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박형렬_오완석_이조흠_정무키_박세희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기획 / 박한별
전시문의 / Tel. +82.62.236.0481 / E-mail. [email protected]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시아 문화마루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38(광산동 13번지) Tel. +82.62.236.0730
그 작가의 실험실에는 무엇이 있을까? 실험실에 있을법한 망원경이나 현미경은 없다. 단지 망원경, 현미경보다 더 정확하게 세상을 들여다보는 작가들의 세계관이 있을 뿐이다. 『그 작가의 실험실』전에서는 박세희, 박형렬, 오완석, 이조흠, 정무키 5명의 작가들의 각기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예술'이라는 큰 장르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청년작가들이다. ● 우리는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공간을 소위 '아틀리에' 또는 '작업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본 전시에 소개된 예술가들의 공간을 작업실이라 명명하기엔 너무나 범위가 좁다. 더 이상 그들의 공간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물질과 연장들로 가득한 테크닉적 요소만이 가득한 작업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공간에서는 가장 중요한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실험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 실험정신은 다다이즘(Dadaism)로부터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무의미의 의미'를 이야기하고자 했던 다다(DaDa)는 사물, 사람에 대한 외부로부터 오는 의미를 제거하고 새로운 조망과 시각을 제공했다. 이때부터 예술가들의 고민은 좀 더 다양해 졌던 것 같다. 삶을 예술을 통해 재미있게 하려는 생각, 비가시적인 현상을 표현하고자 하는 고민, 비주류의 입장을 대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고민, 문화적인 충격을 주고자 하는 생각 등등...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해 고민하는 예술가들의 모습은 실험가들의 모습과 흡사하며 그리고 이 순간 그들이 있는 공간은 이제 더 이상 작업실이 아닌 '실험실'이 된다. ● 이 실험실은 단순히 무엇인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공간적 의미를 넘어선다. '베 한필을 짜나 10필을 짜나 베틀은 제대로 차려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무엇인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지속해서 무언가를 실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작가들은 제각기의 연장으로 어떤 물질을 주무르고 다듬고 매만지면서 모종의 경지로 전진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다시 말해 예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무언가가 탄생한다는 것이며 그 과정이 바로 예술가의 실험이다. 관람객은 예술작품을 단지 결과물의 대상적 관념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결과물인 예술작품을 보기 이전에 이 결과를 어떻게 이끌어 낸 것 인지 그 과정, 즉 그 고민에 대한 흔적들을 들여다본다면 작가가 작품을 위해 보냈을 셀 수 없는 시간과 노동의 무게도 함께 체감하며 작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향후 아시아문화전당의 공간 중 일부는 일반시민들과 전문가가 함께 어울려 특정 주제를 고민하여 함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험실과 같은 공간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크고 작은 물음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며 이 질문을 통해 무엇인가 창·제작되는 무수히 많은 과정을 통해 또 하나의 그 무언가 탄생될 것이다. ● 이처럼 실험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왜?' 라는 물음을 던지는 일이다. 우리를 흔들거나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질문들이다.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 역시 끊임없이 '왜'라고 묻는다.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낚시 바늘은 물음표처럼 생겼다. 우리는 인생 혹은 세상이라는 망망대해에 낚시 바늘을 던지듯 물음표를 던진다. 그리고 그 물음표를 통해 돌아오는 것은 꼭 마침표나 느낌표로 돌아오진 않는다. 오히려 물음표로 시작해서 끝내 물음표로 끝나는 경우가 더 많다. 실험이라는 형태는 무언가를 궁금해 하는 인간의 본원적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그것이 결코 끝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실험은 이론과 실천의 통일로서 개념과 이념으로 제기되는 문제와 가설에 대해 검증을 하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우리는 『그 작가의 실험실』전을 통해 작가에 대한, 작품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질문을 함과 동시에 결과에만 급급했던 현실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며 흐르는 물처럼 인생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만끽하려는 마음으로까지 도달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삶에 대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겨날 것이다. 인생은 하나의 실험으로 시작된다. 나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가? ■ 박한별
박형렬 작가는 일종의 예술노동자 같다. 그가 작업을 하는 방식은 퍽 복잡하다. 일단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바를 일일이 스케치하고, 제도화하여 자신만의 설계도를 완성한다. 이는 자신 앞에 놓인 세계를 이전까지 본 적 없는 형태로 새롭게 연출되며 박형렬 작가만의 예술세계로 구현된다. 이 방식은 작가의 치밀한 설계와 빈틈없는 구현으로 인해 그 완성된 모습이 실제로 드러나게 되었을 때 구도적, 미학적으로 완벽하게 '연출'된 모습을 띈다.
오완석은 주로 1, 0, -, +, 無, 有 등의 물리적이거나 개념적인 실체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주로 주변에 있는 사물을 가지고 작업하는데, 그 방식과 오브제들은 다양하나, 하나의 물음을 가지고 시작된 작품이다. 그 물음의 시작은 존재가 생겨났다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고, 또 어떻게 사라지느냐하는 것이다. 그는 모든 생명체의 순환적 질서를 엿보며 인간 또한 생성과 소멸 속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불을 이용한 드로잉 표현을 통해 현시대에 잊혀져가는 생명체에 관한 소중함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조흠은 영상과 사진 작업을 통해 인간이라는 생물이 아무리 다채롭고 다양한 모습과 가치관으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획일화된, 구획되어진, 동기화된 인간들의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천편일률적으로 사회화된 인간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특별하다 여기지만, 결국 이 특별함조차도 자기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무키무키만만수의 무키로 활동하는 정무키는 「나는 지옥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밀가루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셀프헤어컷」, 「드라마놀이」등의 작품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자질을 뽐냈다. 이 일련의 작품은 인간의 자유와 사회적 속박, 위선을 통한 생존의 욕구, 체제에의 순응과 개인적 의지의 문제 등 서로 길항관계에 있거나 모순되는 성질들에 의문을 던진다. 정무키는 작품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으로 형성된 틀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관람객에게는 복잡하고도 아리송한 매력과 함께 충격을 준다.
박세희는 아틀리에처럼 보이는 복합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작품에서 보이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작가 개인이 실제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관찰하거나 직접 수행하는 경험들을 통해서 체득되는 이미지조각이다. 그리고 이 이미지조각을 꼴라주 방식으로 나열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때문에 전혀 다른 조각끼리 만나서 또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녀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담론이 나오기도 한다. ■
Vol.20131021i | 그 작가의 실험실-2013 아시아문화마루 신진큐레이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