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ise of Organ

심준섭展 / SIMJUNSEUB / 沈樽燮 / interactive.sound.installation   2013_0821 ▶ 2013_0903

심준섭_circulation of organ_철관, 스피커, 동작센서, 사운드시스템, 기판_ 250×550×800cm_가변설치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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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821_수요일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갤러리 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소음이라는 공간 감각의 통로 ● 이번 전시에서 심준섭 작가는'기관의 소음'이라는 전시 주제를 선택하여 전시를 진행한다. 그가 독특하게 소음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된 것은 시끄러운 소리, 잡음 등 소음이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로부터 유추해 볼 때 일상적 자연에서의 소리 보다는 다분히 도시 문명에서 발생하는 잉여적 소리 혹은 여러 가지 소리 중에서도 일반인들이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되는 소리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때 작가는 작업을 통해 소음이라는 의미층 이면에 숨어 있는 소리 그 이상의 개념들에 대한 탐색을 수행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의 설치작업을 살펴보면 가스나 수도 배관으로 사용되는 파이프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인간 혹은 인간의 신체 기관의 구조를 상징하듯 다양한 형태로 배치되어 있으며 파이프의 연결 부분 중 일부는 스피커가 설치되어 숨소리 심장 박동소리가 들리게 되어 있다. 또한 전시장 중앙부에는 조명이 빛과 암전을 교차하도록 되어 있으며, 쇠파이프들이 철제 구조물 자체 형태와 형광 빛의 라인드로잉 형태 사이에서 반전을 거듭하며 현실과 환영을 오가는 듯한 미묘한 상황을 경험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플라즈마 유리판과 스피커에서는 관객과 반응하는 방식으로 소리의 변화에 따른 상호작용을 하는 작업을 보여주는데, 이로부터 공간을 경험하는데 있어서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청각과 시각 겹쳐진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게 되는 현장을 만나게 된다.

심준섭_noise of organ I_철관, 스피커, 사운드시스템_230×460×150cm_2013
심준섭_noise of organ II_철관, 스피커, 플라즈마, 센서, 사운드시스템_170×150×30cm_2013

그런데 기계 구조물이 대부분인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살펴보면 신체라기보다는 도시의 건축구조물의 일부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숨소리나 작은 맥박소리보다는 디지털 기계장치에 의해 크게 증폭되어 스피커로 들려오는 소리에서는 작가가 선택한 용어처럼 소음에 가까운 불편함만을 느끼게 될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이러한 기계구조물과 소음이 결합된 설치작업을 하게 된 계기 중에는 그가 바깥세계에 소리가 없는데도 잡음이 들리는 것을 느끼게 되는 증상, 즉'이명 현상'에 대해 접하게 되면서라고 한다. 작가는 소리의 왜곡이 공간의 왜곡으로 감각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되면서 소음이라는 차원으로 증폭 변조된 신체내부의 소리는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신체 기관의 소리를 사용하여 신체기관의 조건이며 환경일 수 있는 현대의 도시공간의 메타포를 동시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현대의 도시 공간들은 인간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되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이 현대의 도시 공간에 최적화되도록 적응하게 되는 부분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과거 인간의 몸이 소우주에 비교되었다면 이제 현대인의 몸은 도시문명의 공간 그 자체에 비교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인간의 몸을 지탱하도록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신경망이나 림프관 그리고 핏줄들이 신체의 생명작용을 유지하게 하는 것처럼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신체 기관은 수도관이나 가스관 전선, 케이블선이 그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연결망이 없으면 한시도 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심준섭_organ I_철관, 철판, 스피커, 사운드시스템_80×80×10cm_2013
심준섭_organ II_철관, 철판, 스피커, 사운드시스템_80×120×10cm_2013

아마도 작가는 이렇게 현대인의 신체를 상징적으로 대체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의 영역 즉 현대의 건축 구조물들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소음들을 통해 어쩌면 불편한 잉여적 대상일 수도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지금 현대인들이 위치한 신체 공간의 실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는지 모른다. 결국 관객들은 반쯤은 실상이고 반쯤은 환영적인 명과 암이 반전되는 현대의 도시 공간과 같은 구조 속에서 증폭되고 변형되어 소음화된 숨소리와 맥박소리를 들으며 현대인들의 신체라는 실상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은 자연 속에서 인간이 호흡과 맥박을 느끼는 것과 달리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소음과 같은 소리들에 의해 도시공간과 신체공간의 범위와 위치를 가늠하고 감각하게 상황을 빠져들게 되는 것과 같다.

심준섭_noise of reaction_스피커, 아크릴관, 사운드시스템_10×120×10cm_2013
심준섭_circulation of reaction_철관, 스피커, 동작센서, 사운드시스템, 기판_220×210×570cm_2013

심준섭 작가의 작업은 결국 잉여적 소리인 소음이라는 자극에 주목하여 타성화된 감각에 도시 혹은 신체와 같은 대상적 공간을 중층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경험의 지평을 좀 더 넓게 열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시각적 형태로부터 공간을 감각하는 것에 익숙해진 감성의 영역에 소음과 같이 변조된 소리가 공간을 감각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고 공간의 의미와 위치를 알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하도록 한 것 역시 매우 인상적이다. 지진의 파장으로부터 진앙의 공간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그 느낌을 전달 받듯이 소리의 파장이 시작되는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이 청각이라는 점에 관심을 갖고 이 청각이라는 감각기관은 소리를 수용하는 기관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감각하게 하는 감각 기관이자 시각과 상보적으로 작용하여 공간에 대한 감각을 완성시키는 기관이 될 수 있음을 그의 작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 이승훈

Vol.20130826a | 심준섭展 / SIMJUNSEUB / 沈樽燮 / interactive.sound.installation

2025/01/01-03/30