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고 푸른 곳으로

황정미展 / HWANGJUNGMI / 黃貞美 / painting   2013_0916 ▶ 2013_1012 / 일,공휴일,10월5일 휴관

황정미_floating3-11_캔버스에 유채_40.9×60.6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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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916_월요일_07:00pm

후원 / (사)서울영상위원회_서울시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일,공휴일,10월5일 휴관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충무로4가 125번지 충무로역사내 Tel. +82.2.777.0421 www.ohzemidong.co.kr

몸을 눕히고 눈을 감는다. 잠이 들길 기다리지만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이 더욱 복잡한 곳으로 나아가 헤맨다. 눈을 떠도 깜깜한 허공은 현실감을 무력화하고 점점 선명해지는 의식만이 비현실 속에 놓여 있는 듯하다.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극에 달해 날카로운 두통으로 이어지는 순간 푸르고 깊고 넓은 물이 펼쳐진다. 그 속에서 나는 천천히 자유롭게 유영한다.

황정미_floating3-5_캔버스에 유채_60×60cm×8_2013
황정미_floating3-4_캔버스에 유채_53×72.7cm×24_2013
황정미_floating3-7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13

「부유」연작은 고통의 끝, 괴로움의 한계에서 본능적으로 작동되는 자기 보호적 환영에서 시작한다. 부유 초기 작업에서 물은 얕고 밝은 공간이었다. 물속에서 부유하는 사람은 수면 바로 밑에 있어 얇은 물 막 밑으로 비쳐 보였으며, 관객이 그를 물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려졌다. 물속공간은 휴식과 자유를 주는 동시에 세상과 분리되고 단절된 양면성을 지닌 곳으로 표현되었다. 최근 작업에서 사람은 더 깊은 물속에서 부유한다. 물은 어둡고 짙어졌으며, 물 막은 사라지고 사람의 움직임에 의해 일어나는 하얀 기포들이 나타났다. 그림을 보는 사람은 이제 그림 안의 인물과 같은 물 속 시점에 놓이게 된다. 관객 또한 물속공간으로 한발 다가가게 된 것이다. 더 깊은 곳으로의 침잠은 자기 보호적 본능이 강화된 결과이다. 아무것도 닿을 수 없을 것 같이 깊고 더 안전한 곳으로 내려가 몸을 웅크린다. 몸을 동그랗게 말아 웅크리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의 태도일 것이다.

황정미_floating3-10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13
황정미_floating3-8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13
황정미_floating3-6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3

물은 계속해서 상상의 공간이며 기억의 공간에 가깝다. 그곳은 내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며, 머릿속에서 무한히 펼쳐져 나를 자유롭게 하는 곳이다. 실제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이 장면을 안락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은 인식하진 못했지만 의식 깊은 곳에 이와 유사한 어떤 기억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내가 인식하지도 못했던 어떤 단상이 표면으로 끌어올려지는 것은 본능적 치유의 과정이기도 할 것이며, 한쪽으로 치우친 것을 바로잡아 중도를 맞추려는 현상으로도 느껴진다. 삶은 항상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오가며 또는 현실과 환영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찾으려는 것이 아닐까. ■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Vol.20130916a | 황정미展 / HWANGJUNGMI / 黃貞美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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