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찰리 채플린! Hi! Charles Chaplin!

홍순현展 / HONGSOONHYUN / 洪淳賢 / painting   2013_1016 ▶ 2013_1022

홍순현_오케스트라 orchestra_캔버스에 혼합재료_73×91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찰리 채플린을 그리다.(그리워하다) 나의 어린 시절은 셋방살이로 여러 번 옮겨 다녀야 했다. 걸음마를 시작한 시기에 부모님 두 분 다 직장에 다니셔서 혼자서 놀았다. 누나, 형들이 학교에 가면 종일 자연과 시간을 보냈다. 땅의 개미와 대화하고 뒹굴며 하늘의 구름을 베고, 새들과 물속 용궁에도 갔다가 우주를 맘껏 떠다니는 상상 속에서 마음은 행복한 아이였다. 그때는 세상이 나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주인집 아들이 들고 있는 장난감이 신기하고 좋아 보여 한번 만져 봤고 주인집 아주머니는 어린 내게 따귀를 때렸다. 직장을 다녀오다 보신 어머님은 나를 안고 부엌에서 서럽게 서럽게 우셨던 그날, 가난한자의 설움을 알게 됐고 착하기 만한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사시는지 어렴풋이 느끼는 계기가 됐다.

홍순현_채플린의 정원2 Chaplin's Garden2_캔버스에 혼합재료_65×91cm_2013
홍순현_청혼 marry me_캔버스에 혼합재료_65×91cm_2013
홍순현_채플린의 정원1 Chaplin's Garden1_캔버스에 혼합재료_53×73cm_2013

부모님은 거지를 보면 우리 먹을 걸 줄여 나눠주셨다. 추운 겨울날 길 잃고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집에서 돌보며 나도 먹지 못한 비싼 과자에 맛있는 반찬을 먹였다. 파출소에 신고 후 밤늦게 헐레벌떡 찾아온 아이 엄마는 연신 고맙다고 했다. 등에 업힌 아이가 춥다며 아버님이 큰맘 먹고 사주신 한번도 입지 않은 비싼 코트를 덮어주셨다. 그 코트가 가장 비싸고 좋았으니까... 고맙다며 꼭 갖다드리겠다는 그 아주머니는 소식이 없었다. 온화하신 부모님 아래 생활은 풍족하진 않았지만 우리 5남매는 정서적으로는 행복 했었다. 주인집의 부당한 폭언, 요구, 억지에도 묵묵히 참고 견디시는 부모님께 도움을 못주는 나 자신의 무능력함과 자괴감에 흔들릴 때 쯤 사춘기가 찾아왔다.

홍순현_인생 Life_캔버스에 혼합재료_60×60cm_2013
홍순현_대중목욕탕 Public Bath_캔버스에 혼합재료_53×45.5cm_2013

우습게 생긴 콧수염, 꽉 끼는 상의에 동그란 모자, 아버지 신발을 신은 듯 뒤뚱거리며 걷는 채플린은 불안한 미래와 정서적 불안을 겪던 질풍노도의 나를 닮았고, 가족을 짊어진 삶의 무게에 마음대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볼품없고 나약한 서민이지만 지팡이로 불의에 대항해 웃기고 울리는, 진하게 배어나오는 슬픔속의 희망은 너무나 인간적인 우리 시대의 진정한(영원한) 영웅이었다.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님, 병상에 계신 어머님의 모습에 별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불효자식의 마음을 담아 어린 시절의 영웅 채플린의 모습을 그린다. 힘들었지만 아름답고 순수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중년의 나이. 지금은 세파에 찌들었지만 그 시

홍순현_인생-흐르는 별 Life-Flowing Stars_캔버스에 혼합재료_53×45.5cm_2013

절이, 아버님이, 그대가 무척 그립습니다. 그리움을 밝혀 마음의 꽃밭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장마 비에 흠뻑 애수에 젖고 뜨겁게 태양과 포옹하며 아름다운 정원으로 남아있길, 성장하길 기원합 니다.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 ■ 홍순현

Vol.20131016f | 홍순현展 / HONGSOONHYUN / 洪淳賢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