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907_토요일_04:00pm
관람료 / 성인 3,000원 / 학생,단체 2,000원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_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블루메미술관(BMOCA) BLUME MUSEUM OF CONTEMPORARY ART, BMOCA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길 59-30(1652-140번지) Tel. +82.31.944.6324 www.bmoca.or.kr
이미지의 속도로 달리는 조각 ● 조각에 속도가 있을까? 조상(Statue)이라는 단어가 정적인(Static)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듯 전통적으로 조각은 0의 속도를 가지는 정지된 사물이다. 부피와 무게를 차지하는 덩어리로서의 조각은 역사 속에서 조형적 기법을 통해 환영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기도 했고 선적인 형태로 무게감과 중량감에 도전하기도 했다. 또한 키네틱 조각처럼 0의 속도에서 벗어나 실제로 움직이기도 했다. 나아가 조각의 '정지된' 사물성은 시간 속에서 변하고 움직이는 물질성으로 이동하며 공간자체를 포괄하는 큰 범주로 확대되었다. ● 그러나 우리가 오늘날 여전히 '조각'이라 부르는 것이 공간에 서있는 입체(立體), 그리고 그것은 정지되어 있다는 정의는 유효하다. 아니 이것이 가장 '조각적인 조각'에 대한 정의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조각에 관한 이번 전시에서 권오상과 테츠야 나카무라는 역으로 이러한 0의 속도의 조각이 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의 사물을 보여준다. 권오상이 재현한 슈퍼카 람보르기니와 두카티의 오토바이는 현대의 일상에서 우리 곁을 가장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며, 경주용차 또는 제트기를 연상하게 하는 테츠야 나카무라의 유선형 조각은 음속에 비하는 속도를 창출해낼 듯이 보인다. 멈춰져 있는 조각이 최대속도를 내고 있다.
정지된 조각에서 강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빠른 사물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5미터가 넘는 길이의 테츠야 나카무라의 조각이 육중함보다 날렵한 힘을 느끼게 하는 것은 미끄러질 듯한 유선형의 형태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형태를 둘러싸고 있는 매끈한 금속성의 표면 때문이다. 광택으로 빛나는 표면은 덩어리로서의 조각이 빛에 부서지며 직선의 추동력을 갖게 한다. 반사되는 빛의 움직임이 부여하는 이같은 속도감은 그에게 형식이자 곧 내용이기도 한데 그는 강하게 다가와 차갑게 사라지는 속도에 몰두하는 현대사회를 투영한다. 기계로 만든 표면처럼 어떤 흠집이나 개인적 흔적도 없이 관객의 시선을 완벽히 표면에 잡아두는 그의 조각은 내용이 표면에서 발생하고 사라진다는 점에서 강한 휘발성의 힘으로 표면적인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현대의 삶의 방식과 닮아있다. ● 이와 대조적으로 권오상의 조각은 기계적이기보다 손의 감촉이 남아있는 표면을 보여준다. 테츠야 나카무라가 손으로 표면을 다듬으면서도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맺었는지 알 수 없는 기계적인 미감을 고수한다면 권오상은 전통적인 소조방식 그대로 덧붙이고 다듬어 간 손의 흔적과 서로 붙고 갈라지는 점토의 질감을 그대로 남겨둔다. 모델링으로 조각 특유의 양감을 의도하며 람보르기니를 '크고 납작한 덩어리'의 느낌으로, 두카티 오토바이를 '토르소'처럼 만든 그의 조각은 그러나 흥미롭게도 그 양감만큼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가벼운 조각'을 만들려 했던 그가 사진으로 실제로도 가볍고, 또 가벼워 보이는 조각을 만들어왔다는 점과 연결되어 있다. ● 그의 사진조각은 실제 대상의 표면을 훑듯이 사진을 찍고 인화지 조각들을 스티로폼 덩어리 위에 붙여 대상을 재현한다. 카메라의 움직임대로 조금씩 어긋나있는 표면의 사진들은 조각의 덩어리감을 이미지의 파편으로 부수어내며 무게감을 덜어낸다. 평면적인 표면과 조각적 매스의 관계를 보다 공격적으로 밀어부친「The Flat」시리즈에서 그는 반들반들한 잡지 페이지에 누워있던 이미지 하나하나를 일으켜 세워 조각적인 공간감, 부피감을 탐색한다. 표면이 조각적 매스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어 등장한「The Sculpture」시리즈에서 표면은 다시 덩어리를 흔들고 있다. ● 온통 오렌지색 페인트로 표면이 뒤덮인 그의 람보르기니「The Sculpture 2-Car」는 브론즈 덩어리로서의 중량감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동체에 새겨진 화려한 로고와 패턴들까지 다양한 색의 물감으로 그려내며 간혹 붓터치까지도 남아있는 그의 오토바이 토르소 작품들은 그 회화적인 표면으로 무게의 촉감보다 먼저 우리의 눈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 덩어리로 인식하되 시선이 겉표면을 따라 계속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그의 조각에서 표면의 시각성은 조각전체에 미끄러지는 듯한 움직임을 자아내며 속도감을 생성하고 있다. ● 여기서 속도는 물리적이기보다 심리적인 것이다. 그것은 수없이, 무척 빠르게 다가오고 멀어지는 현대사회 이미지들의 속도와 닮아있다. 테츠야 나카무라가 속도감 있는, 보다 더 빨라 보이는 형태를 목표로 자신의 조각이 '진화'하고 있다고 할 때 그가 경쟁하는 것은 음속보다 빠른 제트기의 속도가 아니라 수많은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며 더 빠르고 강하게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며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의 속도이다. 우리가 일상 삶에서 이러한 속도를 무의식적으로 체화하고 더 빠른 속도의 이미지, 정보를 욕망하게 되듯 테츠야 나카무라는 특정 속도감을 지닌 형태가 현실화되는 순간 더 빠른 속도감을 주는 상상의 형태로 이동한다. 'Replica'라는 제목의 그의 조각은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스피디한 사물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라기 보다 '빠른' 현실로 느껴지자마자 '더 빠른' 것을 상상하는 감각에의 욕망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권오상의 조각은 실제 사물의 재현에 가까워 보인다. 그의 차와 오토바이는 각각 람보르기니와 두카티의 특정 모델을 본 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실제 대상을 보고 모델링 한 것이 아니라 다이캐스트라는 소형모델이나 인터넷에 떠있는 사진들만을 보며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진은 공간이 아닌 그저 표면만을 본다'라고 지적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사진적 시각대로 그가 만든 3차원의 재현물은 표면을 스치는 이미지들로부터 길어 올린 것이다. 그가 재현한 두카티의 모델명을 구글에 치면 순식간에 수천 장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여러 각도에서, 전체 형태에서부터 엔진의 작은 부분까지 하나의 사물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파편화되어 우리에게 한꺼번에 다가온다. 권오상의 조각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입체물로서 실제적인 존재감을 주는 동시에 원본으로부터 미끄러지듯 존재하는 수많은 이미지들의 조합처럼 비현실적인 어긋남의 느낌을 주는 것은 이와 같은 제작과정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조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속도라는 단서를 다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조각 또한 동시대의 시각성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권오상과 테츠야 나카무라는 스스로 속도를 낼 수 없는 조각에 이미지의 속도를 부여하며 조각에 관한 질문을 현대사회에 안착시킨다. 오늘날 모든 것은 손에 채 잡히기도 전에 눈앞에서 빠르게 스쳐가고 미끄러져 간다. 이러한 속도의 실체가 이 두 조각가를 통해 공간 속에 몸을 갖추고 드러나고 있다. ■ 김은영
Sculpture Running at the Speed of Image ● Does sculpture have speed? As the term 'statue' originated from the Latin 'static,' sculpture is traditionally thought of as a stationary object with zero speed. Sculpture as mass with a sense of volume and weight has in history appeared to move as an illusion, or has defied a sense of weight through its linear form. Or, it has actually moved, like kinetic sculpture, departing from zero speed. Sculpture's 'stationary' objecthood has turned into changing, moving materiality, expanding to a larger category encompassing space. ● However, what we call 'sculpture' freestanding and stationary in space is still effective: it is alright to say this is the most optical definition of 'sculptural sculpture'. In this exhibition on sculpture, ironically, Osang Gwon and Tetsuya Nakamura display the fastest things that can be depicted in sculpture with zero speed. Lamborghini cars and Ducati motorcycles Osang Gwon has reproduced are things that pass by us fast in modern daily life, and Tetsuya Nakamura's streamlined sculpture redolent of racing cars or jet planes is likely to move at the velocity of sound. Their stationary sculptures seem to run at the maximum speed. ● The strong sensation of speed felt in static sculpture is not merely derived from a representation of quick objects. Nakamura's sculpture over five meters long appears agile rather than massive because of its streamlined shape and above all the sleek metallic surface wrapping it: the lustrous surface makes the sculpture as mass shatter into light with straightforward impetus. This sensation of speed lent by the movement of reflected light is for the artist both form and content, denoting contemporary society exuberating and intensely appearing yet nonchalantly disappearing at speed. His sculpture completely capturing viewer attention with its surface without a scratch or trace, like a surface polished by machine resembles a way of modern life through which contemporary people rush toward superficial desire, with content that arouses and vanishes from the surface. ● In contrast, Gwon's sculpture demonstrates surface with the trace of the hand rather than of the machine. While Nakamura sticks to a mechanical aesthetic sense despite the use of his hand in polishing the surface, Gwon leaves the trace of his hand adding and polishing in a traditional manner, with the texture of clay adhered and cracked. Gwon's sculpture such as a Lamborghini car made in a feel of 'large as flat mass', intending to engender an intrinsic sculptural sense of volume, and Ducati motorcycle made like a 'torso' through modeling are not however interestingly felt with any sense of heavy weight. This is associated with the fact that he has actually made light or seemingly light sculpture with photographs. ● Gwon represents objects by gluing pieces of photographic papers on a styrofoam mass after taking photographs like he was scanning the surfaces of real objects. The photographic pieces, all slightly dislocated, lessen a sense of weight, shattering sculpture's sense of mass into pieces of imagery. In The Flat series, he challenges the relation between a flat surface and a sculptural mass more aggressively. He makes the flat image stand from a shiny magazine surface exploring the sculptural sense of space and volume. That is, the surface brings forth a sculptural mass. In the subsequent The Sculpture series, the surface again deconstructs the mass. ● His Lamborghini, The Sculpture 2, appears made of a heavy bronze mass, with its entire surface covered in orange paint feels no sense of real weight. Likewise, his torsos of bikes whose logos and patterns are depicted in paints of diverse colors, and on which brush strokes are sometimes left, make our eyes immediately react to its pictorial surface rather than its weighty tactile sense. In his sculpture that is considered a mass but makes our eyes keep moving in chase of surface, visuality of the surface generates a seemingly gliding movement and sensation of speed. ● Speed here is psychological, not physical: it is like the speed of images in contemporary society that come close and move away quickly. By assuming that Nakamura's sculpture evolves to attain a more speedy and fast form, what he competes with is not the speed of a jet plane faster than the speed of sound, but the velocity of images poured out from numerous media, fleeting away, stimulating our senses quickly and intensely. As we internalize such speed and desire for more rapid images and information in daily life, Nakamura moves to another imaginary form with the sensation of a faster speed occurring at the moment when form of a specific sensation of speed is realized. His sculpture titled Replica is not a reproduction of speedy objects existing in reality but a concretization of his desire to seek for the faster when the sensation of the speed he pursued has been realized. ● To the contrary, Gwon's sculpture looks like a representation of real things since his cars and bikes are modeled after specific models of Lamborghini and Ducati. Interesting is that he made them referring to plastic scale models, or photographs acquired from the internet rather than modeled them from real objects. Like the photographic perspective of David Hockney, who pointed out that "Photography only sees the surface, not the space," Gwon's three-dimensional representative things are extracted from images brushing the surface. When we google a Ducati model, thousands of images are searched: information necessary for grasping an object, from the entire shape to small parts of the engine, emerges through fragmentation. His sculpture brings about a sense of actual presence as a three-dimensional object occupying space, arousing an unrealistic feeling like a combination of numerous images existing away from the original. This is largely derived from this process of his work production. ● It is not so awkward to comment on speed as a qualification for sculpture since sculpture exists in the visuality of the times. Osang Gwon and Tetsuya Nakamura reply to a question about sculpture in contemporary society, lending speed of the image to sculpture that cannot have speed itself. Everything today is swiftly fleeting and slipping away before being caught by hand: the true nature of speed is exposed in space through these two sculptors. ■ KIMEUNYOUNG
Vol.20130907f | 조각의 속도 The Velocity of Sculpture-권오상_테츠야 나카무라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