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하루

송진수_이예림_정찬부_조영철展   2013_0926 ▶ 2013_1011 / 주말,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 SEOUL TECH MUSEUM OF ART 서울 노원구 공릉로 232 다빈치관 2층 Tel. +82.2.970.6215 art.seoultech.ac.kr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너무나 일상적인 감각이다. 그 감각은 감성적 사유를 가능케 하면서 우리들의 눈을 풍요롭게 해준다. 바로 이러한 감성적 사유의 방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고자 한다.

선선한 하루展_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_2013
선선한 하루展_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_2013
선선한 하루展_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_2013

우리가 시원한 바람을 느낀다는 것은 특정한 목적 없이 그것 자체를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태도로 감상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 감각엔 관조적 시각이 존재한다. 선(線)적인 감각을 통해 예술을 느껴보고자 하는 이번 전시는 이미 관조의 형식을 띄고 있다. 조영철, 정찬부, 송진수, 이예림의 작품은 그렇기에 현대예술의 권위가 아닌 자연스러운 감각으로 우리들 감성적 사유에 도움을 준다. 네 명의 작가들은 공간과 형태를 만들며 질서와 변화, 복잡성과 통일성으로 그 본질을 시각화하여 나타내고 있다.

조영철_도시를 위한 네발짐승_스테인리스 스틸, 폴리카보네이트_390×830×290cm_2013
조영철_도시를 위한 네발짐승_스테인리스 스틸, 폴리카보네이트, LED 조명_420×350×200cm_2012

자연의 흐름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동물도 그 흐름속의 일부이다. 하지만 조영철 작가의 '도시를 위한 네발짐승'은 인간과 자연 그 사이에 존재하고 작용하며, 우리 삶 속에서 살아 숨쉬는 영원성을 지니고 있다. '정서적 형상'이라 불리는 그의 작품은 많은 철선들이 이어지고 휘어지고, 선으로 면으로 '조형화 과정'의 단계를 거쳐 도시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도시를 위한 네발짐승'들은 현대인들의 모습을 조용히 비춰주고 있다.

송진수_자화상 Portrait_철사_180×80×48cm_2011
송진수_가로수 a roadside tree_철사_225×150×140cm_2013 송진수_자전거 a bicycle_철사_108×160×62cm_2013
송진수_의자에 앉아있는 여자_138×176×78cm

철선으로 일상을 스케치 하는 송진수 작가는 우산, 꽃, 자전거, 탁자 위의 정물 등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과 인물을 철선으로 그린다. 그의 작품은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누군가 금방 펜을 이용하여 스케치를 한 것 같은 느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조각 작품이다. 그는 대상과 거리를 두고 끼어들지 않는 시선을 유지하면서, 크로키 하듯 대상을 포착한다. 형태는 실제에 있어서 구체적인 인지의 패턴이 아니고, 사물의 본질적인 특성을 나타내고 있어 간결함이 더해진다.

정찬부_In the garden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
정찬부_Antibarometer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2
정찬부_Come Out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2

그런가하면 정찬부 작가는 거대한 산세베리아 정원을 선보인다. 그의 산세베리아 정원은 알록달록한 빨대(스트로우)로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대량으로 소비되는 빨대를 자르고 재조합하여, 인공물질이 인공생명으로 재탄생되었다. 그에게 빨대는 하나의 셀(cell)로 모든 형상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소단위인 것이다. 그것은 선이자 면이며, 형상이 되고 하나의 이미지가 된다. 산세베리아가 공기정화의 식물인 것처럼 작가의 산세베리아는 선적인 형상이 되어 예술이라는 감각의 공기를 정화시킨다.

이예림_도심발견N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130.3×162.2cm_2013
이예림_도심발견N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
이예림_사간동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60.6×60.6cm_2013

이예림 작가는 도심 속 익숙한 건물들을 특유의 선을 이용하여 그녀만의 감성과 감각으로 충실하게 표현하였다. 흐트러지고 불규칙한 선들은 제법 견고하게 겹쳐지면서, 소소밀밀하게 긴장감과 리듬감을 보여준다. 이런 유연한 선들로 인해 차갑고 딱딱한 느낌의 건물은 생기 있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작품 속에는 '우리'는 없고 '그곳'만 남아있지만, 거미줄처럼 엉켜진 선들 만큼, 그 속에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의 내면을 투영하고 있다.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

Vol.20130922f | 선선한 하루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