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풍경

박종호展 / PARKJONGHO / 朴鍾鎬 / painting   2013_0924 ▶ 2013_1006 / 월요일 휴관

박종호_사고방식_리넨에 아크릴채색_72.7×50cm×3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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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925_수요일_05: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공휴일_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진선 GALLERY JIN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61 Tel. +82.2.723.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나의 작업은 "왜 그리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그리는가?"에 대한 질문은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된다. 그래서 "왜 그리는가?"에 대한 질문은 나의 삶과 가치관에 문제를 남긴다. 이 문제는 삶과 작업의 일치에 대한 고민을 만든다. 이 고민은 사회 속에서 예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만든다. 이 고민은 수없이 많은 이미지가 넘쳐나는 현재에 이미지 생산자로서 어떤 책임감 없이 "또 하나의 불필요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을 만든다. 이 고민은 결국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캔버스를 마주할 때의 두려움이 된다. "왜 그리는지?", "왜 사는지?"에 대한 질문은 결국 "무엇을 그려야할지?"라는 너무나도 힘든 문제가 된 것이다.

박종호_그림감상_리넨에 아크릴채색_45.5×45.5cm_2013

두 번의 개인전 이후 현재 나의 작업방향은 캔버스를 극복의 대상으로 삼게 된 반성적 태도의 지점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빈 캔버스를 반복적으로 그려내는 행위 역시 이미지를 생산해 낸다는 점에서 모순이기 때문이다. 현재 내 작업에 나타나는 조형요소를 통해 이미지와 실재, 재현에 관한 관심사와 문제의식을 시각언어로 풀어내 작업의 다양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지를 소비하기위해 다른 많은 이미지들을 재생산해낸다. 실재는 없고 이미지가 실재보다 더한 위력을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너무나도 익숙해 어느새 둔감해져버린 이러한 문제를 좀 더 심도 깊게 이미지의 본질과 실재에 관한 문제로 풀어가고 있다.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서 항상 망각하게 되는 '존재' 혹은 '실재'에 대한 고민의 지점들이 작업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 이미지와 관련된 재현의 문제를 회화로 표현할 수 있는 여러 형식적 실험을 통해 일상에서의 안정된 사고의 방식을 해체하거나 재구성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에서 나타나는 계속된 동어반복은 이러한 관점과 태도에서 비롯된 고민의 방식이다.

박종호_중간풍경-인천노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2×100cm_2012

이번 전시는 인천에서의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작업한 그림들로 주로 하늘풍경, 그 중에서도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들이다. 인천작업실 안과 밖의 주변에서 채집된 이미지들로 정지된 대상을 화면 안에 그려내며 부재하는 현실에 주목한다. 이전과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작업실 안에서 그림과 그림과의 관계로서 다층적인 시선을 유도하던 방식에서 좀 더 작업실 바깥으로 확장된 시선을 보이는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을 보며 그것을 그리고 싶은 순수한 열망과 그 열망을 억누르는 그것을 "왜 그리는가?"라는 스스로의 질문, 또 그동안 형식화 돼버린 기존의 방식과의 사이에서 나온 고민의 결과물들이다. 이번 전시 '중간, 풍경'은 이전의 전시 주제인 '경계'의 연장선에 있기도 하고 벗어나 있기도 하다. 기존의 작업형식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형식을 벗어나고 있으며, 어째서인지 중간에 위치해 있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에서 문제가 시작됐고, 앞으로 해나갈 작업들 중 지금의 작업들이 중간 지점 어디에 위치해 있을 것이기에 '중간, 풍경'이다. ■ 박종호

Vol.20130924a | 박종호展 / PARKJONGHO / 朴鍾鎬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