면의 질감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건물 안팎을 흘러내리는 물감의 존재다. 이 물감만이 풍경의 내부로 들어가 여기저기 어디든 갈 수 있는 기체처럼 화면을 채운다.「an empty lot」시리즈를 비롯해 숲을 그린「forest」에서도 미약하거나 때로는 압도적으로 느껴질 만큼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감이 있다. 이 흘러내리는 물감은 시공간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비나 눈과 같은 대기의 상태를 어느 정도 모방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공적인 덧붙임이 아니라 방치된 시간의 자국으로, 또 그림의 눅눅함을 배가시키는 요소로 존재한다. 눅눅한 느낌의 화면을 만들어낸 주체는 누구인가? 화가일 수도 있고 거리의 가로수, 하수도, 공터, 온갖 사물을 만들고 바라보는 모두일 수도 있다. 안경수의 그림에서 공터의 자리는 남겨진 폐기물, 못, 버려진 물건의 잔해들에게 넘겨진다. 공사장 가림막을 뚫고 풀이 솟아나는 장면은 가까이에서 바라보아야만 얼굴을 내미는, 풍경의 가려진 재료들이다. 이 재료는 작가의 물감만이 남길 수 있는 크고 작은 녹색 점 자국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안경수_stairwa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3cm_2013

작가의 그림은 보광동에서 시작되어 다른 공터들로 향해 흩어져 나간다. 비어있는 자리를 뜻하는 공터는 사실상 불가능한 환영 아닐까? 공터는 가까운 곳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실내의 조명을 그린「Lightning」, 얼룩지고 낡은 계단을 그린「stairway」, 공사장 무지개떡 패턴의 가림막을 그린「our flag」도 작가의 다른 그림에 비추어 보자면 '공터'의 다른 표현이다. 작가는 화면의 여러 부분들을 비워두고 풍경의 조각난 미니어처를 그린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시덥지 않아 보이는 풍경의 자리는 그 자리가 품고 있는 미시적인 세계를 수면 위로 올린다. 계단, 벽, 바닥, 조명이 달린 천정을 담은 안경수의 '실내' 풍경은 무엇의 '배경'이 되었던 자리를 눈앞으로 바짝 끌어당겨 그 자리 자체를 보게 한다. 드라마틱하지도, 스펙터클 하지도 않다. 보도블록의 패턴을 그린「a brick road」는 작가가 느꼈을 비약적인 관계의 '놀이'를 보는 이와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난다. 누락된 시간의 흔적을 상처처럼 각인한 짙은 보도블록의 표면은 변화하고 움직이는 풍경의 한 찰나다.

안경수_plants b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3
안경수_plants b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160cm_2013

안경수의 풍경은 이질적인 재료들 사이의 비약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풍경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여기서 풍경이 '된다'는 말은 안경수 작가가 쓴 글에 등장하는 단어다. 작가는 글에서 '풍경이 된다'는 문구 앞에 '미완'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작가의 그림 안에서 미완의 장소는 그림 안에서 풍경이 되는 시간을 스스로 직조해나간다. 그는 그리기의 과정을 통해 의외의 것과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풍경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가 질문하는 것일까? 더러움 속의 깨끗함, 태평함 속의 불안함, 눅눅함 속의 쨍한 조명 등과 같이 대치되는 감각은 이질적인 것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간 흔적, 잔여물처럼 침묵 속에 남아있다. 작가는 무엇인가를 도드라지게 하는 배경으로서의 풍경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가 '전부'인 공백의 장면을 쫓아간다. 이 공백은 필연적으로 미완성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미완성은 지금 이곳의 풍경에 관해 바라보기를, 담기를, 다시 배치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어떤 기대이거나 나아가 화가로서의 다짐일지 모른다. ● 안경수의 풍경은 꾸준히 변화해왔다. 그는『인공의 세계』(2008년 개인전)와『바리케이드』(2012년 개인전)를 지나와 자신의 그림을 '풍경되기'의 측면에서 수행한다. 이번 전시장에서 자주 보게 되는 잘금잘금 쪼개진 듯 금이 간 그림 속 바닥과 벽면은 작가가 풍경에 대해 펼쳐놓은 생각의 흔적이다. 작가는 자신이 걸었던 거리와 그 길에서 포착해내고 다시 떠올리는 풍경을 통해 반복해 겹쳐지는 풍경의 습성을 발굴해낸다. 시간의 때를 입은 풍경을 그림으로써, 작가는 매 시간 다른 빛과 어둠이 빚어내는 풍경의 상이한 조건들을 바라본다. ■ 현시원

안경수_garbage mountai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103cm_2013

Thoughts on Certain Ruins ● "In waste products they recognize the face that the world of things turns directly and solely to them. In using these things they do not so much imitate the works of adults as bring together, in the artifact produced in play, materials of widely differing kinds in a new, intuitive relationship. Children thus produce their own small world of things within the greater one." (Walter Benjamin, "Construction Site," One-Way Street) ● Imperfect empty ground and imperfect ruins. In Gyungsu An's paintings, ruins and empty grounds work as different names for 'imperfectness,' which means the landscape the artist takes as his subject of depiction are in the stage of the infinite 'middle' in between the start and end. It also means that the state of paintings the artist tries to achieve is directed towards a certain degree of imperfectness. Gyungsu An's paintings take Bogwang-dong as their point of departure. The area is a place in which the artist took many walks when he had an exhibition at a space called ccuull pool in the winter of 2012. For him, the area is not a place for living but a place for 'walking.' There, he sees the coexistence of people migrated from other places, worn out objects that are closer to waste, old buildings, and construction sites as landscapes with another possibilities. He might have captured these complex and confusing scenes while taking walks, a practice where one's body and gaze move together. ● Gyungsu An brings the traces of time that has stood on empty grounds: different elements such as buildings along the street, construction sites, roadside trees, walls and floors in the interior of buildings. However, the actual sites that the artist has seen while he was walking become more and more omitted during the creation process of his paintings. In a more accurate sense, the artist omits the whole by depicting sections of buildings, ruins of construction sites, and walls and floors. Composed of arrangements of different parts, his paintings leave the perspective to see the whole as an imperfect attempt. In his works, fragmented landscapes are arranged in different places as pieces of a puzzle. Instead, the artist amplifies the accumulation of time and the imperfect atmosphere within such accumulation in terms of senses. There seems to be intentional 'neglect' in which the artist distances himself from the actual landscape that he has encountered. In this sense, one might argue: Gyungsu An's practice maintains the warmth in his paintings by neglecting the objects depicted on canvases to a certain degree. In an undefinable atmosphere that is neither warm nor cold, the artist draws empty grounds, ruins, and newly developed lands to coexist in paintings. ● An does not treat landscape as an object of representation and illusion; his paintings disturb viewers' encounter with the sensibility of empty grounds or ruins. The white dots and dim marks of darkness in the interior of buildings are certain symptoms that artificial constructions give off right before they become obsolete, like a fossil. The landscape in the artist's paintings lets viewers only sense the soggy air and humid temperature while concealing or avoiding the reality of the street. The situation of construction sites where the ruins of buildings and grass coexist thus becomes a sole landscape that is detached from the noise of the street and the effect of its surrounding order. ● a bunker portrays a common parking space of a building. Composed of two pieces of paintings, the work presents an interesting composition that bears difference and similarity at the same time. The artist's gaze does not enter the buildings and takes a view on the 'crack' of buildings that he has discovered while working along the street. He depicts them from outside: it is a landscape that is portrayed from the outside. The artist intuitively senses that there are uexpected things in the inside but does not bring them to outside. In a bunker, the artist surveys the landscape from the outside, from the red bricks and white walls to blue windows. The structures of parking lots which the artist represents in a similar composition bear difference in their textures yet share a common element: the existence of colors that run down both inside and outside of buildings. In the paintings, the colors are the only element that fills up the picture as if it was air that could go inside the landscape and move to any place. In an empty lot series and forest, there are also colors that run down from the top to bottom, sometimes with less presence, other times overwhelming the landscape. To a certain degree, it might be possible to say that the running colors imitate the state of atmosphere such as rain or snow, which affects the mood of time and space: they are not an artificial addition; they exist as traces of neglected time, or as an element that amplifies the dampness of paintings. Then, what is the subject that has created a picture filled with a sense of dampness? It can be a painter, or it can be everyone that makes and sees roadside trees, sewerage, empty grounds and all the other objects. In An's paintings, the place of empty grounds is passed onto the ruins of left-out wates, nails, and disposed objects. Among them, the scene in which grass grows through the construction fence reveals the hidden material of landscape that shows itself when one pays a close attention to it. Such material manifests as marks of green dot that can be left only by the artist's brush stroke. ● An's paintings starts at Bogwang-dong, then disperses through other empty grounds. But isn't also that an empty ground, meaning a place that is vacant, is actually impossible illusion? In the artist's works, empty grounds are scattered around many places that are not far from us. Lightning with the interior lightings, stairway with stained and old stairway, and our flag with a construction fence in a rainbow rice cake pattern are different expressions of an 'empty ground' if compared to the artist's other paintings. An leaves out many sections of a picture, depicting fragmented miniatures of a landscape. Through this, the place of an ordinary landscape raises the microscopic world embedded within it above the surface. The artist's landscape of 'the interior' draws what was once a 'background' of other things in front of one's eyes. However, the move is not dramatic nor spectacle. Rather, An's paintings reveal his will to share his fluctuating 'play' of relations that he might have felt. a brick road, a painting depicting a pattern of paving blocs, is an example of such characteristics. In the work, the dense surface of paving blocs that are carved with omitted traces of time exists as an instant of a landscape that changes and moves itself. ● The landscapes depicted by Gyungsu An take the leap among disparate materials rather indifferently. The question is that of the meaning of 'becoming a landscape.' Here, the notion of 'becoming' is a word that appears in the artist's own writing. In his writing, An added a condition of 'incomplete(ness)' before the phrase of 'becoming a landscape.' In the paintings, the incomplete places themselves construct the time that becomes a landscape within them. Is he asking about how the unexpected and the common and trifling landscape coexist? The contrasting sensibilities, such as dirtiness in cleanness, uneasiness within tranquility, and sharp lighting within dampness, remain in silence as if they were traces and remain left after a storm of heterogeneous objects. The artist does not pursue landscape as a background that emphasizes something else but follow the scene of emptiness, which is 'the whole' as itself. Such emptiness is necessarily directed towards incompleteness. And this incompleteness might be certain anticipation for him not to give up watching, conveying, and rearranging the landscape of here and now. Moreover, it might be a promise for himself as a painter. ● The landscape depicted by Gyungsu An has been constantly changing. He has gone through an artificial nature(solo exhibition, 2008) and a barricade(solo exhibition, 2012). Now, he performs his paintings in a perspective of 'becoming a landscape.' Frequently appearing in the works in the current exhibition, the walls and floors with minute cracks are traces of An's thought on landscape: the artist excavates the repeated properties of landscape by depicting the streets he walked and the landscape he captures and is reminded of. As he paints the landscape with marks of time, An sees different conditions of landscape that are shaped by light and darkness changing in every hour. ■

Vol.20131031h | 안경수展 / ANGYUNGSU / 安敬洙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