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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905_목요일_04:00pm
후원 / 주한캐나다대사관_University of Ottawa(캐나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청파갤러리 SOOKMYUNG WOMEN'S UNIVERSITY MUSEUM, CHEONGPA GALLERY 서울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르네상스 플라자 B1 Tel. +82.2.710.9134 museum.sookmyung.ac.kr
지니 유가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이는 작업의 방향은 미술의 양대 요건으로 흔히 거론되는 '형식'과 '내용'을 통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관점은 미술이 미술의 구조를 빌려 무언가를 진술하거나 논리 정연한 결론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이런 논리는 현대예술의 각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즉 미술을 비롯한 예술작품에서의 결과적인 내용은 그 의미가 부유하거나 (롤랑바르트) 의미가 유예되어서 (자크 데리다) 예술작품 자체가 보편적인 세계의 관계에서의 해답을 구하기 위한 대상이 될 수 없을뿐더러 세상의 논리를 드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더구나 아니라는 것이다. (수전 손택)
미술은 이미 그 자체로서 세상의 확고한 부분이며 분리된 객체로서 무언가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이런 신념을 구체화하는 작품을 지니 유는 줄곧 제작해오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발표 할 작품들도 그 연장선에 놓여있다. 그 중 핵심적인 작업은 안료(먹물)를 스프레이 통에 담아 벽에 걸린 알루미늄판 위로 분사하는 것이다. 분사되는 안료는 압력과 거리의 정도에 따라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며 알루미늄판에 흡착된다. 이런 작업은 각 재료들의 섬세한 특성을 순간적으로 조율해내지 못하면 즉각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분사되는 안료의 포말은 중력을 이겨낼 정도가 되어야 한다. 또한 알루미늄판의 표면의 상태도 감각적으로 계측되어야 한다. 오랜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분사된 안료는 알루미늄판 위의 예비 되어 있는 원이나 사각의 범주 안에 쌓이게 된다. 중력을 위반하고 쌓이는 안료의 미세한 분말은 알루미늄판의 견고한 저항을 견뎌내며 완전하게 '검은 무언가'로 나타난다. 이때의 '검은 무언가'는 작가의 감각적인 통제와 조율 안에서 각 재료와 습기, 공기, 온도와 같은 외부의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결합해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논리 이전의 현상에 가깝다. 따라서 그 '검은 무언가'를 논리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강박은 사라지게 된다. 그 자체가 하나의 확고한 존재로서 '검은 무언가'는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지니 유는 스프레이 작업 이외에도 하나의 원으로 존재하던 고무줄들을 엮어서 구의 형태로 변환시킨 뒤 그것을 다시 거울 위에 사실적인 이미지로 옮기는 작업을 비롯해 모니터를 이용한 영상 및 제스처로 만들어 진 붉은 벽 등을 이용해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전시를 구성한다. ■ 홍순환
Vol.20130906e | 지니 유展 / Jinny Yu / installation.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