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herland 아버지의 나라

신혜정展 / SHINHYEJUNG / 申惠貞 / painting   2013_0923 ▶ 2013_1002

신혜정_가족 Family_캔버스에 유채_45.5×37.9cm×7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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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924_화요일_05:00pm

브릿지 영 아티스트 기획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브릿지갤러리 Bridg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82.2.722.5127 bridge149.blog.me

작가와의 대화 Interview with Amy Hye Jung Shin     Amie Simmonds (Art critic 이하 Amie)와 Amy Hye Jung Shin (Artist 이하 신)의 대화

Amie_'아버지의 나라'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이 강렬하다. _아버지의 나라라는 제목은 조국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애국심과 관련되어진 말이어서, 국가와 개인과의 관계를 뜻하는 것 같지만 나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게 더 옳을 것 같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항이나 아버지를 바라보는 내 시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보편적인 이야기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혜정_내 심장이라도 주랴_캔버스에 유채_50×50cm×5_2013

Amie_아버지는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다. _아버진 지극히 한국적인 분이시다. 가장으로써 책임감이 막중하고, 집 회사 밖에는 모르시는 분이시고 보수적이신 분이시다.Amie_아버지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나? _그런 것 같다. 사실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 아버지와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여태껏 살아왔고. 내가 속한 세대의 대부분은 부모님들 덕을 많이 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공부도 많이 하고 외국물도 먹고, 나름 주체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집단인 것 같다. 사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

신혜정_아버지의 나라 Fatherland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3

Amie_작업에 남자들의 이미지가 많은 것 같다. _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들에게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들 때문인지 여자보다는 남성의 이미지들을 더 많이 그리게 된 것 같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나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삶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희생 덕에 나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편안히 살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살지를 못하셨다. 굳이 재정적인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즐기고 여행을 다닐만한 여유와 시간이 없으셨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들이 나로 하여금 죄책감 혹은 복잡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신혜정_네 남자 Four mans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3

Amie_그림 속, 한 화면에 그려진 인물들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_어떤 인물의 삶이나 순간적인 찰나의 이미지를 보게 될 때 나는 당시의 순간을 떠올리는 상상을 한다. 내가 살지 못한 타인의 삶을 사진이나 이미지를 통해 보게 될 때, 노스텔지아 적인 감성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특별히 나는 지나간 시대에 관심이 많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더 더욱 관심이 많다. 내가 이미지들을 본 순간 나는 그 이미지들을 다른 상황들과 연결 지어 본다. 마치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화면 안에서 짜깁기 같은 걸 하게 되는 것 같다.

신혜정_무제 Untitled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2_2013

Amie_중복되는 이미지들도 보이는 것 같은데. _주로 내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이미지들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발가벗고 있는 아이라든지, 개, 심장 등은 내가 자주 사용하는 이미지들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화면 안에서 인물과 인물, 상황과 상황 사이를 이어주는 기능을 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한다.Amie_이전에도 얼굴 이미지들을 많이 그렸던데, 얼굴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_내가 관심 있는 건 풍경도 아니고, 물체도 아니고, 얼굴들이다. 사진을 보거나 어떤 이미지들을 보더라도, 사람의 얼굴에 집중하게 된다. 얼굴을 그리는 것도 내 스타일대로 그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꼭 닮게 그리려고 노력한다기보다는 이미지들이 내 손에 들어온 순간 나만의 이미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가령, 내가 그리는 얼굴들은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그려지는데, 코가 있고 코 옆에 팔자 주름이 있는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나는 팔자 주름을 얼굴 이미지에 꼭 그린다. (웃음)

신혜정_무제 Untitled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3

Amie_이번 전시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게 있나. _나는 나름대로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을 발전, 정리하기 위해 설치, 퍼포먼스 등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지난번 개인전처럼 평면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번전시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해서 깊이 있는 화면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해보았다. 작업을 잘 보면 이전에 그렸던 이미지들이 비치고, 그 위에 다시 중첩되는 이미지들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좀 덜 매끄러울 수는 있지만, 나는 내가 작업한 과정이나 시간의 흐름들이 완성된 그림에도 보였으면 했고, 언뜻 비추어지는 이미지들을 보는 이들도 읽을 수 있었으면 했다.

Vol.20130922a | 신혜정展 / SHINHYEJUNG / 申惠貞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