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926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경현수_김수영_김시연_심아빈
관람시간 / 10:00am~06:30pm / 토_10:00am~05: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플래닛 GALLERY PLANET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1번지 2층 Tel. +82.2.540.4853 www.galleryplanet.co.kr
『직선화법』전은 미술시장의 출발점에서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의미를 지닌다. 새롭게 한국 미술시장의 출발 선상에서 다루어 나갈 미술의 여러 가지 컨텐츠와 미술시장에서의 활동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한 상징을 담고 있다. '시작'으로부터 완성을 위한 단계들에는 언제나 불안함이 드러난다. 그 불완전함의 조형적 시작은 점으로부터 출발하며 선을 이루어 기본 형태의 단위가 된다. 전시명 『직선화법』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직설화법 (直說話法 art of direct speech)'이라는 단어를 변형한 언어이다. '직설화법'은 특정 사실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언어로 이야기하는 기법이다. 이를 변형한 단어 '직선화법'에서는 기초적 조형 언어에서 출발하는 이미지에 주목하는 작가들의 속성을 드러낸다. 직선의 속성은 똑바르다. 방향이 명확하며 모든 형상의 기초 단위이다. 이 직선은 이미지의 출발이고 시작이 된다. 그리고 이 전시는 시각 표현의 가장 기본적인 선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작가들을 선정, 이들의 시각언어를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 전시는 네 명의 작가 경현수, 김수영, 김시연, 심아빈 등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서 출발, 어떤 것을 향해 완성해가는 과정에 대한 감각적인 감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에서 선의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작업 속에서의 선들은 그 형상 속에서 서로 이어지며 분열되기도 하고 변형되면서, 완성된 이미지 속에서도 그 속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오랜 역사 동안 '미술'은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작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시각적인 자극들을 언어로 규정하거나 공식적으로 테두리 지으려 애써온 하나의 학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해진 룰을 어김없이 깨뜨리면서 또 다른 어떤 것을 창조해 내고자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유로움의 속성을 유지하면서 갤러리 플래닛에서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스스로를 체계적으로 구속하는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으로의 출발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조각을 전공한 경현수의 이번 전시 작업은 지도로부터 시작된다. 지도에서 잘라낸 도로들이 얽히면서 만들어진 입체 작업은 다시 평면 작업으로 변환한다. 이런 과정에서 다시 재조합된 선의 방향, 선과 선의 교차로 생기는 면, 면과 면간의 입체적 공간감이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표현된다. 회화를 통한 평면적인 선 구성을 표현하기도 하며, 입체 작업을 통해 공간을 휘젓는 선의 움직임을 표현하기도 하면서 과감한 색을 사용하여 화려하고 세련된 색채 감각을 보여준다. 평면의 캔버스 표면에서 강한 색상과 무채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화면 속에서 리듬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마치 선의 움직임의 흔적을 따라 만들어진 듯 보이는 면들이 채색되며 공간감이 드러나기도 한다. 캔버스 표면에서는 붓이 움직이는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며 채색된 면의 두께가 만들어지며 그 질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수영은 도시 속 건물의 표면에 집중한다. 거대한 아파트 및 고층 빌딩이 페인팅 화면을 가득 채우게 되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실제 눈으로 바라보는 현상을 그대로 묘사하는 방식이다. 건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창문모양, 건물 외벽의 모양 들은 이를 구성하는 면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색상을 띠며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질감과 빛의 변화를 보여준다. 동시에 거대한 입체가 화면으로 옮겨지면서 평면적 이미지로 변환되는데 묘하게도 이러한 표현 방식은 대상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남겨지도록 만든다. 이는 전통의 원근법을 의식하지 않는 동시에 눈에 보이는 풍경에서의 공간감을 배제하여 선과 면의 요소로만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작가의 태도가 반영되며 이루어지는 결과이다.
김시연은 일상의 공간 속에서 여러 가지 형태 및 오브제를 배치하는 설치 작업을 하며 이를 사진 촬영한 사진 작업을 최종 결과물로 보여준다. 미술재료로 사용되어 온 전통 재료는 사라지고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작고 연약한 단위들이 모아지고 이들은 일상의 공간 속에서 정교하게 구축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 속 풍경이 연출되어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바로 무너져 버릴 듯 예민한 방어적 장치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소금, 비누, 세제, 지우개 가루 등의 재료는 결과물로 드러나는 기하학적 조형물, 반복적 패턴이나 고무선 뭉치 등으로 형상화 되고 이들은 또한 일상의 공간 속으로 다시 들어가되 견고해 보이지만 긴장감 있는 일종의 방책을 만들어낸다. 이미지 속의 재료들이 만들어내는 공간 속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심아빈은 화면을 통해 혹은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조형적 형상을 가장 평면적이면서 기본적인 요소인 선과 면으로써 구성한다. 종종 여러 개의 평면 작업이 상호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공간간의 연결로도 이루어지곤 하는데, 이로 인해 '회화 설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공간 구성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공간과 평면 이미지와의 관계는 실제 오브제가 연결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공간 연출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그 속에 담긴 풍자, 유머, 은유, 상징 등을 작가 특유의 깔끔한 표현법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심아빈이 다루는 선과 면은 각각의 캔버스 간의 균형을 만들어 내면서 전체적인 조형성을 창조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윈도우를 통해 먼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이미지 장치를 비롯하여, 캔버스와 캔버스, 캔버스와 공간 간의 관계를 연결할 수 있는 선의 요소가 도드라지는 작품을 보여준다. ■ 김인선
Vol.20130928f | 직선화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