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0908i | 김현영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100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일요일_10:00am~07:00pm
광화랑 GWANG GALLERY_sejong center 서울 종로구 세종로 81-3번지 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 안 Tel. +82.2.399.1111 www.sejongpac.or.kr
'회복과 사랑'을 지니고 떠나는 예술의 노마드 ● 김현영 작가의 작업을 보다 깊이 이해하려면 그가 상고하고 다루어 왔던 작업주제의 변천을 짚어보지 않을수 없다. 김현영작가의 1회에서 2회에 이르기까지의 개인전 주제는 '부족함 없는 쉼'이었다. 첫번째 전시에서 보여준 회색빛의 어두운 공간과 주로 가운데에 놓여진 어두운색의 투박한 의자는 곤고하고 외로운 인간의 삶과 딱딱하고 초라한 의자나마 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쉼을 제공하고자 하는 그만의 내성적이지만 강렬한 열망이 보였다. 그 다음 3회전시에 이르러 그의 부족함 없는 쉼에는 빈 캔버스를 조심스럽게 감은 부드러운 붕대작업이 등장한다. 보통의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그의 캔버스작업에서 작가는 첫 전시에서 보여준 마음에서 더 나아가 그들의 상처를 절대자의 사랑으로 싸매어주어야 한다고 느끼며 빈 캔버스틀을 붕대로 감싸는 행위와 그 결과물의 작업을 통해 치유에 대한 깊은 주제의 고민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말한다. "진정한 쉼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작업하다 보니 관계의 회복이라는 명제에 도달하게 되었고, 그 주제에 대해 깊이 들어 가다보니 사람들의 마음이 보였다. 조각난 마음이. 겉은 멀쩡하게 웃고 있지만 조각나고 상처난 마음이 보였다." 그래서 그 다음 주제는 4회전에서 나타난 'Recovery-조각난 마음'이었다.
이때부터 붕대작업과 함께 조각난 나무판자를 거친 면 그대로 얼기설기 이어서 작업을 하는, 조형과 회화의 영역을 넘나드는 작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세번째 주제가 등장하는데 그것은 이번 전시의 주제인'Recovery-조각난 마음 그리고 사랑'이다. 이전의 주제와 비교하자면 '사랑'이란 명제가 하나 덧붙여졌는데, 전작에 비해 뭔가의 변화가 보인다. 형식은 이전과 같은 거친 폐목들을 그대로 이어붙여 만들거나 여러 재료로 비슷한 이어붙이기 작업을 하는 등 동일하지만, 이전의 나무작업은 조각난 마음 그 자체를 온전히 함께 고통스럽게 끌어 안 은듯 어두운 색감의 작업이 주를 이룬 반면, 이번 전시는 보다 온화하고 화사한 색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연극이란 타 예술장르에서 한동안 활동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작가라서인지 스스로가 캔버스의 사각틀에 갇혀 작업하기를 답답해하며 설치와 회화를 결합한 자유분방한 프레임의 작업을 창조해내었고, 이것은 그가 몰입하여 표현하고 있는 주제 '조각난 마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그의 붕대작업과 나무조각의 집합 작업 모두 연극인으로서의 타 예술영역에 몸담았던 지난 세월이 담겨진 화학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텅빈 캔버스에 붕대를 감고 공사장에서 버려진 나무조각들을 줍는다. 그리고 그것들을 오랜 시간 매만져 그만의 독특한 '치유'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이 모든 것이 치유라는 주제를 위한 김현영 작가만의 경건한 예술행위인 것이다. 퍼포먼스와 설치작업 그리고 회화작업이 결합된 그의 독창적인 작업물은 그가 '치유와 회복'이라는 주제를 오랜 시간동안 무서울정도로 깊이있게 몰입하여 낳은 결과물이다.
김현영 작가의 작업과 주제의 변화여정은 세월이 지나 그의 삶이 보듬고 있는 영역도 더욱 커지고 성숙해져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작업은 거친 나무조각의 집합체의 형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나 형태 또한 한층 조화로워지고 그것이 보다 다양하고 화사한 색감으로 어우러져 이전보다 조형적 미감이 더욱 돋보이는 작업이 되었다. 그의 이번 작품을 보면 서정주 시인의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유명한 시 한 귀절이 연상된다. 이렇듯 그의 작업도 여러 질곡을 거쳐 변화와 성숙의 한 계단을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계속적으로 등장하던 꽃과 의자, 네모지게 접은 쪽지편지등의 모티브들은 전작에 비해 더욱 과감하고 크게 그의 작업에 그림과 콜라주의 방법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회복의 모티브들을 이번 전시작품에서 부각시키게 된 것은 어떤 이유 일까.
그는 엄마로서 틴에이저인 딸을 통해 십대들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딸아이가 재학하는 학교에서 자살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너무나 깨어지고 조각나버린 주변 십대들의 마음들을 곁에서 접하고 함께 아파하고 기도하며 이것이 그의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말하길 전작의 나무작업들은 조형적인 미를 찾는데 스스로 즐거워서 하였던 부분이 크다면 이번 전시의 나무작업들은 제작하면서 마음으로 아팠다고 한다. 작가는 '소통이 안 되었기 때문에, 잡 을수 있는 뭔가 가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을까'하며 반문한다. 그리고 그 간절한 마음으로 조각난 마음을 상징하는 폐목들을 모아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키고 그곳에 한층 더 커진 회복의 모티브들을 자리하게 한다. 그의 이번 작업이 더 화사해지고 따사로워지며 조화로워진 미감을 뿜어내는 것은 이번 전시의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회복'에 이어 새롭게 덧붙여진 '사랑'이란 키워드가 강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노먼 로젠탈은 '예술에는 질문들만 있을 뿐, 대답은 없다... 그 질문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답은 없다'라고 했다. 물론 김현영 작가의 작업도 직접적인 대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러나 김현영 작가는 예술의 선한 역할을 순수하게 기대하며 그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재능이자 도구인 예술로 질문한다. 노먼 로젠탈의 말과 궤를 같이하여, 좋은 예술은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그의 작업이 이번 전시에서 더욱 깊이 고민하기 시작한 주제인 '사랑'은 그의 작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자 보는 이에게 절절한 마음으로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이다. 그리하여 감상자가 자신을 돌아보길, 그리고 접힌 편지와 회복의 상징물에서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희망의 메세지를 발견하길 열망한다. 그의 메세지적 질문은 그가 제시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붕대로 감싼 새싹 난 나뭇가지들이 콜라주되어 있는 작품에서 방점을 찍는다. 부족함 없는 쉼-회복-조각난 마음-사랑에 이어 앞으로 그의 작업의 행보는 어떤 변화와 발전을 이룰 것인가. 그의 삶에 책임지워진 여러 역할들과 종교적 깨달음, 접하게 될 모든 삼라만상에서 그는 그만의 키워드를 계속하여 발견할 것이고 이것은 그의 전작들의 주제와 연결점을 가지며 더욱 성숙하고 깊어질 예술세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이것이 그만의 특별한 궤적을 만들어낼 김현영 작가의 예술의 노마드가 앞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전경희
밤 이면... 이제 목 끝이 서늘하다. 가지 안 을 것 만 같던 뜨거운 여름이 힘 없이 가버리듯 푸르게 시린 젊음도, 꺼지지 않을 것만 같던 삶을 향한 열정도, 어느새... 조금씩 뒷걸음 치고 있음을 이즈음... 나는 무엇으로 살 아 가는 가... 나 를 살아가게 하는 힘 은 무엇인가... 왜... 그림을 하 는 걸까... 마음껏 자지도, 마음껏 놀 지 도 못 하면서 그건 사랑이다. 끊임없이 샘 솟는 딸 을 향한 조건없는 사랑이며 온몸을 던져 가족을 책임지는 남편을 향한 안타까운 사랑이며 모두 잠든 밤 홀 로 그림과 나누는 적막한 사랑이며 이 땅의 연약한 이들을 향한 가슴아픈 사랑이다. 그리고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멈칫 버벅되는 나를 지극히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그 분의 순전한 사랑... 그 사랑 때문이다. 2013. 9월 적당히 아름다운 날... ■ 김현영
Vol.20131009b | 김현영展 / KIMHYUNYOUNG / 金賢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