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for Healing (father's letter)

조승래展 / SEUNGRAE LEO CHO / 趙升來 / photography   2013_1009 ▶ 2013_1015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9 02 27 수락산 동막골_60×90c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8:00pm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Gallery yedam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삼청동 26-2번지 B1,2관 Tel. +82.2.723.6033 www.galleryyedam.com

차가운 얼음 뜨거운 영혼 ● 극과 극이 부딪친다. 차가운 얼음에서 불꽃같은 신의 사랑을 읽어내는 조승래 작가의 「Ice for Healing」은 차가움과 뜨거움이 만남으로써 더욱 강렬하고 극적이다. 전시의 제목부터 그러하다. 사실 치유라는 단어와 얼음이라는 단어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얼음같이 차가운 이성과 불같이 뜨거운 사랑의 조합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치유가 될 것이다. ● 철저하게 신앙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있는 조승래 작가는 만물을 '아버지의 편지'로 읽는다. 그런데 왜 작가는 삼라만상 중에서 하필 봄이 오면 녹아서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얼음'을 신앙고백의 소재로 삼았을까. 물은 자기 모양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부드럽고 자유롭다. 그러나 물이 고정되고 얼어버려 비로소 형상을 갖는 순간, 부드럽고 자유로움은 더할 나위 없이 차갑고 단호함으로 변한다. 그렇지만 차가운 얼음이 형태를 버릴 때에는 다시 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로 돌아간다. 어디로든 스며들고 흘러갈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신앙인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깊게 사유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8 03 21 수락산 동막골_40×60cm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8 03 19 수락산 동막골_40×60cm

작가는 긴 겨울을 지내며 얼었다 녹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얼음의 형상에 작가의 신앙심을 이입함으로써 십자가의 고난으로, 주님의 사랑으로, 또는 생명의 탄생으로 재창조했다. 무엇보다도 신앙심의 투사를 떠나서 작가의 상상력과 미감이 결합되어 사진 자체가 예술적인 완성도를 갖는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작품이다. 자칫 단순해지기 쉬운 소재인 얼음을 다양한 형태와 질감으로 표현하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충분히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 이렇게 독실한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Ice for Healing」은 작가가 신에게서 받아 적은 진실한 편지라고 하겠다. 우리가 미처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신의 음성과 메시지를 얼음이라는 상형문자로 써내려간 조승래 작가의 복음전서라고 할 이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는 신비체험을 하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 윤세영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9 02 17 원도봉산_40×60cm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9 02 07 원도봉산_40×60cm

나의 얼음 작업은 상처 받은 내 영혼의 치유를 위한 자연의 편지를 받는 기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얼음 속에 담긴 감동적인 자연의 사랑의 편지는 내 마음을 위로하고 기쁨 속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가슴을 내밀고 얼음에 감정이입하여 물아일체의 감정을 느껴봅니다. 내 마음은 자연이 만든 얼음의 형상과 빛이 만든 황홀한 색감 속에 무아지경에 빠져듭니다. ● 얼음을 찍는 작업과정은 내게 찾아온 사랑의 상실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내면을 치유하기 위해 얼음사진을 10년간 찍었습니다. 내 삶을 위한 사진이야말로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도 발표한 적이 없지만 나는 작업으로 행복했습니다. 내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는 과정이었기에 말입니다. 행복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해 진 것을 경험했습니다.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9 02 18 원도봉산_40×60cm
조승래_Ice for Healing 2009 02 24 원도봉산_40×60cm

어둠이 있어야 빛을 더 강하게 느끼듯이, 슬픔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발견하게 됩니다. 고난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육신의 자랑할 것이 없을 때 영혼의 참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세상의 의지할 것이 없을 때 창조주의 참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얼음 작업에 항상 등장하는 빛은 상실과 아픔을 치유하는 창조주의 사랑을 의미합니다. ● 얼음은 찰라의 시간 속에서 형상을 만들고 순간 녹아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그것은 마치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고 한줌 재가 되어 사라지는 인생과 같습니다. 내가 본 것은 얼음이 아닌 빛을 받아 보석이 되어 빛나는 얼음입니다. 우리 인생도 사랑을 받으면 그 영혼이 빛나는 보석이 됩니다. 나는 얼음이면서도 얼음이 아닌 빛이 창조한 얼음의 독특한 영성에 매료되어 그 느낌을 내 마음에 담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얼음은 내게 하나의 사랑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조승래

Vol.20131018g | 조승래展 / SEUNGRAE LEO CHO / 趙升來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